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사람 다석 류영모 (상) - 다석사상전집 1
박영호 지음 / 두레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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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에게 참다운 가르침을 주는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배움이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완전한 존재와의 만남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참된 정신을 가지고 깨우친 이의 영성을 접하며 산다면 자신도 깨달음의 길목을 환히 비추고 있는 등불을 보게 됨은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비록 내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이 공간에 그와 육체의 현현으로 만날 수는 없지만 그의 가르침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그와 나와의 만남을 이루어지게 한다.

그는 유, 불, 선의 종교를 모두 섭렵하여 종교 다원주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는 '달을 가리키는 손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우리에게 일러준다. 그는 육체인 제 나를 죽여서 영원한 존재인 얼 나를 살리라고 우리에게 말한다. 그의 말은 그의 영성과 깊은 사상으로부터 나온 것이기에 가벼이 넘기지 못하는 커다란 무게가 있으며, 비록 책 속에 담긴 그의 말이지만 나의 마음 속에 그의 마음을 따르게 하는 그 무언가를 남겨 주었다. 지금까지 많은 가르침을 주는 책들을 접하면서 우리 나라에서는 왜 내가 따를 만한 훌륭한 분이 없었을까? 하는 의문에 마침내 종지부를 뚜렷하게 찍어준 이가 나에게 나타난 것이다.(물론 위대한 사람은 많았지만 내가 마음과 몸으로 따르고 싶고 따를 수 있는...) 물론 그의 삶과 의식이 평범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거쳐 온 성장과정과 결혼생활을 통해서도 깨우침의 길을 걸어간 그의 행로는 내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이미 지나간 발자국을 남겨 준 것이다.

그가 남긴 말의 의미를 쫓아 마음의 수련을 시작할까 한다. 비록 그가 처음으로 절대자인 얼의 존재, 참 존재를 느끼고 믿음을 가진 나이에 비하면 너무나도 느리고 게으른 행보이긴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이 작은 능력이라도 진리의 길을 밝혀준 그의 행로를 따라 나아가 보는 것 외의 기쁨이 또 어디 있을까? 하나님의 뜻을 쫓아 그의 말대로 산 사람들을 하느님으로 보지 않고 그들의 제 나를 한 인간으로 보고 하느님에게로 향하는 그 길을 직접 걸어가고자 한 류영모, 그는 석가와 예수가 20세기에 우리 나라에서 부활한 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석 사상을 통하여 우리는 나와 민족이라는 틀을 넘어 더욱 큰 '진리'에게로 이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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