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화두 참선법
원택 엮음 / 장경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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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따뜻해진다. 강한 햇살 속에 매화꽃도 피었다. 또 한 해가 시작되고 한 해 살림이 시작되려 한다. 천지이 기운이 바뀌면 봄도 오고 꽃도 필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봄여름가을겨울이 지나가고 인생이 덧없이 흘러갈 때 삶의 바른 의미와 도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책 한권을 든다. 성철 스님의 화두참선법이다.

 

  사실 성철 스님의 깊은 경지 때문에 스님 앞에서 법문 듣듯이 책을 드는 마음에 불편함도 많다. 동정일여, 몽중일여, 숙면일여의 경지를 가지고 내 앞에 묻는다면 뭐라고 말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밖으로 흩어지는 마음을 경계하고 안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바칠 뿐, 내게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님이 가졌던 인생의 크고 원대한 뜻이 이 새 한 해를 시작하는 데 내게 도움이 될 듯하여 이 책을 들었다.

 

  이제 나이가 지천명에 가까워지는 즈음, 세상의 경험도 할 것 다 하였고,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도 사귀어보았고 또 세상 살아가는데 마음 닦는 것이 중요함도 알았다. 그러나 아직 진리와는 거리가 멀고 늘 올라오는 업장을 마주하고 살아야 하고 또 밖으로 끌리는 경계도 맞이하고 살아야 하는 중생처지라...하루 하루 바치고 닦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내 생활에 서늘한 경책은 필요한 것이다.

 

  공부인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계로서 올해 성철스님의 가르침의 방향으로 삼아볼까 한다.

첫째, 잠을 적게 자야 합니다.

둘째,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내게 쓸데없는 잡담이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또는 지루함을 잊기 위해 동료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줄이거나 말라는 말입니다.

셋째, 문자를 보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내게 문자를 보되 문자를 떠난 도리를 생각하고 보아야 합니다. 문자 속에 텅 빈 종이를 보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합니다.

넷째, 과식하지 말고 간식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저녁에 식사가 과하면 마음이 혼몽해지고 졸음이 옵니다. 점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조금 소식하고 마음을 맑게 하는 음식을 가려 먹어서 공부하는데 도움되게 해야 합니다.

다섯째, 돌아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내게 몸도 재미나 취미찾아 돌아다니지 말아야 하겠지만 앉은 공부의 자리에서 마음도 어디 헤매고 돌아다니지 말고 잘 안주하여야 합니다.

 

 화두 공안에 대한 한 이야기로 마음을 매어둡니다.

 

"오색 비단 구름 위에 신선이 나타나서

 손에 든 빨간 부채로 얼굴을 가리었다.

 누구나 빨리 신선의 얼굴을 볼 것이요.

 신선의 손에 든 부채는 보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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