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체험여행
박석 / 모색 / 1998년 4월
평점 :
품절


겨울방학을 앞두고 바쁘고 분주했던 학기말 정리의 날들이 아직 마음공부가 제대로 되지 못하여 나의 정신을 흩어놓았던 경우가 많았고, 개인적인 경험 후 긴장되던 시간들이 느슨해져서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다시 마음을 집중시킬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권해받게 되žx다.

출가인도 아니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있는 일반인이 어떤 종교적 형식 밖에서 삶의 의미와 진리를 향한 구도의 길에 대한 이야기는 그와 같은 처지에 있는 나에게 있어 보다 직접적인 모범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에서 요가동아리를 만들어 좌충우돌하며 수행을 했던 이야기, 한 도사를 따라 많은 동료들이 몰려갔다가 나중에 다시 돌아온 이야기, 자신의 수행의 체험들을 이전의 깨달았던 사람들과 비교해가며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각 종교의 깨달음의 방법과 그 단계들에 대한 상이함을 이해하려는 내용들은 특정한 종교를 가지지도 않고 일반인으로서 수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가질 수 있는 의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정해진 틀 내에서의 구도의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단식과정에서의 체험과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와 그의 주관적인 판단이 나에게 어떤 의문과 의심을 생기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체험의 이야기도 따지고 보면 그의 주관적인 체험이지 않을까? 내가 공부하면서 느끼는 것도 물론 개인적 집단적 주관의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선가의 깨달음과 요가의 깨달음, 도가의 깨달음과 기독교적 깨달음이 모두가 다르듯이 결국은 내가 내식대로라도 깨달음을 얻어야만 이 모든 것에 대한 이해가 될 것이란 생각이다.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보통의 사회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가 삶의 절실한 문제로서 깨달음을 추구하였다는 사실과 자신의 생명을 걸어놓고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는 절박함의 이야기는 나에게 분발하라고 재촉한다.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단식은 못하더라도 좀 더 부지런히 공부하라는 충고와도 같은 것이다. 이젠 나도 30대 중반의 나이이다. 이제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삶의 일반적인 경험들을 해보지 않았는가?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공부해야 할 때가 아닌가?

이 책은 내가 명상방법을 구하기 위한 것도, 그의 구도의 과정을 쫓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단지 그의 절실한 구도의 과정이 2004년도가 저물어갈 때 나에게 주는 격려이다. 그 격려가 지금의 느슨해진 마음의 현을 좀 더  팽팽하게 조율하게 만들어주는 것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