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세계화 - 대안신서 3
헬레나 노르베리-호지+ISEC 지음, 이민아 옮김 / 따님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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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 새로운 고속도로가 생길 때 그것이 우리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지역 시민의 생계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저녁 뉴스 시간에 떠들어대는 신기술의 개발이 우리를 직장에서 내모는 원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인류의 미래를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외쳐대는 테크노피아가 결국은 우리의 환경을 파괴하고 생명권을 위협하여 우리의 호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자연적인 과정이라고 외쳐대는 이 세상의 논리가 어쩌면 완전한 엉터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이러한 공동체와 생명권의 파괴를 가져오는 여러 가지 정책과 경제환경의 변화는 자연사적인 흐름이 아니라 인간의 정책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조건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지금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아담 스미드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자연적으로 균형을 달성하여 경제적 효율성을 이룰 것이다'라고 하는 가정은 그 뿌리에서부터 잘못된 것이며 그것이 결국 우리들의 공동체와 우리들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사실 경제 사회의 중립과 경제 정의를 대변한다고 여겨지는 국가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업의 이윤추구논리에 복종하여 왔다. 기업에 여러 가지 형태로 지급하는 직접적인 기업 보조금은 엄청나다. 그리고 그 규모는 매년의 정부예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더욱이 사회간접자본의 구축(인프라 구축, 도로, 항만, 공항, 철도, 댐의 건설 등)이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의 정부 사업은 실은 거대기업들의 원료시장과 상품시장을 넓히는 역할을 해왔다고 그녀는 지적한다. 대학연구기관을 육성하면서 정부가 쏟아 붓는 공공자금에 가장 크게 흐뭇해하며 미소짓는 것은 바로 기업주들이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손'의 기치를 들고 전진하는 그들, 사실 정부의 보조금이나 여러 가지 혜택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자신의 이윤논리에 조금이라도 배치되는 것에 대해서는 지나친 정부규제니, 관료제의 비효율성이니...하며 시장논리를 외치는 그들....그들의 안중엔 사람도 환경도 없다. 오로지 그들의 자본증식과 이윤증대라는 목적만이 지상최대의 과제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인류발전의 자연적 흐름이라는 것은 사실 인간 정책의 산물이다. 따라서 그것을 고치는 것도 시민의 힘으로 가능하다. 우선 정부에 대해 우리의 세금이 어떠한 곳에 어떤 방법으로 지출되는지 비판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사람의 인권과 자연과 우리의 공동체를 살리려는 정책을 시행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하며 그런 정부가 들어서기 위해 민주주의의 본연의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을 가장한 그들의 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 시민들의 손에 의해 우리의 미래는 설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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