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탈레반 - 자주외교 대 동맹외교의 힘겨루기
김종찬 지음 / 새로운사람들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도대체 노무현 정부는 시민들의 개혁열망을 정부정책으로 모아내어 한국사회를 잘 꾸려가고 있는 것일까? 때로는 일관성이 없어보이는 여러 가지 국내외적인 정부정책들이 결국 지향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의도한 결과를 순조롭게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우리들은 어떤 사건들에 대해 은폐, 왜곡된 신문기사와 기만의 대중매체속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늘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정당, 대기업과 재벌, 신문사와 방송사 등 문화권력에 의한 정보조작을 밝혀내고 그 기만의 베일을 벗겨내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싶은 욕구가 우리들에게 늘 있어왔다. 이 책은 진실과 객관적인 사실에 접근하고자 하는 욕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김종찬, 생소한 석자의 이름을 갖고 있는 그는 신문과 방송언론을 세밀하고도 비교적인 분석을 통해 그 이면에 숨겨진 정부와 기업들과 미국의 강경보수주의 등 각 집단들이 갖고 있는 이해관계의 실체를 드러냄과 동시에 그들의 행동과 여론을 다루는 동기와 기술에 대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파고들어 우리들에게 그 얼개를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노무현 정부가 가진 자주외교와 북핵문제에 접근하는 방법과 이라크 파병 및 이런 사건들을 둘러싼 각 국가간 국내 집단간의 이해관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한국의 탈레반'이라고 하는 제목은 노무현 정부 들어서 나름대로 자주적인 외교(균형적 실리외교를 지칭함)를 펴고자 하는 한국의 이른바 개혁 관료들이 가진 폐쇄성과 배타성을 미국 강경 보수주의자들이 바라본 시각에서 사용된 용어이며, 그것이 가진 문제점들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이전의 북미정책에서 대북정책을 따로 떼내어 김대중 정부로부터 이어진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하였다. 하지만 국제적 상황과 북핵문제에 나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 그리고 북한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다. 결국 자신의 국내에 있어서의 정책의 무능을 숨기면서 남북관계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6자회담의 가시적이고 형식적인 성과에 무분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러한 앞뒤없는 정책이 결국은 미국에게 있어서는 더욱 중요한 '대중동구상'전략에 있어서 '한국의 이라크 파병'이라는 어리석은 선택을 함으로써 편승하게 되고,  대신에 북핵문제에 있어서 한국의 중재적 역할을 인정받으려고 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대립되는 북한 미국의 이해관계를 말장난으로 넘기려고 함으로써 더욱 나쁜 상황만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은 자주외교의 명분과 더불어 점차적으로 중국의 중재에 6자회담의 전망을 의지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중국은 북핵문제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게 됨으로써 자신들이 챙길 것을 미국과 북한과의 쌍방관계에서 찾으려 하게 되었고, 우리는 아무런 북핵문제의 성과없이 중동과 북한에 돈을 쏟아붓게 되었다.  결국엔 모든 노력과 돈을 써가면서도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는 답답하고 무능력한 외교적 실패만 만들어내었다.

그런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대선에서 케리가 이끄는 민주당이 당선되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나름대로 시민단체를 통해 부시낙선운동을 벌이지만 결국 부시의 재당선으로 한국 자주외교의 앞날 또한 더욱 어두워지게 되었고 한반도의 불안한 정치형국은 더욱 우리들의 앞날을 불안하게 한다. 그런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는 더욱 미국의 강경 보수주의의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이것이 노무현 정부의 보수주의적인 전향을 낳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모으는 정보가 물론 여러 출처를 가지고 있겠지만 이렇게 신문기사의 비교 분석을 통해서 사건의 내막과 구조에 대해 자세하고 정확하게 이해하여 앞으로의 전망도 볼 수 있게 하는 그의 눈은 날카롭다. 노무현 정부 후반으로 갈수록 변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정부정책(외교정책, 경제정책)과 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애초에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갖고 있는 그 마음과 달리 보이는 뭔가가 저자의 혜안을 통해서 보다 자세하고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수십권에 달하는 그의 저서가 이런 그의 혜안들을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의 정부정책과 한국사회의 미래까지도 내다볼 수 있게끔 하므로 그에 대한 좀 더 많은 관심이 내게서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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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사회의적 2005-01-2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종찬, 누군가의 리뷰 가운데에서 "누구누구는 가라, 김종찬 오라"는 리뷰를 보았는데... 정말 읽어보고 싶은 책을 만드는군요. 한번 보아야겠습니다. 님의 리뷰를 보니.. 더더욱^^ 김종찬, 한쪽에 메모를 해 둡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달팽이 2005-01-2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열린사회의 적님...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분이라 반갑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