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의 평화로움
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 / 열림원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상의 작은 사물을 대할 때 우리는 아무런 의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자신의 온 의식을 집중하여 그 작은 사물과 대화하게 되면 우리는 그 작은 사물 속에 온 우주가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틱낫한 선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평화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평화로움이란 삶의 매 순간에서 가지는 인간의 감정인 기쁨과 쾌락, 슬픔과 절망, 좌절, 패배감, 분노, 치욕, 집착 등의 부정적인 측면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유로움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자유로움과 평화로움을 가지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깊은 명상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패스트푸드가 거리의 광고판을 메우고 기계적 동력에 의한 고속의 교통수단이 온갖 소음을 빚어내는 이 삶에서 우리가 삶의 평화로움을 가질 수 있는 우선적인 방법은 삶의 속도에 저항하라고 하는 것이다. 느림의 미학의 실천하라는 것이다. 들숨과 날숨을 온전히 느끼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끔 호흡하며 자신의 발바닥이 땅에 닿는 느낌을 온전히 가질 수 있도록 천천히 걷기 명상을 해보라는 것이다.

또한 조용한 방에 앉아 상대방의 얼굴을 쳐다보며 굳이 말이 없어도 아주 천천히 차를 마셔보라는 것이다. 마치 시간이 우리들의 의식을 벗어나 있는 것처럼..... 그 순간 우리는 깨어있는 것이며 우리의 삶을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현대인의 생활은 너무나도 빨라서 주위의 사물과 사람을 천천히 음미하며 대하는 기회를 가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람들과의 대화는 너무나도 사무적이고 형식적이며 우리가 이동하는 거리는 멀고 속도는 너무나도 빨라 우리가 지나가는 어느 장소 한군데라도 우리들의 발길이 온전히 지면에 머무는 것을 의식할 수 없다. 그야말로 우리는 공중에 떠서 이 곳 저 곳을 분주히 부유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렇게 빠른 속도로 스쳐가는 우리의 모습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우리 삶과 인생을 그냥 스쳐보내버렸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은 아닐지.....

평화로움은 분주함으로부터 생겨날 수 없다. 평화로움은 조급함으로부터 생겨날 수 없다. 그것은 또한 분노와 집착과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깊은 골에서부터도 생겨날 수 없다. 우리는 평화로움을 온전한 존재로서 느끼기 위해선 대상과 깊이 교감해야 한다. 산길을 걸으며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나무를 향해 기어가는 애벌레 한 마리와도 대화해야 한다. 떨어지는 나뭇잎과도 대화해야 하고 시들어가며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나무와도 대화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자연에게서 배워야 한다. 평화로움의 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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