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생각하는 내가 아니다 - 칼로스 워터의 행복의 쉼터
칼로스 워터 지음, 백영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과연 누구인가? 하고 나 자신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보라. 이 질문에 명쾌하게 떠오르는 답이 있는가? 나의 육체가 과연 나인가? 아니다. 나의 뇌와 그로부터 떠오르는 생각들이 나인가? 그것도 아니다. 나의 심장인가? 아니다. 내 신체의 일부를 각각 떠올려서 그것이 나라고 해봐도 뭔가 석연찮다. 그렇다면 나의 사회적 지위와 그로 인한 사회적 관계인가? 아니면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막연한 그 무엇인가? 어떤 대답도 나를 만족시킬 수 없다.

칼로스 워터는 자신의 정체성을 묻게 될 때 거기에는 두 가지의 정체성이 있다고 본다. 일시적 정체성과 근원적 정체성. 물음에 대한 위의 나열된 답들은 모두가 일시적 정체성에 불과하며 그것은 어떤 조건들로 구성되어진 모래탑과도 같다. 그 조건들이 어떤 계기로 변화하거나 해체되어버리면 저절로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그런 것들에 맞추어 나를 규정하게 되면 늘 일시적으로 변해가는 조건에 맞추어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건에 변함없이 영원히 지속되는 근본적 정체성이 있다. 그것은 늘 있어왔고 앞으로도 항상 존재할 것이다. 다만 우리의 마음의 눈이 그것을 알아보지 못할 따름이다. 우리는 늘 몸과 자아를 가짐으로해서 생기는 온갖 생각들로 혼랍스럽다. 마음속에서 늘 흔들리고 있는 생각의 추가 있다. 흔들리는 추가 중심을 지나 좌우의 끝에 다다라서 중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고 멈추는 순간 그 물체는 순간적으로 사라진다고 한다. 마친가지로 마음속에서 흔들리는 생각의 추가 정지된 곳에 어쩌면 본래의 본성의 자리가 존재할런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멈추어야만 한다.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과 과거의 선입견과 편견의 생각이 멈춘 곳에서는 대상과 세계를 인식하는 가슴의 눈이 열리게 된다. 우리의 머리 속에서 어떤 영감이 번쩍하고 떠오르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머리가 아니라 그 머리를 통해서 오는 에너지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가슴의 눈으로 잘 살펴보아야 한다.

가슴으로 안다는 것은 머릴 아는 지식과는 다르다. 그것은 오직 현재의 직관으로 대상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이 순간을 사는 것이며, 그 순간 대상과 자신과의 열림과 교류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대상을 접하고 번쩍하고 가슴이 열리는 그 짧은 순간, 그 순간에 오가는 존재의 본성의 빛을 느낌을 의미한다. 그것은 우리가 대상과 나의 본질에 대해 존재의 깊은 곳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 빛을 우리 삶의 모든 장소에서 마주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과 생활 곳곳에 존재하는 근원적 정체성, 즉 빛으로 통하는 천 개의 만 개의 문을 발견해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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