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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아이들
정희재 지음 / 꿈꾸는돌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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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목숨을 무릅쓰고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넘는 티베트 아이들에게 있어 다람살라에 위치한 티베트 어린이 마을의 교육은 단지 중국에 주권과 생명을 유린당한 그들이 자신의 민족과 뿌리를 찾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그들이 중국을 위해 기도하고 모기약을 뿌리기 전 3일 동안을 모기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기도하는 모습에서 드러나듯이, 삶을 바라보고 자연과 생명을 대하는 그들만의 방식을 통해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그들의 삶의 방식을 결정짓는 마음의 본성은 삶의 극한 고통과 비극속에서도 영혼을 타락시키지 않고 오히려 더욱 성숙하게 승화시켜내는 마음의 비밀이었다.
그에 반해 서구사회는 어떠한가? 물질적 삶의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황폐함으로 고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서구보다 더욱 더 서구적으로 살려고 하는 우리 사회에도 티베트의 어린이 마을의 교육과 그 교육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의 삶에 대한 태도는 '합리주의'와 '문명'이란 이름으로 가르쳐주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삶의 행복'이란 이름으로 배워야 할 대상이 아닌가?
진정한 비극이란 배워야 할 대상에게 그들의 삶의 방식을 해체시키고 잘못된 물질주의와 쾌락주의로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티베트 마을의 아이들이 자라서 살게 될 경쟁과 소외의 세상에서도 그들이 지닌 내면의 힘을 잃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인류가 가진 마지막 희망일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