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너무 좁아 - 이스라엘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3
마고 제마크 지음, 이미영 옮김 / 비룡소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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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집이 넓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도리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주 어렸을 때는 변두리였지만 그래도 마당이 있고 옥상에도 올라갈 수 있는 단독주택에 살았는데. 아파트먼트로 이사 오고 나서는 고만고만한 평수를 뱅뱅 돌고 있다. 지금은 방 세 개짜리 20평대 후반에 전세로 거주한다. 그렇다고 매우 좁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그럼에도 가끔 꿈은 꾼다. 널찍한 정원이 있는 주택에 살고 싶다.


<우리 집은 너무 좁아>는 이스라엘 옛 이야기에 바탕한 그림책이다. 사실 스토리는 뻔한데 일러스트가 아름답다. 한 장 한 장이 마치 독립된 작품처럼 풍부한 상상력을 담고 있다. 한 가지 아쉽다면 직설적인 제목이다. 원제는 '더 나쁠 수도 있었는데'이다. 끝까지 읽어보면 이 말이 어울리는 타이틀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대로 옮겼다면 판매수익은 떨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분모를 늘리기 어렵다면 분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집을 넓혀가기가 어렵다면 짐을 줄여야 한다. 어느 쪽이 쉬운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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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열쇠의 비밀 일공일삼 66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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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는 선과 악이 없다. 그저 떠오르는 대로 말하고 움직인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돌아보면 끔찍한 일도 서슴없이 저지른다. 보모는 그 모든 악행을 받아들인다. 공부도 잘하고 못된 짓 근처에도 가지 않는 잭. 잭에게는 딱 한 가지 고민이 있는데, 바로 아버지다. 집밖에서 혹시라도 마주칠까봐 전전긍긍한다. 아버지의 직업은 학교 관리사. 쉽게 말해 옛날 말로 하면 소사다. 곧 학교의 이런저런 잡일을 담당한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이런 말은 당연히 차이게 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잭은 아버지를 골릴 생각으로 의자 밑에 씹다만 풍선껌을 붙이기 시작하는데. 이쯤 되면 이야기는 부자간의 애정을 회복해가는 여정으로 가야 마땅한데,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되었지만, 엉뚱하게 인디아나 존스가 튀어나온다. 자, 과연 이들 부자는 어떤 모험여행을 떠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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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사업가 그레그 일공일삼 39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브라이언 셀즈닉 그림 / 비룡소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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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로 더 이상 돈 버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격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과연 대통령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지갑에서 선뜻 돈을 꺼내 나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고 만족할만한 상품을 제시해야 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흔히 투기꾼들은 손쉽게 돈을 버는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평생 집 한 채 마련하기 위해 아옹다옹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한 푼 두 푼 아끼고 모아 거기에 영원까지 긁어모아 대출로 집을 사는 이들이 무슨 죄인인가? 한 채건 두 채건 세 채건.


<꼬마 사업가 그레그>는 돈벌이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꼬마의 이야기다. 여름이면 동네에서 레몬차 장사를 하고 집에서는 온갖 심부름을 하고 급기야 학교에 가서 자신이 직접 만든 만화책을 판다. 문제는 자신을 따라하는 여자애가 있다는 건데. 둘은 아옹다옹하지만 결국은. 여기까지만.


이 책은 왜 앤드루 클레먼츠가 이야기꾼인줄을 여실히 증명한다. 아이들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편견을 깨고 마치 사업가처럼 돈을 보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단지 규모가 작다 뿐이지 이건 완전히 비즈니스 아닌가? 동시에 교육적 가치도 놓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완벽해야 한다. 누구처럼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며 훈수나 두지 말고. 아니면 직접 돈을 좀 벌어 보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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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미녀들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오언 킹 지음, 이은선 외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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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은 늘 글을 쓰면서 투덜거렸다. 왜들 그렇게 작품을 적게 내는 거야? 그러면 그럴수록 대가가 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 아냐? 그러나 때로는 반대도 성립한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환경을 파괴해가면서 종이에 인쇄할 필요가 없는 소설도 있다. 유감스럽지만 <잠자는 미녀들>이 그렇다. 줄거리가 산으로 가는 거야 그렇다 쳐도 킹의 악습인 넋두리는 늘고 강점인 비유나 은유는 자취를 감추었다. 아들까지 끌어들여 해괴한 망작을 낳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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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반란 -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
EBS <놀이의 반란> 제작팀 지음 / 지식너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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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외향적이지 않았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혼자 있는걸 즐겼다. 그럼에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곧장 바깥으로 나가 신나게 놀았다. 뭘 하고 놀았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해가 뉘엿뉘엿해질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파트먼트로 이사 오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에 가면 항상 함께 놀 준비가 되어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적어도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이런 일상이 지속되었다. 종목만 바뀌었을 뿐이다. 구슬 따먹기에서 농구로. 그 때는 몰랐다. 그리워질 줄은.


요즘 아이들은 놀 줄 모른다고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외활동 대신 휴대폰이나 피씨로 게임하는 비중이 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또한 엄연히 놀이다. 단지 뛰어다니지 않을 뿐이다. 정작 문제는 놀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그 중 으뜸은 부모의 간섭이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습을 강조하는 바람에 놀이조차 의무가 되어버렸다. 예를 들어 방과 후에 따로 모아 줄넘기 과외를 하는 거다. 설마 했지만 현장을 직접 보고 나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놀이의 반란>은 아이들에게 부모와 환경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일깨워주는 책이다. 즐거움과 자발성, 그리고 주도성이 사라진 놀이는 이미 시체나 다름없다. 그러고 보니 어른의 삶도 별반 다른 게 없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의무를 지켜야 해서, 가족들 걱정에 포기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적어도 이 세 가지 중에 하나 정도는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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