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 | 할 말은 하고 살자
2005.04.18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의 말같지도 않은 비정규 관련 노동법에 대해 아주 중요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1. 계약직 노동자를 쓰려면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쓰라는 것이다.
2.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동일노동에 대해서는 동일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3. 파견노동자를 쓸 대상 업무를 제한하라는 것이다.
4. 파견노동자도 노동3권을 제대로 보장할 방안을 만들라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의견이 아닐 수 없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얼마든지 계약직 노동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다. 합법적인 착취 제도인 파견제도의 운용 범위를 줄이라는 것도, 파견노동자가 노동3권을 누릴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의견에 대해 말이 많다. 특히 경총이나 정치권(민주노동당은 빼야겠다)이 그렇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니 인권이고 뭐고 이제 막가자는 거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할 기본적이고 보편적 인권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권고하는 일은 마땅히 국가위원회의 일이다. 그런데 인권위의 의견 제시가 월권이라고 하다니 ? 그럼 인권위가 뭘 하라는 것인지 답해보라.

의견 제시 시기가 좋지 않다니 ? 그럼 인권에 관한 것도 정치 논리에 따라 시기를 정해서 의견을 밝혀야 하는가 ? 인권도 상황 논리나 정치적 논리에 좌우될 수 있다는 매우 위험한 논리가 아직도 존재하다니, 이게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인가 ? 경제는 정치 논리에 얽매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지고지순의 가치인양 떠들어대던 이들이 왜 인권에 대해서는 그리 말하는가 ? 

인권위에 노동에 관한 전문가가 없다고 ? (노동부장관 김대환의 말이다)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서 어떤 것에 대해 의견을 말하지 못한다고 하는 말 자체가 정말 웃긴다. 그래서 그의 말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 배우지 못한 그것도 특히나 어쩔 수 없이 배우지 못하는 수많은 우리네 민초들은 아무말도 하지 말라 ? 그 따위 말을 아직도 하는 자가 한 나라의 장관이라니 ?

그래, 좋다. 그렇다면 김대환, 당신은 노동에 관한 전문가인가 ? 내가 보기에는 아닌데 ? 그리고 당신이 비정규노동자들이 법적, 제도적 칼날에 어떻게 처참히 당하는지 알기나 하는가 ? 그의 말을 듣고 열라 짜증난다. 그도 한 때는 진보적 학자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강단을 누볐을 것이고 그 때 정치인이나 공무원들한테 한 소리 들었을 것이다. 학자가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 때 그는 무슨 말을 했을까 ?

인권위(의 의견)가 당장 걷우치워야할 돌부리인데, 다만 지금은 그냥 지나친다고 말했단다. 기가 막히고 통탄할 일이다.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고 인권위(의 그 의견)가 돌부리라니 ?

기본적이고 보편적 인권에 대해 딴지를 거는 당신네들이야말로 돌부리가 아닌가 ? 아무리 바빠도 당장 뿌리를 뽑아버려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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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4-20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로드무비 2005-04-2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 가지는-막 가자는
제목에 오타났대요.
얼레리 꼴레리~~

물만두 2005-04-20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분 가라앉히시고... 숨은아이님 원래 그런 이들인데...

숨은아이 2005-04-20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헉, 그새 퍼가시고... ^^
로드무비님, 앗, 그렇군요. 고칠게요. 에고에고.
울보님, 옆지기 글입니다. 근데 읽다 보니 열받지 않습니까? ^^

물만두 2005-04-20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제가 울보님으로 보입니까^^;;;

숨은아이 2005-04-2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확인 차원에서... :-)

숨은아이 2005-04-2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이쁜 숫자를 잡아주셨네요~ ^ㅂ^/

비로그인 2005-04-2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세상을 위하여.. 동감임다!!

숨은아이 2005-04-2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 반갑습니다. ^^

마태우스 2005-05-0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대환 말이죠,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장관 되더니 아주 이상하게 변질이 되어버렸더군요....

숨은아이 2005-05-0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학 교수였다고 들었어요. 책상 앞에서 보던 것과 장관이 된 뒤 보는 현실이 다른 모양이죠. 체험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사라진 이틀 ㅣ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들녘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케이블 TV에서 “춤추는 대수사선”이라는 일본 경찰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곤 한다. 영화로도 두 편이나 만들어졌는데, 역시 2편은 1편만 못했다. 한 회 한 회 다른 사건이 등장하는 드라마와 영화의 진행 방식이나 구성은 똑같다. 다만 영화의 배경이 좀더 장대하고, 따라서 돈도 훨씬 많이 들였으리라는 것이 다를 뿐. 이 드라마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이 책, <사라진 이틀>의 첫 장(章)을 주도하는 W현 경찰청 수사 제1과 강력계 지도관인 시키 가즈마사를 보고, 바로 “춤추는 대수사선”의 무로이 감독관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흐름에서 경찰의 조직윤리가 중요한 관건이 되는 데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춤추는 대수사선”의 주인공은 지역 경찰서에서 현장을 뛰는 아오시마. 현장의 형사들과 관료적인 본청의 윗선은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데, 그나마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현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엘리트 경찰로 나오는 사람이 바로 무로이 감독관이다.

“춤추는...”에서나 <사라진 이틀>에서나, 경찰의 상부조직은 초반부터 엘리트 코스를 달려 장차 정치계로 나아가려는 인물들이 장악하고 있다. 경찰의 진짜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는 치안 감독과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이들은 순경부터 시작하여 평생 가봐야 절대(...는 아닐까? -_-;) 상부에 다다를 수 없다. 참 묘한 일이지만, 우리나라 경찰도 별다를 바 없겠지. “춤추는...”과 <사라진 이틀>은 그런 모순을 까발리고 비판하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그대로 인정하고 들어간다.

무로이 감독관에 대한 호감을 떠올리며 첫 장을 읽고 나니 둘째 장에는 야심만만한 검사가, 셋째 장에는 민첩하고 집요한 기자가, 넷째 장에는 한창 잘나가다가 몰락한 변호사가, 다섯째 장에는 고민 많은 판사가,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정년퇴임을 1년 앞둔 복지부동 교도관이 나와 이야기를 끌어간다. 범죄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이야기, 그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그냥 끌어가기만 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보여준다. 누구 하나 만만한 삶이 없다. 모두 열심히 제 몫을 다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어느 한순간 잘못 판단하거나, 한 발 삐끗 잘못 내딛기만 하면 수렁에 빠져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매일 밥 먹고 일하고 평범한 듯 살아가는 사람도 그럴 것이다. 유혹은 도처에 있으니까.

첫 장부터 넷째 장까지 등장하는 수사 지도관, 검사, 기자, 변호사는 모두 아내를 살해한 뒤 이틀간 종적이 묘연했다가 자수한 가지 경감 사건을 놓고 누군가와 팽팽한 대결을 벌인다. 이들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은 듯하지만, 결국은 경쟁과 생존 욕구 사이에서 자기 의지를 거역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그 요구에 순응하는 것도 결국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의지 때문이다.

그러나 소설은 점차 따뜻해진다. 사람 냄새를 훅 들이쉬게 하는 결말이 고마워서, 잠시 눈시울이 젖었다.

옮긴이에게 불만 한 조각. 후기에서 옮긴이는 이 책의 원제 半落ち에 해당하는 수사 용어가 우리말에 없어, “사라진 이틀”로 옮기기로 했다고 썼다. 그럼 半落ち가 어느 경우에 무슨 의미로 쓰는 말인지 설명해 주었으면 좋았을걸. 半落ち란 말이 어떻게 해서 “사라진 이틀”이 되는지 알 수가 없잖아? 엠파스에서 검색해본 결과 半落ち는 “한오치”라고 읽으며 '아직 100% 자백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사라진 이틀 | 원제 半落ち
요코야마 히데오(橫山秀夫) 지음, 서혜영 옮김 | 들녘(코기토)
일본에선 2002년 발표. 한국에선 2004년 출간.
작년에 물만두님 이벤트에서 받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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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 2005-05-02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제는 '半落ち'으로 용의자가 용의 사실의 일부만 자백하는 상태를 말한다'라고 알라딘 편집팀 입력 아르바이트생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군요 ^^;

숨은아이 2005-05-0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에, 저도 엠파스로 검색해서 알았답니다. 글에 써놓았는데... ^^ 그런데 알라딘 편집팀 입력 시간제 일꾼님께서는 어찌 그걸 아실까요?

물만두 2005-05-1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숨은아이님 제가 아니더이다 ㅠ.ㅠ;;; 그래서 추천해써요. 조선인님이 확인해보하셔서^^;;;

숨은아이 2005-05-13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하셔도 되는데 일부러... ^^;;

물만두 2005-05-1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됐구만요^^ 죄송해요^^
 

좌파가 힘을 가져야 한다
2005.04.14

  

국가나 민족이 그 어떤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떠드는 이유는 그만큼 그런 결과로 이득을 보는 자들이 있기 때문인데, 그들이 누구인지는 뻔하다. 국민대통합이니 민족대화합이니 국론통합이니 하고 떠들던, 자기들의 논리가 궁색하거나 근거 없으면 국론분열이니 어쩌니 하면서 하다 하다 안되면 반공의 칼날을 들어대는 자들이 바로 그들이 아니었던가 ?  

 난 그래서 국가니 민족이니 하는 말들을 좋아하지 않고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을 주입시키는 의미로서 그 단어는 절대 쓰지 않는다.

 아무튼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어떤가를 생각해 본다.

 엊그제 일본의 우익단체 '새역모' 관계자가  "한국에서 데모하는 위안부할머니는 북한공작원"이라고 했다.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애국자이며 우파라는 지만원이 "진짜 '일본군위안부'나 '종군위안부'였던 할머니들은 창피해서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는 후미진 곳에 산다고 한다"며 "최근 TV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 할머니들 중에서 중국에서 온 할머니 5명은 일본대사관 앞에 나오는 대가로 하루에 몇 만원씩의 일당을 받는다고 한다"거나 "진짜 위안부 할머니들은 정신적 고통과 성병 및 기타질병으로 건강이 너무 상해 거동이 불편하다고 하는데 TV에서 보여지는 위안부 할머니들 중에는 연세가 그렇게까지 많아 보이지도 않고, 건강도 매우 좋아 보이며, 목소리에도 활기가 차 있는 분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더 나아가 "애초 성의 문제는 돈으로 환산될 수가 없는 것인데 왜 돈의 문제와 결부시켜서 자기 망신을 계속하는 것인지? 이런 치사하고 못난 짓은 하면서 어떻게 위대한 민족임을 내세울 수 있겠느냐?"고 하였고, 지난달 10일에도 "예전에는 규수가 봉변을 당하면 은장도로 죽었는데, 정신대 할머니들이 아무리 억울하게 당했어도 대중 앞에 얼굴을 들고 나오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했었단다.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의 우파라고 자처하는 자들이 하는 말이 뭐가 다를까 ?

 개인의 자유와 평등은 여전히 국가와 민족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었으며, 주변부 자본주의로의 편입과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자본 축적을 위해 온갖 법적 제도적 이데올로기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적, 사회적 기본권을 짓뭉개버린 자들이 누구이며, 자기들의 지난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식민지 근대화론'이니 '공과론'이니 '현실상황론'이니 하는 어거지 논리를 퍼뜨리는 자는 또 누구인가 ? 그들과 주변부 자본주의 국가로부터 수탈로 살아가는 거대 중심부 자본주의 국가인 일본의 우파가 무엇이 다르며 얼마나 다른가 ?

 민족과 국가의 이름으로 한 개인의 아픔을 함부로 짓밟을 수 있다는 생각이 똑같다. 지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같다. '성노예' 여성들이 자신의 아픔을 밝히고 주체로 서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린 일본사회의 폭압성을 그대로 쫓으려는 생각도 같다. 외국인 노동자를 그저 비용 줄이는 데에 필요한 기계 취급하려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본적 생존권 문제를 비용 절감과 맞바꾸어도 그것이 오로지 유일하고도 최선의 방법이라고 떠드는 것도 역시 그렇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

 그래서 일본 우파나 대한민국 우파나 내가 보기에는 거기서 거기다. 국제적으로 경제적으로 누가 더 힘을 가졌는가에 차이가 있을 뿐 생각이 같으니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어떤 이가 일본의 우경화를 막는 방법은 일본 내의 좌파 세력이 힘을 가져야 한다는 말하는 것을 들은 것 같다. 좌파하면 공동체를 파괴하는 몹쓸 사람들로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들에 의해 인간의 기본적 권리가 확장되어왔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고, 앞으로도 그들의 주장과 역할이 더욱 더 커져야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그 어떤 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고 나아가 일본의 우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대한민국의 우파를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에서도 그 어떤 이의 말은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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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9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04-1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숨은아이님, 멋진 글입니다. 이 정도면 신문 칼럼으로 실려도 충분하겠네요

숨은아이 2005-04-1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그런데 좌파는 그런대로 다양한데, 우파라고 자처하는 이들은 도무지 논리가 없는 게 문제입니다. 토론이 안 된다는 거지요. 토론이 이루어져야 의견 수렴이 되고 절충도 되고 할 터인데...
마태님, 칭찬 고맙습니다. 근데 이 글은 제 옆지기 블로그에서 퍼온 거여요. 카테고리 이름을 봐주시압! ^^

릴케 현상 2005-04-1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의 좌파는 왜 그렇게 힘이 없을까요?

숨은아이 2005-04-19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생각해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 일본이나 한국이나 온 사회가 경제에 올인하기 때문 아닐까요. 그게 적당히 골고루 온 국민이 먹고살 만큼 되는 게 목표가 아니고, "일단 부자가 되고 보자"->생존 경쟁 치열->경제동물이 일반적인 인간형이 됨->승부욕이 적은 사람들은 개인화, 파편화하여 자기 안으로 숨어버림. 너무 조악한 도식이군요. ^^

책읽는나무 2005-04-20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페이퍼의 글이로군요..ㅡ.ㅡ;;

숨은아이 2005-04-20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옆지기 블로그에 가끔 쓸 만한 글이 올라오면 저도 좀 생각해보려고 퍼온답니다. ^^

숨은아이 2005-04-20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끅... 끅...
 

불어리
“불티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등잔, 화로 따위에 들씌우는 기구.”
“등불에 바람을 막기 위해 대오리로 테를 하고 종이를 발라서 만든 것으로, 위에는 바람이 통하도록 구멍이 뚫려 있다. 지방에 따라서는 ‘불우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바람 부는 날 야외에서 취사를 할 때 화로의 불길이 날리지 않도록 병풍처럼 둘러치게 한 도구가 있는데 이것 또한 불어리라고 할 수 있다.”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촛불 집회 할 때 촛농도 받고 또 바람막이도 되게 초를 꽂는 종이컵도 바로 불어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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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노동 1호 미사일”이라면 뉴스에서 몇 번 들은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 북한이 자기네 미사일에 붙인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서 옮긴다.

노동 1호
본뜻 :
1990년 5월 말, 미국의 정찰위성이 북한이 개발한 탄도미사일을 발견했다. 이때 미군 당국이 그 미사일에 붙인 이름이 노동 1호였다. 우리 언론이 이것을 임의로 ‘勞動 1號’라고 한자 표기를 해서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세계 각국의 영자 신문들이 이것을 영어로 바꾸어 ‘LABOUR 1호’라고 표기했다. 그러나 뒤에 알려진 바로는 ‘노동’은 ‘노동(勞動)’이 아니라 함경북도에 있는 노동(蘆洞)이라는 마을 이름이었다.
바뀐 뜻 : 노동(蘆洞)은 미군의 정찰위성이 찍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장소의 지명에서 온 것으로서, ‘노동 1호’는 북한이 개발한 탄도미사일에 미군이 붙인 이름이다.

그러니까 ‘노동 1호’는 미군이 임의로 갖다 붙인 이름이고, 그 노동(蘆洞)을 “노동자 농민” 할 때의 노동(勞動)으로 기자들이 멋대로 생각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도 그런 줄 알았다! 영어로는 Rodong이라고 하던데, 그게 고유명사라서 그런 줄 알았더니, 고유명사인 건 맞지만 처음엔 LABOUR로 쓰다 한 차례 소동을 겪고 나서 Rodong으로 바꾸었을 터이다. 한국 기자들! 웬 망신이래. 북한과 이른바 한미동맹, 미군의 군사 활동에 대한 나의 정보와 인식이 얼마나 단편적이고 단선적인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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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1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친 친미의 결과지요...

어룸 2005-04-1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민들의 노동의 댓가라서 노동이라고 지은줄 알았는데...^^:;;;; 아이, 부끄럽슴다~

조선인 2005-04-19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말 황당한 일이네요. @.@

릴케 현상 2005-04-19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chika 2005-04-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런거래요?

숨은아이 2005-04-19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한이 공개를 안 하니까 그걸 "발견"한 쪽에서 편의를 위해 이름을 지은 건 그러려니 하는데, 적어도 어떻게 된 이름인지는 알려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도 이런 걸 안 가르쳐주었어요. ㅠ.ㅜ

瑚璉 2005-04-1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미그 기 시리즈의 패곳이니 펄크럼이니 하는 코드명도 모두 미국에서 지어진 이름이지요. 그런데 노동 미사일의 노동이 그 노동이 아니라 저 노동이라는 것은 정말 예상밖인데요.

숨은아이 2005-04-19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려운 말이군요. 패곳, 코드명... --a 그러니깐 대포동 미사일도 미군 정찰위성이 북한의 대포동에서 포착한 미사일이겠지요?

瑚璉 2005-04-1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사례로 볼 때 혹시 '대포가 많은 동네'의 약자가 대포동이 아닐까요(-.-;)?

숨은아이 2005-04-19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정무진님, 쿠헐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