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식민주의적 죄의식을 과거의 역사에 대한 국민적 책임감이나 집단적 유죄의 범주로 상정하느냐, 아니면 사회적인 개인으로서 현재 자기 사회에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자기 성찰과 반성의 범주로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에둘러서 독일과 이스라엘의 관계 속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예컨대 독일인들이 아우슈비츠 유대인 학살에 대해 집단적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때, 그것은 이스라엘 혹은 유대민족 전체에 대한 반사적 정당화로 흐르기 십상이죠. 그것은 다시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이 팔레스타인에 가하고 있는 억압과 공격, 혹은 제국주의 정책을 사실상 추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식민주의적 죄의식은 식민주의의 작동 방식과 현실 논리, 즉 술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야지, 자기 민족을 식민주의의 주체로 설정하는, 주어에 대한 단순비판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