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즐거움 (양장)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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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을 공부하는 내게 한 수학도의 인생이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 하고 내심 의문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역시 배움과 깨우침의 길은 인생 그 어느 영역에서도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3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책읽기가 보다 편안해지고 폭넓어진 한 만학도의 배움의 길에 좋은 지침이 되어주었다.

저자는 자신의 수학에 대한 능력을 평범한 사람의 것이라고 스스로 말한다. 그는 학문의 길에서 만난 많은 천재들을 접하면서도 '그들은 천재이고 난 평범한 사람이니까'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그는 천재들이 노력한 두배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마음의 준비를 항상 갖고 있으며, 그 의지와 끈기는 결국 여느 천재들이 받아보지 못한 수학의 노벨상인 필드상의 수상 영예를 그에게 안겨 준다. 무한 급수의 유한 급수로의 해소에 관한 연구로 2년간 매달리다 프랑스의 한 젊은 학자에 의해 좌절한 사실과 그 좌절 속에서의 자기 편견의 극복과 소박한 마음으로의 회귀, 그것은 더욱 큰 도약을 위한 반석으로 자리매김 된다.

그의 일생에서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내가 가장 크게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바로 소심심고(素心深考)의 미덕이다. 비록 그 자신이 인정하듯 그는 천재는 아니었지만 천재들의 천복을 능가하는 끈기와 노력과 소심심고의 미덕이 바로 우리에게 더욱 큰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그런 자세는 일상의 모든 사람과 모든 일에서(비록 그것이 하찮은 것일지라도) 교훈을 가질수 있는 그의 특별한 능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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