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김재웅 / 형설출판사 / 1993년 4월
평점 :
절판


순간순간 올라오는 수많은 생각들로 나의 일상은 혼란스럽다. 그 생각들 올라와서 순간순간 없어진다면 마음의 고통없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어떤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주만큼 커져서 나를 휘어잡기도 한다.

몸이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탐, 진. 치가 참 많다. 그러고보면 내 육신이 탐, 진, 치로 뭉쳐진 업장덩어리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생각들은 바라보기만 해도 없어지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생각들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생각들도 있다. 순간 바치면 없어졌다가도 느닷없이 다시 올라오는 생각들...업들... 중간덩어리의 생각들은 바치고 또 바치면 사르르 녹아내린다. 미운 사람 얼굴들 떠오르면 바치고 또 바치고 그러면 당분간 사그라든다... 않좋았던 일들도 생각들도 바치고 바치면 또 없어진다.

하지만 몸을 바탕으로 하는 오욕들, 무엇보다 자아만큼 질기고 커다란 장벽도 없다. 가족관계,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생각들도 아직 감당하기 힘든 커다란 벽이지만 이놈의 '나'라는 생각은 아직 내가 풀어내기란 막막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낙수가 바위를 쪼개기도 하듯.. 그렇게 순간순간 올라오는 생각들 바치는 방법이 있으니... 면면히 끊임없이 순간순간 깊은 마음 내어 바치는 것. 그러면서 내 마음 지향하는 바 놓치지 않는 것. 그러면 머무는 바 없이 마음 낼 날도 분명 있으리라. 그것이 다음 생, 아니 그 다음 생일지라도...

그런데 바치는 곳 그곳에 존재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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