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불편 -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 실천기록
후쿠오카 켄세이 지음, 김경인 옮김 / 달팽이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사회는 경쟁과 속도라는 맹목적인 목표아래 거대한 벽에 부딪혀 파괴되고 말 길을 미친듯이 달려 가고 있다. 디지털 사회와 정보화사회, 산업사회와 물질 만능주의, 과학만능주의, 이성만능주의, 소비만능주의가 낳은 우리 삶의 병폐는 갈수록 풍요로워지는 물질적인 삶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비어가는 듯하고 황폐해져가는 정신적인 공허함을 어쩌지 못하는 데 있다.

여기에 아시아 자본주의의 메카라고 불리우는 일본에서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인 실천의 기록이 있다. 마이니치 신문 기자로서 통근수단을 자전거로 바꾸며 시작한 생활의 일대개혁에서 그는 진정한 느린 삶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그의 노력은 일본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반향을 불러왔으며, 나아가서 맹목적이고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자본의 속도속에서 놓아버린 진정한 인간적인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한다.

물론 자발적인 느림의 삶도 난관은 존재했다. 그것은 자신의 의지에 의한 아날로그적인 삶이 자신의 마음 속에서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것으로 그 중심이 옮겨져갈때 그것은 또 다른 짐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더욱 극단적으로 자신의 자발적인 실천이 내면으로부터 오는 삶의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과 사람들에 대한 부정으로 나아가게 된다면 오히려 이 사회에 적응하는 편이 자신의 정신건강에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과 속도와 자본과 물질에 전도된 삶은 결국 자연을 더욱 파괴시키게 되고, 우리들의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지구상의 생명네트워크를 파괴시켜 결국 우리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시킨다. 나아가 그것은 우리들이 가진 삶의 의미를 외부로만 돌림으로써 자신의 내면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게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야마오 산세이, 우치하시 카츠토, 요시오카 히토시, 모시오카 마사히로 등 일본에서 현대소비사회를 비판하고 자신의 삶 속에서 참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그들의 모습은 비록 각각 달라보인다. 하지만 소비사회에서 잃어버린 정신적 충만함과  그것을 통한 삶의 균형을 찾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려는 노력들이 결국은 외부의 행동이나 모습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의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참된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