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삶을 돌이켜 본다는 건 죽을 날이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적어도 새로운 인생을 꿈꾸기에는 늦었다는 소리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자신만의 철학이 생긴다. 무리하지 말고 순리대로 되도록 양지바른 길로, 가 나의 좌우명이 되었다. 서둘러서 득을 본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깨닫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적어도 30년 가까이는 악착같이 살았다. 누구나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슬그머니 그 끈을 놓고 보니 삶은 의의로 잘 풀려나갔다. 당장 큰 일이 날 줄 알았는데. 양지 바른 길Sunny side of street의 노래가사처럼 근심이나 걱정은 문고리에 걸어두고 인생이라는 무대에 나왔을 때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Whtat the FXXX? TRUMP


미국 대선 결과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2020년 11월 6일 현재). 엄밀하게 말해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유력하지만 현 대통령이 인정하고 있지 않다. 대체 무슨 일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복잡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처럼 한 표라도 많은 사람이 당선되면 아무 말 없을 텐데. 매번 선거를 치를 때마다 처음 맛보는 음식처럼 생경한 게 미국 대선이다. 일단 미국은 연방국가다. 각 주가 하나의 독립 국가인 셈이다. 똑같은 절차를 적용할 수도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물론 직접 선거를 하기는 한다. 문제는 이 표가 합산되는 게 아니라 주마다 할당된 선거인단 표를 더한다. 곧 승자가 독식하게 된다. 흔히 과반인 270표를 확보하면 당선되는데 올해는 트럼프의 옹니로 쉽게 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 부재자 투표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 표들이 부정한 방법이 적용되었다면서 잇따라 소송을 걸었다. 선거를 재판으로 끌고 가 장기전을 펴겠다는 심보다. 설마 그러겠냐고 하겠지만 트럼프는 능히 그러고도 남을 인물이다. 미국은 개표가 끝나기 전에 진 쪽에서 패배를 선언하는 전통이 있다. 혼란을 막고 하나 된 미국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과거 알 고어도 패했다고 말한 후 재검표 때문에 번복하고 50일이 지나서야 받아들인 적이 있지만 지금처럼 개표 초반부터 심지어 유세도중 선거불복을 외친 대통령은 트럼프가 처음이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먼 훗날 인류는 미국에 트럼프라는 미치광이 우두머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책으로 배우게 될 것이다.


사진 출처 : http://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68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현관문을 열기 전까지 오만가지 나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떠오른다면


세 사람에게서 같은 말을 들으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들이 담합을 하지 않는 이상, 배가 나온 것 같은데, 살이 좀 찐 거 아니야. 몸이 둔해 보여. 표현은 달라도 같은 말이다. 나도 안다. 고관절이 아파 거의 일 년 이상 신체를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겨우 재활에 성공해 이제 좀 하려는데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닥쳤다. 그만,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더니, 맞는 말이다. 게을렀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곧 문제를 알았으니 해결하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살을 뺄 수 있을까? 먹는 양을 줄이고 운동을 늘릴 수밖에 없다. 안다. 누구나 다 아는 방법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계획을 거창하게 세워서다. 다이어트해야지라는 구호를 머릿속에 새기는 순간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뇌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해야 요요도 생기지 않는다. 고민 끝에 내린 방안은 “하루에 십분, 비가 오나 눈이 내리거나 바람이 불어도” 에게, 누구라도 할 수 있겠는데. 글쎄, 과연 그럴까? 여하튼 순항중이다. 지난 토요일(2020년 10월 31일)부터 시작했으니 5일째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오늘도 이 글을 쓰고 밤 11시 조금 지나 할 계획이다. 효과는 만점이다. 무엇보다 땀이 쭉 난다. 평지에서 거의 한 시간을 달려도 나지 않던 땀이 단 십분 만에 얼굴은 물론 온 몸에 배어든다, 덕분에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소화도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장담컨대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 몸무게로 돌아갈 것이라 확신한다. 


도대체 어떤 운동이지? 정답은 계단 오르내리기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아파트먼트 6층이고 꼭대기가 15층인데 이 구간을 대여섯 차례 왕복한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여유 있게 준비시간을 포함하면 삽십분쯤 걸리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건 십분 남짓이다. 너무 쉽지 않은가? 돈도 들지 않고 날씨가 궂어도 상관없고 딱히 옷을 제대로 갖추어 입을 필요도 없고. 내가 노린 바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칫솔질을 하듯이 의식하지 않고 눈 감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현관문을 열기 전까지 오만가지 나가지 말아야 할 이유들이 떠오르는 걸 머릿속에서 지우고 눈 딱 감고 나가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 때 꿈에 나올정도로 생생했던 강남역 뉴욕제과 앞 거리 풍경


왜 뉴욕제과는 사라지고 태극당은 살아남았는가?


어린 시절 뉴욕제과는 이른바 내 나와바리(구역)였다. 지나가다 들르면 늘 친구들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뿔뿔이 흩어지고 나서도 누군가 만날 일이 생기면 습관처럼 뉴욕제과 앞에서 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라졌다. 당연히 그곳에 있어야 할 무엇인가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그 때의 상실감이란?


두 달에 한번쯤 태극당에 들른다. 어머님을 모시고 오장동 함흥냉면을 먹고 나면 꼬박꼬박 찾는다. 시키는 메뉴도 똑같다. 모나카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고 단팥빵을 서너 개쯤 챙긴다. 올해로 생긴 지 74년 된 태극당은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티브이앤의 <그 때 나는 내가 되기로 했다>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비결을 알았다. 태극당이라고 해서 평탄하게 지내온 것은 아니었다. 한 때 영화를 누렸으나 어느새 그저 그런 빵집으로 전락한 적도 있었다. 엎친대 덮친 격으로 2대 사장이 쓰러지고 창립자는 돌아가셨다. 이제 남은 건 손자뿐이다.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건물을 몽땅 넘기고 늙어 죽을 때까지 다 쓰지도 못할 돈을 움켜쥔 채 한량처럼 살 것인가? 아니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일생일대의 도전에 나설 것인가? 그는 후자를 택했다. 그것도 전통은 유지하면서 매우 젊은 감각으로, 그 결과 태극당은 오랜 지지층은 물론 새로운 고객들도 동시에 확보하게 되었다. 새삼 사연을 알고 나니 더 애정이 가고 빵이라도 하나 더 사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뉴욕제과는 그런 사명감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yun0789/701383841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erfect Saturday Afternoon


일주일 중 가장 좋은 요일은 토요일이다. 구체적으로 오후 1시쯤부터 5시까지가 최고다. 그 시간대에 하던 일이 있어서다. 5년 이상 거의 빠짐없이. 심지어 명절이나 다른 급한 일이 있을 때도 무조건 뺐다. 그러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닥치면서 오래된 루틴은 무너졌다. 더 이상 토요일이 기다려지지도 않았고 막상 당일이 되어도 아무 감정도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면 또 무미건조한 일상을 견뎌야 했다. 


오늘(2020년 10월 24일) 8개월 만에 토요일을 보냈다. 정말 나만의. 늦은 아침으로 빵과 커피를 먹고 마시고 밀린 집안 청소를 포함한 잡일을 조금 하고 가방을 챙겼다. 어제 저녁 미리 준비해둔 수경과 모자, 수영복, 귀마개. 타월이 있는지부터 살폈다. 그렇다. 오랜만에 수영장에 갔다. 입구에서부터 열 체크를 하고 데스크에서 단말기에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방명록에 전화번호를 적는 과정이 다소 귀찮았지만. 수영도 딱 한 시간, 정확하게는 50분밖에 하지 못한다고 한다. 인원도 제한했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덕에 사람은 극히 적었고 나 혼자 레인을 포식하는 호사를 누렸다. 


수영을 마치고 늘 발걸음을 돌리는 곳은 다이소다. 딱히 살 게 없어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다. 이번에는 꼭 사야하는 마이크로 에스티가 있었다. 가격은 16기가바이트에 오천 원. 적절한 가격이다. 엠피쓰리 메모리를 확장하게 위해서였다. 다음 코스는 꽈배기. 2천원에 세 개를 준다. 바로 옆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여 인근 벤치에 앉아 함께 먹는 소소한 일상은 확실한 즐거움을 주곤 했다. 이 또한 근 1년 만이다. 마지막 장소는 도서관이다.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던 이곳은 방역 1단계로 내리자 정식으로 오픈했다. 당연히 들어가는 과정은 다소 복잡해졌지만. 책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책을 구경하다 새삼 행복감을 느꼈다. 참 별 거 아닌 일이었는데. 혹시 몰라 양껏 빌렸다. 야구소녀. 아이돌 스튜디오. 작은 아씨들. 베토벤 평전. 학생가의 살인. 이걸 다 언제 읽을까 살짝 고민이 되기는 했지만 일단은 뿌듯하다. 책을 빌리고 30분쯤 걷는 듯 뛰다 집에 오니 저녁 6시다. 그래, 내 토요일은 이래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