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멈추고 다만 바라보라
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 / 꿈꾸는돌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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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상생활을 하면서 나는 크고 작은 감정의 생사에 얽매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 작은 감정들이 커다란 파도가 되어 내 전체를 뒤흔드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럴때는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뿌리도 잘 알 수 없는 나의 사소한 감정 하나가 그렇게도 나의 온 의식을 지배하고 내 생활을 송두리채 휘어잡는지.....그래서 그 감정이 생겨나는 원인에 관심을 가지고 온전히 이해함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틱낫한 스님의 이 책은 그런 나의 일상적 의문의 명쾌한 답이 되어 주었다. '마음을 멈추고 다만 바라보라'

고통과 감정 기복의 원인을 알기 위해 우리는 그런 고통 상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스님은 이런 우리에게 호흡명상법과 걷기 명상법을 권한다. 호흡과 걷기를 통해 온전히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한다면 우리의 감정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난 진정한 원인을 알 수 있게 된다. 그 진정한 원인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금방 생겼다가 사라지는 그런 감정의 파도에 더는 얽매이지 않게 된다.

스님은 친절하게도 우리들의 삶에 더욱 밀착하여 가족관계나 사회제도에서 우리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안내해준다. 정치지도자들이나 집안의 가장이나 그들이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려 행동할 때 그들 또한 상처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그들의 부정적인 감정에 부정적으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를 어루만지고 달래어서 긍정적으로 해소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감정의 생사의 파도에서 벗어나 그 아래에 고요하고 장엄하게 존재하고 있는 바다의 존재를 느껴보라. 바다에서 일시적으로 생기고 사라지는 역사적 차원의 느낌들에 너무 얽매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흐르는 표면의 물 아래에 도도히 자리잡은 궁극적 차원의 존재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더 이상 어리석은 마음의 장난으로 횡포로 자신을 그리고 다른 사람을 마음아프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잔잔한 물의 표면을 한번 만들어 보라...그 잔잔해진 표면에 비춘 사물이 투명하고 본 모습을 비춘 것이듯 우리의 본모습과 세상의 진리가 우리 내면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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