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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풀어 다시 읽는 주역
서대원 지음 / 이른아침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주역은 두 가지의 의미로 풀어낸다. 하나는 철학적이고 처세술적인 풀이이고 둘째는 점성술의 풀이이다. 이 책은 전자의 방법을 따랐다. 그러나 일생을 주역의 세계에서 놀았던 한 진지한 학자의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배겟머리에서 주역의 의미를 생각하며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맞이하며 그 의미와 성찰에 골몰했던 사람의 글이라고 볼 수 있다.
괘와 효로서 주역을 풀이하는 방법의 책은 어렵다. 그런데 적어도 이러한 철학서와 처세술로서 읽어가는 주역은 그 의미가 내게 더 가까웠다. 공자님이 주역을 묶었던 책의 가죽이 세 번 떨어져 다시 고쳐쓸 만큼 주역을 말년에 탐독했던 이유가 바로 주역이 가지고 있는 깊은 인생의 철학적 의미였고 따라서 인생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리라.
결국 주역은 인생의 어떤 영역에 대입하여 풀어내어야 할 인생의 지침서라기 보다는 마음의 수행을 통해 굳이 글이 아니어도 순간의 진리와 군자의 도로서 살아가야 할 큰 인생의 밑그림이다. 이 책은 대중서로서 쓰려고 하니 보다 대중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풀어나가기 했지만 일반인들이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아 이정표로서 쓰면 좋을 책이다.
한 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마음과 인생이 담기는 영역 하나쯤은 갖고 살아가면 좋을 것이다. 적어도 그 영역에서 보다 깊은 삶의 지헤를 만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주역이든 아니면 경전이든 우리는 그를 통해 보다 껍질한꺼풀 벗겨진 삶의 진리를 마주하게 된다. 그러면 삶이 얇은 물이 흐르는 것 처럼 가볍고 천박하지 아니한 깊은 인생의 맛을 찾아가게 된다.
인생이 어려운 시기에 굳이 마음에 맞지 않는 벗들과 어울려 세월을 흘려보내기보다 스스로 공부의 길에 매진하면서 훗날의 인연을 기다리는 것이 낫다. 살아가는데 만날 수 있는 인생의 친구나 대인 또는 귀인을 맞이하며 살 수 있다면 길하고 이로울 것이나 그런 친구를 떠나보낸 상황이 된다면 일부러 마음에 맞지 않는 친구를 구하려 에너지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군자의 도리를 따라 공부하고 사는 인생이 더욱 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