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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여행 + TAPE
김영우 지음 / 정신세계사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생활을 보내며 나는 스스로 유물론자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강한 암시를 줄 때 가끔씩 내 뒤통수에서 뭔가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 영우 박사의 책을 읽으면서도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단지 과학과 물리적인 세계에서는 증명될 수 없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내 스스로의 느낌들이 내 속에서 나를 휘젓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의학자 김 영우 박사가 원종진이라고 쓰여진 이와 함께 한 최면요법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많은 사실들과 목소리들의 예언은 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삶을 보다 전체적인 영혼의 성장의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따라서 지금 우리가 가진 여러 가지 업들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해준다.
나도 군 생활을 하면서 정말 마음에 맞지 않는 바로 윗 기수의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 누구도 그토록 미워하며 생활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지금도 때로는 그 시절을 생각하면 속에서 올라오는 분노의 덩어리를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내가 전생에 그에게 진 빚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젠 그때의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보다 쉬워졌다. 내가 이 생애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영혼의 관점에서 보면 생을 반복하면서 이어져왔던 인연일 수 있고 다음 생애에 또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이 생애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좀 더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지금 내가 결혼하려고 하는 그 여자는 전생에 나와 무슨 관계가 있었을까? 그녀와 내가 결혼에서 전생에서 이어진 무슨 업을 어떻게 풀어가며 살아갈 것인가? 이제서야 나에게 나타난 영적인 삶들을 제시하고 이끌어주는 고마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나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이 삶이 나의 영혼의 성장을 가져올 것인가? 하는 많은 물음들이 내 머리 속을 헤치며 지나다닌다. 다만 현 생애에서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그것이 후생에까지 이어져 좋지 않은 업들을 만들어서 가는 것은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것이 순전한 내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내 마음을 우주의 기운에 맞추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이기심과 탐욕이 배제된 사랑과 겸손 그리고 희생을 내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길러가는 노력이 현생의 나에게 필요한 것임을 깨우쳐본다.
언젠가 꿈속에서 내가 죽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책에서 나오는 대로 죽음의 순간에 그 죽음을 느끼고 바라보는 내 속의 어떤 존재가 있음을 꿈속이지만 뚜렷하게 나는 느낄 수 있었고, 어쩌면 그것이 나의 전생의 한 모습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전생의 삶과 그것이 주는 의미를 알 수 있다면 현생의 삶과 그 의미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의 삶을 더욱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하지만 난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 그 모든 정보가 고스란히 내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