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기술 - 인생의 교사 크리슈나무르티가 전하는 영원한 삶의 교과서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지음, 박윤정 옮김 / 황금나침반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조심껏 들었다.

그에 대한 아픈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크리슈 나무르티란 로고가 적혀진 책을 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가 쓴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한번도 제대로 읽었던 기억이 없다. 그가 사용하는 개념의 구멍들 속에 빠져 허우적 대다가 책 밖으로 뛰쳐 도망나오기가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책의 표지부터 훑어갔다.

역시 그의 책은 쉽지가 않다.

개념 하나가 나의 뒷발목을 붙든다.

"사랑"이다.

사랑을 하지 말라. 그것은 우리의 집착만을 부풀릴 것이다.

사랑하라 비로소 그대는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될 것이다.

듣는다는 것도 나의 짧은 점프 실력으로 넘지 못하는 말이다.

그가 이렇게 교묘하게 숨겨둔 장치들은 각 장마다 나의 발목을 잡기도 하고,

질퍽한 늪속으로 나를 빨아들이기도 한다.

때로는 날카롭게 날아오는 창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옅은 가스처럼 천천히 나를 질식시키게 만든다.

그의 책을 이번에도 도저히 다 읽어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소득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놓은 덫들을 알아차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그의 책을 들게 될 때에는 그의 장치들에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삶의 질퍽한 구멍.

그 속에 모든 사람들이 빠져 산다.

때로는 자신이 빠져 있는 지도 모르게..

때로는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허둥대는 삶의 질퍽한 늪..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칼날이 순식간에 코를 베어 가기도 하고

온몸 채로 자루 속에 집어던져지기도 한다.

할!

 

다시 당신을 찾겠다.

 

p.s : 번역은 그런대로 읽는데 큰 무리는 없었지만..

제목의 번역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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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7-03-2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덫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경지...아~ 부럽슴다. 쩝쩝...

달팽이 2007-03-2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이가 너무 귀엽습니다. 이카루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