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입문 불교수행입문 1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엮음 / 조계종출판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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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각에서 발행한 오래된 책 '고경'이 있다. 방학동안 어떤 공부를 할까 하고 생각하다 성철스님 불교강의와 장경각에서 나온 성철스님 법어집 시리즈를 들었다. 물론 집에는 백일법문, 신심명 증도가, 선문정로, 본지풍광 등...열 몇권의 책이 있고 여기에 없는 것을 다시 구하고자 하니 절판되었다. 그러던 중 아는 선생님의 집에서 고경을 들춰보다가 여기에 마음이 문득 막히었다.

 

  "어찌 자성이 본래 청정함을 알았으며, 어찌 자성이 본래 생멸없음을 알았으며, 어찌 자성이 본래 스스로 갖추어져 있음을 알았으며, 어찌 자성이 움직임이 없이 능히 만헙을 냄을 알았으리오." 이 말은 육조 혜능 대사가 오조 홍인 스님에게서 금강경을 읽어주는 말을 듣고 활연히 깨치고 말한 게송이다. 이에 오조 스님은 육조 스님이 깨우친 것을 아시고 가사와 법을 전하여 육대조로 삼게 된다. 이후부터 선불교가 중국에서 남방불교의 꽃을 피우게 되니 비로소 선불교의 전성기가 도래한다.

 

  이 인연을 따라 신심명 증도가를 1일1독 함과 함께 간화선의 바른 공부법을 알고자 든 책이 대한불교조계종에서 펴낸 이 책이다. 법전 전 종정스님의 인사말부터 이 책을 편집하는데 수고하신 혜국스님의 말씀부터 간화선이란 이 책이 만들어진 인연 속에 부처님의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화선을 들추어 펴보니 비로소 내 공부방향과 화두를 드는 법, 내 공부가 어디 쯤 서 있는지 그리고 공부선상에서 나타나는 경계의 의미들이 글로써는 잘 이해되게 교과서적으로 만들어졌다. 즉 선공부 화두공부의 교과서라 불릴 만하다.

 

  문제는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화두공부를 끊이지 않고 비로소 활구로 참구할 것인가의 눈 앞의 문제로 돌아온다. 들려고 해서 드는 것이 아니라 안들 수 없는 인연의 자리에 나아가 화두와 내가 하나가 되는 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공부과정이 무엇인지 참구하고 찾아야 할 일이다. 그것은 마치 팽이가 돌아가는 것 처럼 처음에는 매우 거칠게 쳐대어야만 나중에는 제 회전력으로 힘 안들이고 가끔씩 한 번 쳐주면 잘 돌아가는 것과 같다. 어찌하면 내게서 일어나는 이 세상의 꿈을 깨고 활연히 홀로 우뚝 서서 진리의 들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랴!!

 

  몸이 아플 땐 공부가 힘든다. 또한 나이가 많아 기력이 쇠해도 이 죽음을 넘어서는 공부를 하기가  힘들다. 이제 인생의 마지막 시기의 공부인연을 만들 때다. 더 늦다가는 죽음 앞에서 저승사자의 빚에 응할 수 밖에 없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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