그대, 보지 못했는가 - 서암 큰스님의 회고록
서암 구술, 이청 엮음 / 정토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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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보았지만 나는 그대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단지 그 손가락이 내 어리석음을 내 둔함을 질책하는 손가락일지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서암 스님의 삶의 이야기를 자서전적으로 써낸 이 글은

읽는 것만으로도 서암스님의 삶의 깊이와 향기가 몸에 베게 한다.

이렇게 단순하고도 청빈한 수행자들이 계시기에

우리들의 사회와 우주가 정화되고 밝아지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된다.

헛된 지식이나 우월주의에 대고는 "내가 그따위 말이나 글에 담기겠는가?"하는 진리의 당체로서

삶을 이끄셨고, 열반송을 묻는 제자들에게 대고는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라고 말을 남기셨다.

오로지 공부의 인연을 타고 났기에

단 한 번의 질문에 인생을 던질 수 있어서 승려의 길을 걸었고

자신의 생사의 문제에 직면하여 몸과 생명을 아끼지 않았기에 진리의 끝에 다다를 수 있었다.

특히 불교나 조계종단이라는 형식적인 굴레에 매이지 않고

눈밝은 이나 도를 아는 사람들을 평가할 줄 알았고 인정하였던 점이 인상깊었다.

불교에서는 정식 승려가 아니면

속인들에 대한 또는 사부대중에 대한 교화의 자세가

일부 종단에서는 보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진리의 당체로서의 삶을 사셨고 그 진리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일체의 형식과 교리와 굴레를 벗어버리고 만날 수 있는 분이었고

또 말년에는 종정을 그만두시고 조계종단의 몸으로부터도 자유롭고자 했던 분

그 분의 정신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 정신만큼은 내 능력 닿는 데까지라도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삶의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이 몸을 끌고 다니는 주인공은 무엇인가?

책 한 권은 이렇게 뜨거운 여름 날 나에게

삶의 의문으로 다가오고 있고

이렇게 정신을 차리며 살 수 있는 인연을

내게 주신 스님께 감사하며

공부 더욱 열심히 하여

세상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는 삶 살기를 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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