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외로운 내 도반(道伴)
  김지하 달마展-가을에서 봄까지 <3>
  2004-09-25 오전 9:00:39
ⓒ프레시안
  깨달음의 조건은 외로움이다.
  외롭지 않으면 깊이 깨달을 수가 없다.
  
  혼자다.
  곁에 아무도 없다.
  그것도 긴긴 세월을.
  외로움은, 기인 외로움은 쓰라림이다.
  
  그래 도반(道伴), 즉 도를 함께 닦는 길동무를 사귀게 된다.
  절집엔 많은 도반들이 있다.
  공동체다.
  
  그러나 바로 그 공동체가 참다운 깨달음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러매 염주(念珠)를 굴리며 홀로 생각한다. 그리고 결단한다.
  도반이로되 도반이 아닌, 외로움이라는 도반.
  
  곧 '달빛'이다.
  달빛이라는 외로운 내 도반과 함께 있으면 그것이 곧 '외로운 융합(identity-fusion)'이다.
  요즈음의 방콕족 문자로 '밀실의 네트워크'다.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김지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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