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김미옥 옮김 / 양문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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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조용한 방 안에 앉아서 자신의 내면의 바다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상념들을 하나씩 지워보라. 우선 숨을 천천히 들어마시고 천천히 내쉬면서 호흡을 가다듬어라...주위의 사물에 신경이 갈 때에는 눈을 감아도 좋다. 눈을 감고 차분한 상태로 호흡하며 자신이 숨을 쉬고 있음을 느껴보라. 그리고 자신의 내부에서 움직이는 거대한 에너지의 흐름을 느껴보라. 그 확실하면서도 엄연히 존재하는 에너지, 몸의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으면서 모든 세포속에 내재해서 어느 부위건 마음이 가 닿으면 바로 느껴지는 그런 에너지가 내 몸에서 감돌고 있음을 느낀다. 나아가 이 곳엔 나도 없으며 오로지 그 에너지의 존재만이 느껴질 뿐이다.

영적인 교사 에크하르트 툴레의 이 명상수행법에 관한 책을 읽으며 나는 책으로 둘러쌓인 조용한 구석 방에서 차분한 명상에 잠겨 내 안의 에너지를 체험하였다. 나라는 마음없는 그곳에선 오로지 이 세상을 감도는 에너지의 기운만이 느껴질 따름이었다.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나는 이 현상적인 세상 너머에 엄연히 실재하는 세상을 본 것이었다.

사실 주말에 아내와 다투고 그 좋지 못한 감정이 아직 내 맘속에서 찌꺼기를 남기고 있었던 차에 이 책을 통하여 과거에 매달린 나의 마음의 흔적을 지워낼 수 있었다. 가만히 나를 들여다본 후 나는 알게 되었다. 매순간 내가 가지는 생각 속에서 온전히 이 순간을 느끼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하고.....그리고 자아라고 하는 허울 속에 나는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려 온 것인지....마음 속에서 내 몸과 자아라는 관념을 지워버리고 난 후 얻게되는 평화로움과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

점심을 먹기 위해 본가로 내려가는 길가엔 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다. 몇십년은 되었음직한 그 나무에게로 다가가서 몸통에 손을 얹어본다. 따스함이 느껴진다. 이미 봄이다. 내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진다. 햇살이 따스하다. 살며시 바람이 불어와 내 볼을 간지럽힌다. 저 불어오는 바람 속에는 세상에 실재하는 에너지가 담겨 있지 않을까? 오늘 점심은 아주 맛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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