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을 바쳐라
김재웅 / 용화 / 1995년 11월
평점 :
절판


  김재웅 법사님의 다른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조상님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일이라든지 전생의 일이 원인이 되어 현생의 그 사람의 어떤 특징을 만들어낸다는지 서로의 업장을 주고 받기 위해 남녀가 또는 업장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만나자마자 가슴에 불꽃이 확 튀는 일이라든지....

 

  아침에 잠시 차를 끓여마시는 물을 뜨러 내원정사에 들렀다. 아침부터 어느 영가천도를 하는 스님의 목소리가 맑고 우렁찼다. 이렇게 업장 닦는 이가 천도해주는 영가는 그래도 복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차서 물이 차갑지만 물을 길으며 "이 물로 차를 마시는 사람 모두가 신심발심하여 부처님 전에 복 많이 짓기를 발원" 하고 원을 세웠다. 시간이 없어 대웅전에 들러 부처님 전에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가는 미안한 마음에 대고 '미륵존여래불'하고 바쳤다. 다음에 오면 꼭 인사올리겠다는 다짐과 함께..

 

  업장을 녹이는 방법으로 백성욱 선생님께서 이르는 방법이 바치는 법이다. 요즈음에는 이 바치는 법이 매우 중요하다는 느낌이다. 물론 이 마음도 바쳐야 하지만... "왜? 바치라고 하셨을까?" 하고 생각이 많이 들었다. 화두를 드는 것과도 확실히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되었다. 화두는 '모르는 마음'으로 들어가는데 그 모르는 마음은 오직 모를 뿐인 마음을 가리킨다. 그런데 자신의 그릇도 모르고 화두를 공부삼아 할 수 있는 인연인지도 모르고 하면 아상 연습이 된다. 도통을 훔치려는 도둑놈 마음이다. 그런데  '미륵존여래불' 하고 바치는 마음은 환희심과 공경심이 나서 좋다. 또한 내가 가진 한껏 못난 마음을 부처님 전에 드리는 마음이고 그것을 부처님이 다 받아주시니 또한 고맙다. 스스로 그 마음을 끊는다는 것은 오히려 그 마음을 증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또 불, 법, 승에 대한 고마움과 공경심이 절로 올라오니 그것이 바른 공부방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처님은 마음이 한껏 크시고 온누리에 가없이 넓으시기 때문에 우리 중생의 마음을 다 받아주신다. 또한 부처님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이 중생심의 마음을 받아 해탈시키는 것이니 내가 가진 못난 마음 부처님 전에 드리고 하나 하나 닦아나가는 것이 부처님을 위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나아가 이렇게 내 못난 중생심을 다 받아주시니 고맙고 그 빈 자리에 부처님의 지혜가 들어올 자리가 마련되니 또 고맙다. 이렇게 공부 열심히 하다보면 부처님 전에 부처님 시봉하는 보다 큰 마음도 쓸 수 있는 용심이 생겨서 정말 부처님 공경 시봉 잘 하게 되는 것이 소망이 되어야 한다.

 

  공부하시는 도인들의 세계는 우리 중생이 가늠할 수 없는 세계에 살고 계시고 또 그 하시는 일의 범위도 우리들이 함부러 가늠할 수 없는 큰 일들을 하고 계신다. 평소 몸의 집착을 생각으로 짐작하여 죽고 나면 화장하면 그만이라 생각했는데 삶아서의 습을 잘 닦지 못하면 죽어서도 고생하고 끌려다니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위로 조상님들과 돌아가신 부모님의 제사를 정성껏 모시는 의미도 알게 되었다. 기일만이라도 생전에 좋아하시던 음식 장만하여 잘 제사지내고 또 함께 온 영가들도 보살피는 마음도 쓰면 좋을 것이다.

 

  세세생생 바른 스승 만나고 바른 법 만나 부처님 시봉 밝은 날과 같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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