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연금술사, 쥐스킨즈...

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좀머씨 이야기'에 이어 두번째로 접한 파트리크 쥐스킨즈의 작품 '향수'는 나에게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기발한 것이며, 또한 그 상상력이 얼마나 존재로부터 뿌리내린 것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 호흡은 생명의 시작이자 그 생명을 유지하는 일관된 인간의 운동인데, 바로 이에 착안하여 향수라는 것은 만들어졌다는 것.... 또한 이 향수로 하여금 어느 누구에라도 자신에 대한 호감, 반감에서부터 숭배에 이르기까지 모든 느낌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은 기가 막히다.

저자의 천재성은 각종 메스컴을 거부하며 오로지 글쓰기만을 목적으로 삼았던 그의 도도한 태도와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만의 '향기'를 가지고 있다. 과연 나는 어떤 향기를 가지고 있으며, 내가 가진 향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느낌을 가지게 할까? 보다 좋은 향기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