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오브 오일
마이클 이코노미데스 & 로널드 올리그니 지음, 강대은 옮김 / 산해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이라크의 자유'라는 명분이 붙은 이라크전이 석유전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젠 그 석유를 얻기 위해 그만큼의 피의 대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 세계는 보고 있다. 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끄는 데 필요한 전제조건으로서의 석유...이 석유에는 많은 빛깔들이 내재되어 있다. 온갖 부귀와 명예, 권력의 다양한 이권을 흡수해버리는 검은 색과 달러를 상징하는 그린색, 석유쟁취를 위해 일으킨 전쟁에서 수없이 죽어간 사람들의 핏빛 색깔 등......

우리는 흔히 20세기를 에너지원의 입장에서 석유의 세기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미 부존 석유량은 얼마남지 않았으며, 대체에너지원의 개발이 인류문명의 지속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아왔다. 그러나 저자들은 다른 견해를 내어 놓는다. 이미 탄화수소에너지원은 그 오염도가 적은 방향으로 변해왔으며-석탄에서 석유로, 석유에서 천연가스로-앞으로도 원자력에너지와 석탄, 석유의 사용은 점차 줄어들 것이며 천연가스와 대체에너지의 사용은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에너지원의 제왕의 자리는 21세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부존량과 경제적 가용량은 기술의 발달에 의해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석유의 가치는 무수히 많다. 직접적 에너지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온갖 석유화학제품과 옷의 재료로 사용된다. 이런 석유가 가진 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으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석유에너지가 갖는 환경파괴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과장이 있어왔으며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과소평가가 이루어진 점에 대해 균형있는 평가를 요구한다.

아마 그들의 말이 일리는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의 생활에 있어서 석유라는 에너지가 없다면 당장 나의 하루 일과도 무척 힘들어질테니까 말이다. 난방과 대중교통수단과 각종 생활용품의 사용이 중단된다면 그야말로 품위있는 생활은 고사하고 생존마저 위협받을지도 모를테니까 말이다. 그런 면에서 많은 환경운동가의 지적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석유에너지에 기반한 사회가 전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도 나름대로의 분명한 이유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인류역사의 발전방향에 대한 올바른 모색이 제한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적어도 두 저자가 제시하는 환경문제에 대한 환경운동가의 과장된 견해에 공감한다하더라도 그들의 견해가 순전히 기우만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많은 개도국이 미국과 같은 에너지 소비수준을 유지한다면 그것이 우리 세계가 지향해야 하는 길이라는 점에선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환경이라는 것은 우리의 인간다운 생존에 직결되는 것이고 우리 미래세대의 생존에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이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에 아무런 대처수단도 없는 절망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일의 컬러에는 명암이 동시에 존재한다. 자연으로부터 주어진 자원을 우리가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를 우리가 의도한대로 돌려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가 가진 여러 가지 빛깔 중 아름다운 빛깔을 만들어나가려고 하는 전 인류의 지혜와 실천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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