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참회록 범우고전선 15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 범우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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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50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경험과 과거와 사고를 부정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적어도 그런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모습을 늘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다. 여기 이러한 삶을 대표하는 러시아 근대사상가이자 대문호인 톨스토이를 소개한다.

쾌락적인 삶과 지적인 삶의 추구와 더불어 부와 명예를 추구하며 산 날들을 50이 된 어느날 돌이켜보며 삶이란 허무함에 다름 아님을 깨우치게 된다. 자신의 이제까지의 삶을 완전히 부정하면서 그가 살아온 삶들을 지식인과 가진 자들의 쾌락주의적 위안이라고 단정내린 그는 인생을 우물 속에 빠져 추락하는 한 인간에 비유한다. 아래에서는 용이 입을 벌리고 자신을 삼키려 하고 있고, 위에서는 자신을 쫓는 호랑이가 뛰어들고 있을 때 추락하는 중간지점에서 가지를 붙잡고 짧은 순간을 버티는 인간의 모습이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붙잡고 있는 가지를 갉아먹는 쥐가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가지에 발린 꿀을 빨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이 상황을 직시하게 되면 삶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은 죽음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살 밖에는 답이 없는 것이다. 그가 이제껏 추구한 지식은 그에 대한 답을 줄 수 없다. 그 어떤 지식도.....

여기서 그의 사고는 종교와 맞닥뜨리게 된다. 현생의 삶을 온전하고 완전하게 해 주는 것. 그러나 자신이 몸담았던 상류사회의 종교는 자기기만임을 깨닫고 진실로 삶과 종교가 일치하는 민중들의 삶에 주목하게 된다. 그들만은 자신의 삶속에 진정한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민중적 생활에 경도되었던 것은 그들의 삶과 생각 그리고 그들의 처지였다기 보다는 그들이 가진 진정한 믿음이었던 것이다. 그가 발견한 참다운 삶에 자신의 과거를 무로 돌리고 새로 시작할 수 있었던 용기는 그의 후기 작품들을 더욱 무게있고 완전하게 만들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그의 삶도 문학도 인생이 가진 보다 넓은 시각에서의 참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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