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 흰 꽃팝 튀겨놓은 날

잠시 세상 그만두고

그 아래로 휴가갈 일이다

 

눈감으면;

꽃잎 대신

잉잉대는 벌들이 달린,

금방 날아갈 것 같은 소리 -- 나무 한 그루

이 지상에 유감없이 출현한다

 

눈뜨면, 만발한 벚꽃 아래로

유모차를 몰고 들어오는 젊은 일가족;

흰 블라우스에 그 꽃그늘 받으며 지나갈 때

팝콘 같은, 이 세상 한때의 웃음

 

그들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내세사가는 벚꽃길; 어쩌다 한순간

나타나는, 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금만 더 머물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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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4-10-01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한 순간 나타나는 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금만 더 머물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