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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오웰이란 사람은 실천적인 사람이다. 그는 카탈로니아의 찬가에서 보여지듯이 직접 스페인 내전에 참여해서 자신의 의지를 실현한다. 그 과정에서 소련 사회주의의 기회주의적인 속성과 혁명의 어긋남을 깨우치게 되고, 이는 바로 동물농장이란 수작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서 깊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진리를 빚어낼 줄 아는 능숙한 도자기공이다. 캠브리지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5년 동안 버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하며 자신의 경찰생활에 대한 진지한 비판에서부터 사회현실에 눈뜨게 된 그는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한 번도 피해가지 않고 정면에서 부딪히며 현실에 다가간다. 이런 그의 자세가 1990년도에 있을 소련 사회주의의 붕괴를 시작으로 한 사회주의권의 몰락을 미리 예견하는 선지자의 눈을 갖게 해 준 것이다.
동물농장에서 그는 많은 것을 풍자하고 있다. 풍자는 약자의 서시이자 현실 비판이듯이, 그는 프롤레타리아, 인민의 관점에서 혁명의 시작과 전개와 배반의 과정과 그 결말을 톱니바퀴처럼 꽉 짜여진 스토리 전개로서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는 맑스를,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돼지들은 볼세비키를, 개들은 비밀경찰을, 그 외 동물들은 프롤레타리아를, 인간은 자본주의 국가를 의미하는 이 풍자는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현실의 소비에트를 풍자하였다.
그래서 이 작품은 출판에서도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서야 비로소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 그는 동물농장에서 혁명의 원인 및 대의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이 너무나 중요함을 강조한다. 특히, 그 과정에서의 인민의 정치 참여와 의식적 자각은 혁명을 계속하여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혁명 과정에 너무나도 무지하게 돼지들에게 권력을 맡겨버린 글도 모르고 사고도 모르는 우매한 동물들을 비판하고 있으며, 그들의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과 견제 정신의 무지를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소련의 사회주의화 과정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되어서는 뭔가 빠뜨린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것은 이후에 이어진 오웰의 역작 '1984'년으로 이어진다. 그는 스탈린의 사회주의 체제를 진정한 사회주의로 보지 않고 국가 자본주의 또는 전체주의 사회로 보고 따라서 이러한 전체주의 사회가 극에 달할 때 그릴 수 있는 모습을 '1984'에서 재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동물농장'에서의 풍자는 권력이 존재하고 독재자가 군림하는 인류의 역사가 지속되는 언제 어디서라도 우리에게 같은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한 순간도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매 순간 순간 쟁취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