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교육혁명
강수돌 지음 / 그린비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누구나가 경제 주체의 한 구성원이 됨과 동시에 교육 주체의 구성원이 된다. 그것은 우리들의 삶이란 것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경제 현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동시에 그 사회속에서 교육되어지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라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경제적 삶이란 자본주의의 이윤증식의 메커니즘에 휩쓸린 '질주하는 돈의 삶'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동차문화와 패스트푸드를 위주로 한 '속도와 경쟁'의 삶이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하지만 이 속도와 경쟁의 삶에는 우리들의 삶의 가치를 둘러볼 여유가 없다. '좀 더 빨리, 좀 더 많이, 좀 더 높이'라고 하는 구호 속에 우리는 과연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근원적 물음을 놓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들의 삶에 대해 한번 늦추어보거나 멈추어 서서 성찰해보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으로서 교육혁명을 제안한다. 나로부터 이루어지는 의식혁명을 통한 삶의 실천적 나아감이 이 사회의 거대한 오류의 질주하는 기차로부터 내가 내리는 방법이고 나아가서는 그 기차에 탄 사람들을 모두 내리게 하고 기차를 폐기시키는 방법임을 보여준다.

옆집 아줌마가 상징하는 바는 아마 우리 사회의 엄연하고도 냉정한 경제질서의 논리일 것이다. 이러한 옆집 아줌마의 힘의 논리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우리들의 깨인 의식이자 실천의 첫발을 내딛는 용기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늘 자신의 내면적 욕구나 자유에 의한 삶을 살아가기보다는 외부에서 주어진 기준에 맞추어 살아왔다. 그래서 사회가 요구하는 바, 국가와 민족이 요구하는 바, 그 요구 속에 도사린 자본의 논리와 음모를 알지 못하고 우린 우리의 진정한 내면적 욕구를 버려야만 했고, 그러한 삶은 결국 외면적이고 물질적인 풍요를 갖게 되더라도 늘 허무하고 빈 것같은 인생을 살아가게 했다. 왜냐하면 그것은 늘 타인에 의해 강제된 삶이었지 자신의 삶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젠 우리가 진정한 자신의 요구의 부름에 대답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목적전치의 삶이 아니고, 돈의 노예된 삶이 아니고, 타자에 의해 강요된 삶이 아닌, 참된 삶의 자유를 누리는 삶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한다. 이것이 잘못된 삶이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 내가 생각하는 옳은 삶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아이 자신이 가진 선택권을 잘 행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주고 그 선택을 존중해주는 것, 그것이 교육혁명의 출발점이다.

또한 교사로서 나는 이 책을 읽고 나름대로의 반성도 해본다. 과연 나는 지배이데올로기나 국가 이데올로기를 학교에서 학생에게 단순히 전달하는 자본의 외판원은 아니었는가? 내가 그런 교육내용을 만드는 지식창조자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잘못된 지배이데올로기를 볼 수 있는 눈과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기 위해 그것을 조작하고 다듬는 재단사나 디자이너 정도는 되지 않아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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