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 언니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공지영의 성장소설이기도 한 이 책은 60년대에 태어나 70년대의 성장기를 거치고 80년대 학번으로 대학에 들어가 민주화운동이 많았던 대학생활을 통해 인생을 거쳐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앞 뒤의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자신의 어린 성장 시절의 이야기로 채워가고 있다.

이야기 속에서 작가 자신과 자신의 첫사람이었던 봉순이 언니와의 관계와 삶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봉순이 언니의 손에서 자란 작가의 성장과정과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벚꽃놀이에서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남의 집 식모살이로 어렵고 서럽게 살아가는 봉순이 언니의 성장과정은 비록 한 사람은 주인집 딸로서 그리고 한 사람은 그 집 식모로서 만나지만 그들의 삶은 비슷한 사랑의 결핍과 사랑에의 갈구로 이어져 있다.

봉순이 언니의 세탁소 병식이 아저씨와의 첫사랑은 병식이 아저씨의 본심과는 상관없이 사랑에 목말라했던 봉순이 언니의 불운한 첫사랑이었으며, 병에 걸린 시골 아저씨와의 재혼도 자신과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 하나만 덩그러니 남겨놓은 채 세상을 떠나버림으로써 결말이 나고, 또 작가는 어머니로부터 개장수와 눈이 맞아 떠나가버린 봉순이 언니 이야기를 듣고서 서럽고도 질곡이 많은 그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봉순이 언니의 삶은 작가에게 있어 60년대의 경제개발과정에서 소외된 우리네 민중들의 불운한 삶의 전형 또는 극한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된다.

그 역시 대학에서 사회현실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갖게 되었을때부터 민중의 편에 서고자 했으며 그 때마다 그의 마음속에는 그가 만난 첫사람의 기억과 그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이미 많은 것이 변해버린 지금 어떤 향수와 연민이 그에게 봉순이 언니를 다시금 떠올리게 했을까 하고 생각에 잠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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