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9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혁명에 대한 그리고 민중에 대한 순수하고도 광적인 열정', 사회주의 혁명이 소련에서 일어나고 많은 제 3세계국가들이 사회주의 혁명을 거쳐 사회주의라고 하는 다른 체제로 자신의 국가운명을 정해갔지만, 사회주의라는 것이 인민과 민중을 억압하는 또 하나의 체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가고 결국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바로 체 게바라가 몸소 자신의 생으로 드러냈던 순수하고도 광적인 열정이 부족했던 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욕심이라고는 한 순간이라도 갖지 않고 오로지 민중들의 삶과 동료들의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삶을 살아갔던 그, 체 게바라 그의 전기를 덮으며 나는 이 시대에 과연 이렇게 완벽한 인간이 살았다는 것에 많은 기쁨과 희망을 간직할 수 있었다.

럭비선수생활을 하고 의사의 길을 걸었으며 혁명가이자 게릴라였고, 한 국가의 주요 요직들을 두루거쳤으며 현실과 세상에 대한 앎의 눈을 감은 적이 없는 학자였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내면적이고도 깊은 사랑을 간직한 휴머니스트였던 그는 제국주의국가 미국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라틴아메리카국가의 농민과 원주민과 민중들의 횃불이자 꿈이었다. 그는 권력의 자리에서도 항상 민중들의 인간다운 삶을 생각해왔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에 자신의 인생을 바쳤다. 순간 순간 생존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던 산악지대에서의 게릴라 활동 중에도 그는 자신의 안전에 앞서 타인의 안전과 생명을 고려하였고, 그가 가진 폭넓고도 명쾌한 지식과 판단에 그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비록 그가 지향했던 무장혁명투쟁이라고 하는 것이 사회변화에 있어서 가지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는 따로 할말이 없지는 않지만 그의 삶을 놓고 볼 때 그가 보여준 참다운 삶의 전형은 책을 덮고도 오랜 시간을 내 삶을 돌아보게 하였고, 또한 내 일상 매 순간에 반성과 성찰을 가져다 줄 것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그 마음을 상황의 변화 속에서도 잃지 않고 굳게 견지할 수 있는 초지일관된 그의 강직한 마음은 육체의 만족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적과 동지가 순식간에 뒤집어지는 현재의 국제관계에도 그리고 주위의 삶들에 별 관심이 없이 자신의 안위와 쾌락만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모범이자 정신의 횃불이 되어주고 있다.

전에 읽었던 멕시코 남동부 산악지대에서 게릴라 활동을 하며 인터넷을 통해 그 실상을 전세계에 알려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를 들고 싸우는 마르코스 부대장의 활동은 체의 영혼이 살아서 이끄는 일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그의 육체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졌지만 그의 정신은 반대로 영원히 살아서 우리들에게 인간의 참다운 삶의 전형으로 확장되어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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