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 하서명작선 82 하서명작선 100
장 폴 사르트르 지음 / 하서출판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다 읽고도 무언가 찜찜한 느낌이다. 도대체 내가 읽은 이 책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아직도 벙벙하다. 그것은 모든 일을 계획대로 끝내고 난 뒤 드는 알 수 없는 공허감이요 상실감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이 책은 한 자유인이자 지식인이 존재의 의미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존재가 가진 무상성을 깨닫고 그 당혹과 어색함에 대해 느끼는 생리현상인 '구토'가 가진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롤르봉이라는 18세기의 한 인물에 대해 글을 쓰고 있던 그는 존재란 한 인식주체에 의해 파악되는 추상적이고도 공허한 대상 파악에 불과하며 그 대상 자체에 대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아주 편협하고 편파적인 것이고 따라서 온전히 역사적 인물에 대해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롤르봉에 대한 글쓰기를 그만 둔다.

또한 그것은 자신에 대한 존재적 물음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자신의 감각적 지각을 통해 파악되는 부분적인 자신은 대상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그 대상과 다르고 대상을 인식하는 자신이 고립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끼며 불안감과 두려움을 갖게 된다고 본다.

결국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며 단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세상을 인식하고 변화시키는 주체라기보다는 단지 낯설고 새로운 환경 속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던져진 존재...그 존재의 당혹감이 세상에 대해 반응하는 방식이 '구토'이다.

그의 사고방식은 그야말로 당혹스럽고 난해한 것처럼 보인다. 시간적 간격을 두고 다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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