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문의 향기 001
박이문 지음 / 미다스북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길은 우리를 늘 지금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끈다. 이 길은 저자에게 있어 생활이요 삶이다. 인생의 깊은 통찰을 통한 삶의 가치와 이상에 대한 철학적인 글들은 우리가 흔히 접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여러가지 주제들에 대한 사색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일상적인 삶이 주는 의미를 넘어 존재하는 깊은 형이상학적인 공간에서 또 다른 나의 내면으로 향하는 문을 발견한다.

그 문을 통해 우리는 우선 우리들의 깊은 내면으로 들어간다. 이 세상을 인식하는 나와 그 인식을 넘어 인식을 지켜보고 인식을 주관하기도 하고 또는 그 인식을 부정하기도 하는 또 다른 나 사이의 파악되지 않은 관계들에게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하는 사색의 출입구이다. 또 그 문은 내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문이며 세상과 만나는 경계선의 문이다. 그 문을 지나 나는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내고 나만의 우주의 밑그림을 그려 나간다. 사실 문은 길과 길을 이어주는 경계선이다.

우리로부터 마음속으로 나있는 그 길을 따라 깊숙이 걸어들어가면서부터 우리는 새로운 나의 모습과 만나게 된다. 길은 그런 면에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다. 그 여행은 나의 마음 속 아름답게 펼쳐진 오솔길을 따라 의식의 숲과 산으로 나를 이끈다. 희망과 그리움과 지금 깨어있음의 3차원의 축들이 한 점에서 교차되고 그 한점에 우리의 마음을 집중시켜보면 다시 그 한 점에서 세상은 펼쳐진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연과 지구와 이 우주와 연결된 하나의 존재성을 느낄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우리 눈 앞에 놓여진 오솔길 위에 우리 두 발을 올려놓아보자... 길을 떠날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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