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 - 우리 시대 큰스님 33인과의 만남
서화동 지음, 김형주 사진 / 은행나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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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스님의 불살생의 의미부여가 맘에 와닿았다. '자신을 죽이지 말라' 즉, 죽지 말라는 말이다. 생사의 윤회에서 빠져나와 자유자재한 자신을 만나보라는 말이다. 33인의 스님들이 각 각 자신의 고유한 색깔과 수행여정을 갖고 있지만 모두가 진정한 본래의 자신과의 만남을 권한다. 그 진정한 본래의 면목을 찾기위해 우리는 외부로 향한 우리들의 에너지를 자신의 내면으로 돌리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화두선과 염불선과 묵조선의 방법 중 나에게 맞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화두를 들만한 능력이 내겐 부족하다는 것을 알겠고 오히려 염불선의 방법으로 쉽게 다가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곤 한다. 하긴 쉽고 어려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나의 관의 수준에 맞는 스타일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결론은 사용가능한 나의 방법들을 모두 시도해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나에게 맞는 어느 방법이 생길테니까...그게 여럿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또 한가지 깊게 느낀 점이 있다. 출가스님들이지만 출가나 재가의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며,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는 말과 수행은 사바세계인 속세에서 더욱 필요하며 진정한 법당이며 수행의 공간이라는 말씀들이다. 고통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듯이 인간의 온갖 희노애락과 생로병사가 집적되어 우리들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침투하는 인간세상이야말로 정말로 수행이 필요한 곳이며 진정으로 수행하는 자가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닐까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속세에서 인간의 옷을 걸치고 가족을 구성하고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사회적 관계를 맺어가면서 그 관계속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일들 모두가 나를 깨닫게 하는 부처님의 현현함이라는 생각과 그 온갖 장애물 속에서도 내 안의 본래면목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나에게는 필요하며 중요한 목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모든 것은 나로부터 출발하며 나에게로 귀결되어 생기는 마음의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 없는 나로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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