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우서 親友書 - 친구(왕)에게 보내는 편지
용수 보살 지음, 지엄 옮김, 수다지 캔뽀 강설 / 운주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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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수보살이 낙행왕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글은 짧은 단위로 읽기에 매우 좋다. 짬짬이 시간을 내어 마음을 조복받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마음이 따라가는 공부의 깊이는 아득하다. 현실에서의 삶, 부모님에 효도하는 공덕아 가진 의미와 행으로 인한 업의 결과가 맺고 나타나는 과정, 죽음을 통해 지수화풍이 분해되고 의식체가 남아 그곳에 행위와 생의 업이 저장되어 중음단계에서 겪는 과정과 그 사후세계의 다양한 삶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복짓는 삶이 왜 중요한 지 알게 한다.

 

   행복도 불행도 모두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신, 구, 의로서 업을 지어서 그것을 자신이 받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옥도, 아귀도, 축생도에 떨어져 그 삶을 되풀이하고 산다. 인간 몸을 받고 태어나기 힘들고 부처님의 법문과 진리를 접하기 힘들고 그 진리의 법문을 듣고 마음 발심하여 선업을 짓고 나아가 부처님의 지혜에 이르는 행을 하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지금 나는 이 탈을 쓰고 있지만 내생에 무엇을 뒤집어 쓸지 그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는가?

 

  이 탈을 뒤집어 쓰고 있는 나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가? 이 뭣꼬? 전강스님의 몽산법어와 함께 우리 사는 세상과 사후세계에 대한 전체 지도를 그려볼 수 있게 하고 우리가 짓는 인과 연이 업이 되어 우리들에게 돌아오는 원리를 깨닫고 수행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통해 우리는 진리의 세게에 들어간다.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끝을 기둥으로 삶의 주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인연을 우리는 만들어야 하고 그 곳에 이르는 인연을 결국 부처님의 법문을 통해서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법문을 전해 주고 내 갈 길을 일러주고 내 마음을 일깨워주는 것이라면 그것이 책이든 TV이든 테이프건 그림이건 음악이건 무슨 상관인가? 무엇보다 간절하게 희구해야 하고 간절하게 원해야 한다. 금강경 독송의 이 절에서 장로수보리가 부처님께 법을 청하는 장면 역시 그러하다. 부처님은 간절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법을 설하지 않는다. 아니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법을 설해보아야 의미가 없다. 그러하니 우선 공부를 하는 동기와 마음이 중요하다. 인생의 문제에 얼마나 간절하며 이 윤회중생의 삶을 벗어나기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가 중요하다.

 

  계는 우리들이 바른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계를 어겨서 살생을 하거나 사음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게 되면 결국 그 업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못만들게 된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최근에야 깨달았다. 정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좌선하여 화두든 염불이든 독송이든 우리의 지금 모습을 쓰고 있는 본래면목을 탐구해야 한다. 그러할 때에야 비로소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도리를 실천할 수 있다. 이러한 깨달음의 눈을 가져야 비로소 지혜로운 관과 행이 가능하다. 삶의 주인으로 자유자재하게 중생을 이끌 수 있는 도리가 여기에 있다.

 

  결국 모두 내 마음에 짓고 내 마음과 몸이 받는 업장인데 자유인이 되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수 있는 삶은 얼마나 위대한가? 나도 세세생생 공부인의 길을 걸어 내 마음을 잘 살펴 대자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그것이 나를 있게 해 준 이 모든 인연에 내가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살 수 있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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