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나의 세계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음, 구자현 외 옮김 / 중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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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세기 인류가 낳은 고독한 천재, 아인슈타인의 삶은 그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해서 순탄하지 못했다. 하지만 순탄하지 못한 인생에서 자신의 삶의 이유를 명확히 파악하고 물리학에 대한 학자로서의 전문지식 뿐만 아니라 그 학문이 바탕한 정신적인 지평을 넓히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는 역시 위대한 사람이었다. 전문지식만을 알고 세상을 재단하는 자는 그의 말대로 훈련받은 개와 별다른 차이가 없을런지도 모르니까....

그가 바라보는 인간사회의 발전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정신문화의 꽃을 피우는데 있다. 경제발전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인간 삶의 풍요로움은 결국 인간의 정신적 능력을 개발하고 영적인 성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그의 판단은 올바른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대한 그의 입장에서 보다 넓은 시각에서 그것을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에 대한 입장에서도 그는 학교교육이 아이들에게 강요된 짐이 되지 않고 내면적 욕구에 의해 수용되어지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은 인류의 평화와 정신문화의 발전을 위한 제도적 통로이어야 한다는 점은 명쾌하고도 정확한 우리 교육의 대안이기도 하다.

그가 학문적 활동말고도 인류사회를 위해 지도자적 역할을 하였다면 그것은 세계대전 이후 원자폭탄의 도래와 더불어 초래될 인류절멸의 위기에 대해 초국가적 성격을 갖는 세계정부의 수립을 제안하였다는 점이다. 일국가는 경찰 병력만 갖고 군대는 세계국가에 의해 유지되는 조직이어야 하고, 그것은 전쟁억제력을 위해 일국가의 이익도 희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의 이런 제안 뒤에는 원자폭탄이라고 하는 인류의 재앙에 대한 깊은 우려와 모두가 평화롭게 살며 정신적 성장을 기원하길 바라는 그의 인류애가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유대인의 시온주의에 대한 그의 견해는 다소 민족주의적인 색채를 띠는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그는 팔레스타인의 아랍인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다. 정의라는 이름하에 이라크에 대해 선제공격과 대량학살을 저지른 미국의 오만과 아랍과의 끊이지 않는 유혈전쟁에 휘말려있는 팔레스타인분쟁은 그가 이미 예견했던 문제이며 상대방에 대한 평화와 신뢰와 사랑만이 평화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믿었던 그의 믿음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 책은 천재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의 글이라 읽기에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명성에 걸맞게 국제정세와 미래를 내다보는 정확하고도 날카로운 그의 논리와 예지력을 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더욱이 원어를 우리말로 다듬고 잘 옮긴 역자들의 수고로움도 무척이나 컸을 것이라 생각된다. 쉽지 않은 글이지만 정말 감동적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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