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듯 너를 본다 J.H Classic 2
나태주 지음 / 지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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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모든 인간살이가 때론 아름답습니다. 굳이 사랑이란 이름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사물과 세상과 펼쳐진 순간의 꽃을 마음을 열로 대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꽃을 보듯 우리는 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태주님의 시를 보면 꼭 훌륭한 시인이 아니어도 누구나가 공감하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한 장 한 편 따라 편하게 읽어봅니다. 문득 시내 서점에 들렀다가 눈여겨 보아둔 책을 이제서야 손에 잡고 읽습니다.

 

  누군가에게서 마음담긴 선물을 하나 받게 되면 그저 마음이 설레입니다. 누군가에게 음반 하나를 선물해도 내 마음은 설레입니다. 선율이 그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까 하고 말입니다. 선율은 음의 높낮이와 시간에 따른 흐름이 만들어내는 소리입니다. 작곡자의 마음의 선율을 따라 세상의 소리로 표현해낸 것이죠. 그게 사람의 마음을 파고 들어 그 사람의 감정을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또 다른 시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받은 아름다운 감동을 그도 받을 수 있기를 하고 바랍니다.

 

  풀꽃

 

나는 그대를 만나러

건너편 강이 되기도 하였고

담너머 한 그루 나무도 되었다

하지만 그대는 알지 못했다

 

나는 그대를 만나러

담벼락의 작은 풀꽃이 되었다

그대의 눈 안에 들기 위하여

그대만의 사랑이 될까 하고

 

하지만 여름 내내

그대는 무수한 발자국을

내 옆에 찍고 지나가면서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혹시나 나를 볼까

행여나 돌아 볼까

오직 그대라는 꿈 하나로

나는 작은 풀꽃으로 피었는데

 

그대의 눈길 한 번 받지 못하고

태풍에 나는 쓰러져버렸다

그대를 만나러 온 이 한 생애

한 여름이 다가도록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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