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의 비밀
케네스 리브레히트 지음, 양억관 옮김, 퍼트리샤 라스무센 사진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上善若水라는 말이 나온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말이다. 물은 자신이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며 부족한 웅덩이를 채워주는 도의 본성과 닿아있다. 우리는 흔히 변화를 얘기할 때 그 제일로서 물을 말한다. 물은 자신의 고정화된 모습을 갖지 않음으로써 세상의 모든 모습으로 변하고 모든 것과도 조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물입자의 특별한 형태인 눈송이도 또한 이러한 물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아침에 일찍 외출하기 위해 차에 앉으면 창에 작은 서리가 낀 경우를 많이 보았다. 유심히 눈을 대고 쳐다보면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설명하는 눈결정의 사진과 매우 닮았음을 기억한다. 그 작고 세밀한 무늬가 보여주는 신비함에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사진을 우선 찬찬히 들여다보라. 눈송이의 입자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버려두고 우선 눈송이의 결정사진에서 우리는 무한한 신비로움을 느껴야 한다. 자연이 주는 최선의 아름다움은 신비함이라고 하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인간예술과 시의 근본적인 욕망이 바로 이 신비감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이 눈의 결정은 그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없이도 그 신비함과 아름다움의 메세지를 줌으로써 삶의 신비함의 영역에 이르는 우리의 새로운 감각을 열어준다.

눈의 결정에 대한 과학적 이해에 대해서도 저자는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물입자가 너무나도 주변환경에 대해 민감하고 섬세하게 반응하는 이유로 눈결정의 모습 또한 그렇게 섬세하고 정교한 모습을 띄게 된다. 눈결정은 온도와 습도 그리고 바람에 의해 주로 그 형태가 결정이 되며 그 밖에도 지형과 대기의 흐름 및 인간의 의식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시리즈에서 드러난 것 처럼 물입자의 변형이 눈 역시 우리들의 마음에도 영향을 미치고 또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책들이 가지는 의미는 바로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삶의 신비로운 단면들을 그들의 오랜 경험과 노력과 열정에 의해 우리가 쉽게 그 신비의 영역 속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고마움일 것이다. 어쩌면 홀로그램 우주처럼 비록 과학적으로 눈결정의 생성원인과 형태에 관한 미시적인 해명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우리들의 직관에 의해 온 우주의 정보를 담고 있는 보석일 것이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우주의 영적 진화와 더불어 점점 새로운 모습의 결정들을 띄게 될 것이다.

이제 아직 남아 있는 겨울의 눈의 신비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돋보기 하나를 준비해보자. 저자가 일러주는 길을 따라 직접 그 신비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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