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삶과 전설 1
부사령관 마르코스 지음, 주제 사라마구 서문, 후아나 폰세 데 레온 엮음, 윤길순 옮김 / 해냄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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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까마득하게 채워 하늘을 뒤덮고 있는 아파트 단지들, 끊임없이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달리는 자동차들, 허위와 거짓으로 치장한 상품 광고들, 세상을 뒤흔드는 돈의 힘....그러나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 과연 나는 하루 하루 평화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일본의 전자제품과 헐리우드의 영화와 동남아시아의 외국노동자들이 거리를 기웃거리며 기업을 중심으로 노동력과 상품과 자본이 국적의 경계를 넘어 마구 휘젓고 있는 세계화의 세상, 그 세상은 과연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 나는 물음을 던지게 되었다. 멕시코의 역사적 사실과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조직적인 반란을 접하면서.

멕시코의 남동부 산악지대에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자본의 횡포에 조직적인 반란을 시작한 그들의 말과 언어는 그들의 유린된 인간의 존엄과 평화와 정의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비록 지구의 반대편에 살고 있는 나의 삶의 단면에서 잃어버린 인간의 존엄과 평화와 정의를 다시금 되묻게 되었다. 어쩌면 역사는 흐르고 흘러도 권력층에 대항하여 피지배층이 누리려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 정의라는 가치는 이다지도 얻기가 힘든 것인가? 어쩌면 다수의 사람들이 당연히 누려야할 정당한 민주주의는 참된 민주주의는 이리도 막막한가?

하지만 불의와 압제가 있는 곳에선 그에 대항하는 저항과 반란이 있다. 자본의 횡포와 그를 보호하는 신자유주의의 정치적 폭력에는 그에 대항하는 원주민의 삶과 자연의 보호라는 가치와 인간의 존엄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민주주의가 있다. 더욱이 혁명군 부사령관 '마르코스'라는 인물은 토착적이고 원시적인 원주민의 투쟁형태를 최첨단의 인터넷 네트워크의 통로를 이용해 그들의 정당한 권리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위대한 유산인 대자연이 자본의 침투로부터 보전되어 후세에 전달될 수 있도록 헌신한다. 원주민의 정당한 권리와 마르코스의 말의 만남은 그들의 무기가 되어 거세어지는 자본과 신자유주의의 횡포에 맞서는 거대한 장벽이 되었다.

사실에 근거하고 대다수 사람들의 정당한 권리에 기초한 말은 거짓과 사기와 폭력이 대변하는 말과는 달리 내면적이고 의식적인 거대한 힘을 형성한다. 비록 그것은 물리적인 형태의 가시적인 힘은 아닐지라도 그러한 폭력적인 힘을 물리칠 거대한 잠재력이 되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내면에서 우리를 변화시키는 진정한 힘. 이미 그 힘은 멕시코의 전역으로 퍼져나가 시민들을 움직이면서 아메리카로 유럽의 여러 나라로 그리고 아시아를 거쳐 전세계로 퍼져 가는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파도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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