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유용주 지음 / 솔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욕구는 결핍에서 비롯된다고 했던가? 14살 때 집에서 나와 갖은 고생을 하며 밑바닥생활을 영위한 그가 세상의 절망과 고통과 좌절을 싸안고서 씨름하며 자신의 온몸으로 체험한 느낌을 글과 시로서 표출할 수밖에 없었던 욕구도 안일하게 방학을 맞아 나태하고 게으른 생활에 입문한 내게 선뜻 손이 닿았던 이 책에 대한 욕구도 아마 같은 '결핍'때문이었으리라.

'내 문학은 내 싦 뿐이다.'라고 표현했듯이 그에게 있어 문학이란 글이란 시란 그의 실행활과 밀접하게 유착되어 있다. 땅과 자연과 삶과 사람과 온몸으로 부딪히며 그 절절함에서 베어나오는 감정의 씨알을 묶어서 그의 문학으로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시인인 그가 보여주는 산문의 맛 또한 그의 시처럼 그의 삶처럼 투박하고 거칠다. 하지만 단순하고 솔직하다. '그 숲길에 관한 짧은 추억'에는 그가 살아가는 여러 가지 삶의 향기들이 크기와 색깔이 다채롭고 종류가 다른 들풀로 피어 있다.

삶에서 출발하여 그 삶의 절절함을 노래하는 문학과 물질주의와 쾌락주의에서 생겨난 악취나는 욕구와 감정을 자신의 내면에서 희석화시키기 위한 문학은 다르다. 문학 위기의 시대란 허상은 바로 후자의 범람과 그들의 자기변명에서 비롯되는 것일 뿐이다. 유용주와 같은 문학인이 우리 삶의 한 귀퉁이에서 자신의 문학 뜰을 간절하게 보살피고 있는 한 우리의 마음은 따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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