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더글러스 러미스는 어떤 현실주의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연다. 식민주의에서 제국주의로 다시 경제발전에서 세계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현실지배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삶의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한다. 경제발전이라는 지상최대의 과제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쓰러진 숲과 오염된 강과 대지 파괴된 자연과 인간정신의 황폐화와 무감각화뿐이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른바 지금의 현실은 '타이타닉 현실'이다. 암초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배에서는 엔진실에서는 석탄을 쏟아붓고,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 할 일을 하고 있고 선실에서는 암초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질주하기를 선장은 명령한다. 이 배가 곧 암초에 부딪혀 좌초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미국인의 경제생활 수준을 전지구인이 갖고 있다면 지구라는 별이 다섯개라도 모자라다는 통계적 사실은 이러한 비유를 설득력있게 뒷받침한다. 지금의 경제성장에서 자연파괴를 멈추고 조금이라도 우리의 자연을 되살리려면 미국인의 에너지 소비를 지금의 10%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는 사실은 우리 현실의 광기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전제되어야만 우리는 그 개혁의 첫걸음을 옮길 수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빈곤감의 개념이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개념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어떤 주체들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선택되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해결 역시 정치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두에서 일본의 9조 헌법 교전권이 먼저 언급된 것도 이러한 의미이다. 국민들의 올바른 정치적 선택과 결단에 의해 이러한 것(국가의 살인면허와 우리 지구 경제의 미친 질주)은 고쳐질 수 있고 또 고쳐야만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견해는 다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지금 당장 그 급박성을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여진다.

전 세계가 발전 모델로 삼아온 미국 사회의 헌법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구성되었는가를 정치적인 선택과 결정의 관점에서 재조명함으로써 비로소 우리들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누구에게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타이타닉에 올라탄 우리들 모두가 암초가 멀지않은 현실을 직시하고 엔진실도 방향키도 우리들이 잡아야 한다. 무력감을 느낀다면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 공동체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이미 월드컵으로 촛불시위로 대선으로 우리들의 행동이 시작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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