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사자의 서
파드마삼바바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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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주위의 친한 사람들이 죽음의 과정을 겪어갈 때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고도 확신할 수 있는 가이드가 없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마음의 방황 속에 안타까운 시간들을 보냈던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티베트의 성자 파드마삼바바의 영적 제자들 또는 자신의 환생으로 티베트의 많은 동굴에서 찾아낸 죽음의 비밀에 관한 이 책이 나오면서 서양세계는 쇼크에 빠졌다. 그것이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내려오는 사후세계에 대한 밑그림과 일치하였을 뿐 아니라 그 자신이 경험한 사후세계를 의식 속에 간직하고서 다시 태어난 그가 직접 작성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누구나 비과학적인 어떤 믿음을 갖거나 그 영적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맹목적 종교라도 그 믿음을 자신의 삶 속에서 체화하여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태어나면서 특별한 성숙함을 갖고 태어나거나 특별한 스승의 인연으로 그 길을 안내받지 않는 한 꾸준히 인생의 가치를 영적인 것으로 대치시키면서 공부의 깊이를 더해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사후세계에 대한 영적 지도를 구체적으로 펼쳐 보임으로써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할 뿐만 아니라 인생을 수행하며 살지 못했다하더라도 죽음의 순간 밝아진 마음이 잘 인도되어지면 영원한 행복의 길에 이를 수 있음을 설명한다.

 

  우리는 흔히 윤회 속에 태어나 자신의 길을 모르고 살고 특히 자신의 마음을 모르고 산다. 자신의 마음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는 수행을 하면 그것으로 전도되지 않은 세상의 진리를 볼 수 있게 되는데 그것을 깨달음이라 한다. 이런 깨달음을 깊이 체득한 수행자라면 죽음의 순간 초에니 바르도에서 나타나는 절대적 빛에 스며들어 영원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라면 죽음의 순간 기절하여 마음이 수일 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평소 깊은 잠 속에서까지 의식을 유지하는 성숙한 수행자라야 이 초에니 바르도에서 자신을 영원한 지혜와 합일시킬 수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나타나는 것이 치카이 바르도이다. 이는 인간을 구성하는 다섯 원소인 물, 불, 흙, 공기, 의식의 빛이 현현하여 사자 앞에 나타나는 과정이다. 이 때에라도 그 밝고 강렬한 빛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속에 합일을 이루면 부치님의 진리와 지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평생 살아온 카르마가 스스로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면 그 다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평화의 신들과 분노의 신들이다. 일주일은 평화의 신들의 출현하여 그를 구원하려 하고 그 다음은 분노의 신들의 출현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이 신들도 모두 지나치면 갈수록 영적으로 거칠고 탁한 세상으로 떨어지게 되고 마지막에는 다시 환생을 위한 자궁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결국 이 모든 것들도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파드마삼바바께서는 말한다. 자신의 카르마가 만들어낸 현상 속에서 자신이 그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되는 순간 그것들은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평생을 자신의 몸과 마음의 집착 속에 살아온 사자가 이를 알아차리기는 쉽지는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환생의 과정을 거쳐 다신 인간 세상이나 육도 윤회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가 죽을 때에는 가족이나 친구 그 어느누구도 나의 처지를 대신해주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이 겪어야 하고 나만이 헤쳐나가야 한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는 나의 윤회를 결정할 것이고 그 주사위가 던져지기 전 우리는 공부의 인연을 만들어야 한다. 바르도의 기간 중 부처님이나 영적 스승을 떠올리고 만트라를 외우는 것만으로도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파드마삼바바님께 지극한 존경과 경의를 바친다.

 

  결국 죽음이란 삶이다. 지금 마음이 조복받지 못한 것은 바르도의 세계에서도 조복받지 못한다. 다행히 인연있는 영적 스승을 만나 바르도의 세계를 안내받을 수 있는 인연이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세상의 진리는 우리 중생의 마음을 더욱 성숙하게 하려하고 또 구원해주려고 수많은 진리와 지혜의 빛이 현전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우주의 실상은 모든 존재를 해탈시키는 데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밝아진다.

 

  이 책을 읽은 인연으로 마음 더욱 밝아져 부처님 전에 시봉 잘하도록 세세생생 수행 열심히 하기를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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