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반대한다 - 우리시대에 고하는 하워드 진의 반전 메시지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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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은 이 전쟁을 '이라크의 자유'라고 이름지었다. 전쟁은 광고와 비슷한 점이 있다. 광고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호주머니의 돈을 기업주에게 내놓게 하기 위해 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미화시켜 판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가진 수많은 인간의 희생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화된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위권이라는 이름으로...그리고 평화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늘 기만당한다. 그것이 결국 우리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뺏아가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결국 우리들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행복을 앗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20세기 미국이 전 세계에서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들엔 헤아릴 수 없는 인류의 희생과 자주권의 침해와 평화의 파괴가 잇따랐다. 그들이 내세운 자유와 평화 그리고 자위권은 소수의 기업주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이루어졌다. 때로는 정치인이나 고위관료의 체면과 명분에 의해 수만, 수십만, 수백만의 사람이 학살되기도 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지금도 그 상흔을 남기고 있는지 사람들은 안다. 하지만 왜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잘 모른다. 이미 일본은 전쟁을 계속할 의지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것이 가진 은밀한 정치적 이유에 대해서 우리들 대부분은 알지 못한다.

전쟁은 누가 일으키는가? 분명 우리들 모두의 결정은 아니다. 전쟁결정을 내리는 이들은 소수의 권력자들이다. 그들이 자유와 평화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미화된 이미지의 뒤에 숨어서 금광에서 캐낸 돈을 세고 있다. 그러면 국가의 주권을 가진 시민이라는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사회의 민주주의 자체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하워드 진은 빠뜨리지 않는다. 은밀한 동기에 의해 모의되고 시작된 20세기의 전쟁이 헤아릴 수 없는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갈 때 그리고 그러한 전쟁의 결정에 우리들이 아무런 결정력도 행사하지 못하고 거짓 정보에 의해 미화되는 전쟁을 지켜보며 국가와 민족이라는 헛가치에 전도될 때 전쟁의 참혹함과 그 본질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실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큰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와 전쟁의 참상에 대한 투명한 정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쟁에 반대하게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교전의 규범을 만든다고 해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전쟁은 인간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단지 폐기될 수 있을 뿐이죠'라고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하지만 정작 천재 아인슈타인도 2차대전을 막지는 못했다. 그것은 우리들 모두의 의지에 의해 우리들 각자가 잘못된 것에 대해 자신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에 의해서만 가능해짐을 역사는 가르쳐 준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전쟁관에 공감하며 에라스무스의 말로써 맺음하자. '그보다 더 사악하고, 그보다 더 비참하고, 그보다 더 많은 파괴를 가져오고 그보다 더 교묘하고 집요하게, 그보다 더 역겨운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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