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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강의
남회근 지음, 신원봉 옮김 / 문예출판사 / 1997년 9월
평점 :
절판
공자님이 오십에 들어 공부하기 시작하였다는 주역. 세상과 우주의 진리와 이치가 변화하여 인간이 삶에 영향을 미치는 면들을 관찰하기 위해 공부한 것이다. 태극이 펼쳐져 음과 양의 양극이 되고 그것이 펼쳐져 사괘 그리고 팔괘에서 64괘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변화무쌍과 길융화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이해관계를 탐하는 사람들의 주된 공부거리가 되어 왔다. 그러나 우주의 본성과 진리에 대해 마음이 깨어 있지 않으면 이 주역 공부 또한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되지 않으면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고 그러면 우주의 변화의 기미를 알아서 그 변화방향을 연구하여 삶을 조정하고 우주의 변화에 화하게 하는 작용을 감당할 수 없다. 그러하니 공자님께서도 나이 오십에 이르러서야 주역에 심취하셨고 주역을 베고 주무셨다. 늘 머리맡에 두고 아니 늘 마음 속에 품고 공부하는 자세로 화두처럼 갖고 있어야 비로소 주역의 이치를 알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남회근 선생님의 주역을 언젠가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었고 그래서 이미 책이 몇 권 있다. 그런데 늘 때를 가늠하다 이제 이 책을 시작으로 주역 공부에 입문한다는 마음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아직은 괘의 내용과 효의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천천히 공부의 소재로 삼아서 알아가려고 한다. 더불어 늘 마음이 깨어서 변화의 기미와 일상의 인연들을 살필 수 있도록 날카롭게 마음을 갈아두여야 하겠다.
주역의 글은 그 자체로 많은 인생의 진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처세를 넘어 인생의 바른 길을 걸어가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문장이 많다. 또한 그 문학성이 뛰어나 주역을 여러 번 읽어나가면서 문장공부와 다양한 공부를 중첩하여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인생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어떻게 마음을 쓰고 어떻게 이 난관을 받아들여서 인생의 도움되게 헤쳐나갈 것인가를 탐구할 때 주역공부는 특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인생의 스승이 곁에 있으면 그 스승의 길을 따라 가는 것만으로도 길을 잃지 않을 것이지만 그런 스승이 곁에 없다면 동서고금의 고전을 스승삼아 한 생을 살아가는 것도 가치가 있다. 나에게 이제 주역은 어떤 의미의 책이 될 것인지 그 결과가 사뭇 궁금하다. 이 공부를 통해 내가 더욱 공부하는 데 힘이 붙어 부처님 전에 복 많이 짓기를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