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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을 배우다 - 21세기에 읽는 사자소학
김태완 지음 / 호미 / 2009년 11월
평점 :
중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한다면 어떻게 할까? 인성이란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너무나도 빨리 변해가는 세상을 살고 있다. 즉흥적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돌가수와 엄청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자신의 욕망의 성격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 그렇지만 관계에는 상당히 약한 요즘의 청소년들이다. 핵가족화되고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당숙부, 이모, 재종 등 친척은 그냥 있을 뿐...직접적이고 입체적인 관계를 맺을 기회는 거의 없다. 그런 속에서 익명의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자신의 욕구와 욕망은 강조되고 조장되는 세상을 살아간다. 대중 매체, 상품 광고, 사회가 모두 그런 것들로 채워져 있어 그들에게 어떤 조상의 지혜로 인성교육을 하고 때로는 시대에 맞는 코드를 찾아낼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우리의 조상들은 청소년 시기에 어떤 마음 가짐으로 살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래서 찾은 책이 이 책이다. 사자소학은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사서삼경에서 자라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글들을 추려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조선시대에는 아이들 교육이 주로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의 도리와 배움에 대해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내리사랑은 동물의 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것은 인간만의 특성 중 하나다. 그래서 부모에게 물려 받은 몸으로 이 인생의 경험을 고스란히 누리게 된 것에 대한 고마움과 은혜를 신의로서 잘 지켜야 함을 이야기한다. 부모님은 생명체로 낳아주시고 우리가 스스로 자라지 못할 때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우리를 길렀으니 나이가 연로하셔서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는 부모님의 부양하는 것이 그 은혜의 아주 작은 일부라도 갚는 것이 된다. 부모님께 물려 받은 몸을 성히 지킴으로써 부모님께 근심을 드리지 않음은 물론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게 자신의 출처와 돌아옴을 보고하고 부모님의 의식주가 편한지 살피고 또 부모님의 마음을 편히 하도록 늘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부부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는 부부 간에 서로 공경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부는 결정하고 아내는 부드럽게 따라가라는 두 문장 뿐이다. 아마 현실의 부부들을 보면 별로 할 말이 없을 게다. ㅎㅎ
다음으로 형제 간의 우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형제 간에 서로 보듬어주고 아껴주면서 때로는 타이르고 경책하면서 서로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라고 한다.
다음은 스승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스승을 어떻게 만나고 누구를 만나는지는 자신의 인생의 격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다음 편에 나오는 벗도 마찬가지이다. 스승에게서 벗의 모습도 볼 수 있고 벗에게서 스승의 모습도 볼 수 있다면 이 시대의 유연해진 스승과 벗의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소년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한다. 부지런하고 검소하고 상대방을 높이고 겸손하며 이웃을 돕고 살면 그 복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다.
자녀들을 보고 대할 때 자라는 청소년을 대할 때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오되 이 시대에 맞는 접근법을 병행한다면 여전히 우리는 조상들의 지혜 속에 그 은혜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