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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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덩이를 금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을 알고 있다면 아마 자신의 인생은 크게 변할 것이다. 그런 연금술이 있다면 누구나가 그것을 배우고 싶어 할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그런 연금술이란 다름아닌 돈을 잘버는 직업이나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돈이 최고의 가치이자 덕목으로 되는 소비중심사회에서 우리는 물질적이고 현상적인 가치에 맹목적인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코엘료가 말하는 연금술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그래서 마음을 고양시키는 영혼의 연금술을 말한다.

그런 연금술은 우선 말과 글의 언어를 떠나 동물이 내는 언어를 알아야 하고 식물이 내는 언어도 알아야 하며 광물과 모든 생명체가 내는 언어를 알아야 한다. 즉 '만물의 언어'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알아들어야 하고 그런 만물의 언어의 바닥에 존재하는 신의 언어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온전히 현재에 사는 방법이다. 지금 이 순간 온 우주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온전히 귀기울이는 것. 지켜보는 것. 느끼는 것.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양치기였던 산티아고가 자아의 신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 속에는 이런 만물의 언어, 즉 신의 언어가 곳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운명적인 삶의 기로에 서있을때 항상 그를 주어진 운명대로 이끌게 해주기 위해 신이 남긴 표지가 존재했다. 과연 나의 삶도 그러했다고 본다. 내가 태어난 곳, 나를 낳고 기르신 부모님, 그 부모님을 낳고 기른 조부모님들과 나와 함께 유년시절의 고락을 함께 한 형제들과 동료들, 많은 사람들을 지나치고 만난 아내와 지금의 내 마음의 여행에 함께 한 사람들 모두 일종의 지표였다. 진정한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한....

그 운명적 선택의 순간, 나를 끌어당기는 운명의 힘을 마주보는 순간, 나는 그것이 온전히 나의 것임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것은 나의 마음 속에서 에고로 인한 온갖 부정적 감정들과 생각들을 걷어내어 주고 추위에 언 영혼을 따스로운 태양 아래서 녹여주어 긍정적 마음으로 바꾸어내는 영혼의 연금술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만물의 언어를 현상하는 물질세계의 언어와 닿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만물의 정기를 알고 사는 것은 단순한 진리를 마음과 몸으로 행하며 사는 삶을 말한다. 고로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는 것은 진정으로 아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진정으로 아는 것이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런 것임을 이해없이 생각없이 자연스레 가지는 마음이며 그대로 드러나는 행동이며 삶인 것이다.

인생여행을 통해 누구나가 자아의 진리를 찾아나간다. 다만 그 진리를 찾아가는 길은 각자에게 고유한 길이다. 하지만 그 고유한 길 어디에나 존재하는 신의 언어, 신의 지표를 보는 자와 보지 못하는 자 사이에는 천국과 지옥의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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