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말을 듣고 놀랄 때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하고 말한다.
전부터 이 말의 연원이 궁금했다. 밤중에 웬 홍두깨란 말인가.
홍두깨는 다듬잇방망이를 말한다.
밤중에 갑자기 다듬이질을 하는 걸 보고 “달밤에 체조하냐” 하는 느낌으로
하던 말일까?

그런데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 보니,
이 말은 과부 보쌈과 관계가 있다.

옛날 여인들은 남편을 잃고 홀로 된 뒤에도 개가하는 것을 금지당했다. 이 때문에 젊어서 남편을 잃고 청상과부가 된 여인들은 어쩔 수 없이 수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여자들을 밤중에 몰래 남자들이 업어가거나 담을 넘어 정분을 통하는 일이 있었다. 이런 일을 겪은 과부들이 남자의 성기를 ‘홍두깨’에 비유하여 은밀히 말하면서부터 이 말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 354~355쪽

그러니까 ‘아닌 밤중에 갑자기 들이닥친 남정네’처럼 놀라운 일이란 뜻이다.

이 글을 쓰려고 보쌈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았는데,
보쌈이란 남자가 과부를 밤중에 몰래 업어가는 일인 줄만 알았더니,
놀라운 뜻이 하나 더 있었다.

보-쌈
(褓-) 「명」『민』
「1」귀한 집 딸이 둘 이상의 남편을 섬겨야 될 사주팔자인 경우에, 밤에 외간 남자를 보에 싸서 잡아다가 딸과 재우고 죽이던 일. 이렇게 한 다음 그 딸은 과부가 될 액운을 면하였다고 하여 안심하고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갔다고 한다. ¶보쌈에 걸리다/보쌈에 잡혀가다.
「2」가난하여 혼기를 놓친 총각이 과부를 밤에 몰래 보에 싸서 데려와 부인으로 삼던 일.

허걱.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주 2005-09-2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보쌈 좋아했는데....무쩌버라~

비로그인 2005-09-2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나..... 남자도 보쌈해와요? 그리고 스으으윽, 끽?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진주 2005-09-2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홍두깨!
처음 알았어요. 흠흠...그런 속뜻이 있을 줄이야....비유가 아주 적절하단 생각^^;

그리고 사전 찾아보니 이런 뜻도 더 있네요.
홍두깨
홍두깨 [명사]
1.옷감을 감아 다듬이질하는 굵고 둥근 몽둥이.
2.소의 볼기에 붙은 고기의 한 가지. 홍두깨살.
3.(쟁기질이 서툴러) 갈리지 않고 남은 고랑 사이의 생땅.

릴케 현상 2005-09-28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의 홍두깨선생님 생각나네요^^
이두호만화 보면 남자 보쌈해서 죽이는 얘기 나와요 결국 부잣집에서 가난한 남자를 죽이는 풍습인 거죠

숨은아이 2005-09-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춘몽님, 먹는 보쌈은 저도 좋아해요. 짭. 사전 찾아주셔서 감사!
별사탕님, 그, 그렇다네요. 그 웃음은 뭐죠? 벌벌.
산책님, 아 만화에도 나왔나요. 결국 여자가 두 번 이상 결혼하는 걸 금지한 가부장제의 억압에 남자마저 희생된 경우네요.

릴케 현상 2005-09-28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난한 남자야 늘 희생되죠^^

숨은아이 2005-09-2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늘"이란 말엔 동감하지 않지만요. ^^

클리오 2005-09-2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 보쌈이 있는 줄은 알았습니다만, 저렇게 사전에까지 등재된 어엿한 1번 뜻인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저 사전 정말, 꼭 사야될 것 같아요... 인용해주실 때마다 너무 재밌어요... ^^

클리오 2005-09-28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캑. 품절이네요... --;

▶◀소굼 2005-09-28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무섭네요;; 요즘들어 문득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말들에 대해 궁금한 경우가 종종 있는터라...이거 참 재밌네요: )

panda78 2005-09-28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보쌈 무섭구만요. ^^;; 오프 서점엔 저 책 남아있나 찾아봐야겠어요.
숨은아이님의 우리말 카테고리 정말 재밌어요. ^^

숨은아이 2005-09-28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판다님 고마워요. (소곤소곤) 얼마 전에 새벽별님이 이 책이 있는 곳을 알아내셨다는데...
소굼님, 그렇죠? ^^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말들이 사실은 놀라운 메타포인 경우도 많아요.

릴케 현상 2005-09-28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클리오 2005-09-28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당장 살 것은 아닐 듯 해서요.. 어딘가 제가 드나드는 곳 중에도 있겠죠?? ^^

숨은아이 2005-09-2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개인 차이죠.
클리오님/지난번에도 품절되었다가 개정판이 나왔으니 이번에도 그럴지 몰라요. 기다려보심도 좋을 듯.
새벽별님/하하, 벌써 사신 모양.

릴케 현상 2005-09-2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넘 인색하시군요
 



출판계에 발을 디딘 지 10년이 넘는 동안, 호황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해마다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고 했는데(마치 단군 이래 출판 시장의 규모를 측정한 데이터가 다 있기라도 한 양), 희한하게도 대형 출판사의 매출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출간 종수도 해마다 늘었다. 문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진다는 거겠지. 부자 출판사가 하나 등장하면 수십 군데 출판사가 더욱 가난해지는 현상 때문이겠지. 아무튼, 책이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린다는 출판사들의 비명이 2002년 6월에는 아주 극에 달했다. 물론 월드컵 때문이다. 모두(는 아니라 해도 책을 사서 읽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축구에 정신이 팔려, 그 결과 출판사로 걸려오는 서점의 주문 전화가 급감했다. 그 와중에 단 한 곳, 유일무이하게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홍명보 선수가 쓴 [영원한 리베로]를 낸 출판사였다.


과장이 꽤 섞인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대충 듣기로는 2002년 6월 서점가에서 움직인 책은 [영원한 리베로] 단 하나였다. 사실 출판사에서도 축구에 관한 책, 그것도 축구 선수가 쓴 책이 그렇게 잘 나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축구는 몸으로 하고 눈으로 보는 것이지 책으로 읽는 게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축구에 대한 이야기는 신문에서 TV에서 인터넷에서 날이면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데! 편집자에게 듣기로도, 홍명보 선수를 매니지먼트하는 에이전시에서 출판 의뢰가 왔을 때, 이 출판사 편집자 두 명이 홍명보 선수의 대단한 팬이라 홍명보 정도 되는 선수의 책은 꼭 내줘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서 냈을 뿐이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4강에 들리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듯이. 아마 팬클럽이 움직이면 손해는 보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겠지.


홍명보 선수는 잘생겨서 일본에서도 팬이 많았다는데, 내가 봐도 이쁘기는 참 이쁘다. ^^ 책 전체에 걸쳐 사진이 풍성한데, 흑백 사진이지만(앞부분에는 컬러 사진도 16쪽 있다) 보면서 내내 눈이 즐거웠다. 거 참, 어릴 때도 이뻤더구만... *ㅂ*


승부에 동원되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축구 선수라는 존재를 고민하는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국가가 엘리트를 육성하는 체제에서, 운동선수는 아무리 각광받더라도 결국은 승부에 동원되었다가 가치가 다하면 버려지곤 한다. 운동선수들은 학교도 오로지 운동을 위해서만 다니기 때문에, 달리 할 줄 아는 일이 없고, 그래서 운동을 그만두면 바보가 된다. 평생 운동선수로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직접 뛰는 선수나 그걸 보고 즐기는 사람이나, 다 함께 즐겁게 발전할 수 있으려면 이런 현실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다름 아닌 축구 선수의 책에서 볼 수 있어서 다행스러웠다. 글이나 구성이 치밀하진 않지만, 편하게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다.


느낀 점 하나, 홍명보 선수도 된장 냄새 폴폴 풍기는 한국 남자라는 것이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일본에서 뛸 때의 이야기인데, 어느 날 원정경기를 하러 이동하던 도중, 부인이 현기증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구단에서는 당장 부인에게 가보라고 했는데, 홍명보 선수는 몹시 걱정되었지만 “병원에 잘 갔다니 경기를 마친 뒤 가겠다”고 ‘한국식 투혼’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도리어 구단에서 완강하게 “경기도 중요하지만 지금 무슨 정신으로 뛸 수 있겠느냐”고 설득해, 홍명보 선수는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선수와 가족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일본구단의 일 처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감탄했다.(116쪽) 그래서 나도 같이 감탄했는데, 책 뒤에 홍명보 선수 부인이 쓴 부분에서 같은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글쎄 그때 홍명보 선수는 ‘아내에게 가보라는 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날 경기를 모두 마친 후에야 병원으로 왔다.’(184쪽) 그러니까 구단의 세심한 배려에 감탄만 하고(!) 결국 제 고집대로 한 것이다. -.- (부인은 그때 홍 선수가 일본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되어 일본 선수들의 텃세를 극복하고 실력으로 인정받고자 힘들게 노력하던 때였기 때문에 섭섭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부록으로 실린 “홍명보 77문 77답”을 보다가 몇 번 웃었다.


언어에 대한 콤플렉스를 느낀 때가 있는가(외국어 구사나 인터뷰에서)/많다.

나중에 자식들이 무엇을 했으면 좋겠는가?/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


우하하. 이 얼마나 간단하면서도 솔직하고 옳은 말인가.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지은이) | 은행나무   
정   가 : 8,900원
출간일 : 2002-05-25 | ISBN : 898797698X
반양장본 | 252쪽 | 223*152mm (A5신)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5-09-26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 추천하고 싶더구만, '팝업창이 차단됐다'랍니다. 뭔가가 눌러진 모양인데.
홍명보 선수, 저도 좋아요. 진지하고 귀엽고 무엇보다도 축구를 잘하고.
옛날 제 동생이 한동안 축구선수를 사귀던 시절, 홍명보 선수를 잘만하면 소개받을 수도 있었는뎅. 아, 아쉬워요. 홍명보 선수 부인, 무지 미인입디다만. ㅋㅋㅋ

숨은아이 2005-09-2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아하하! 근데 이 사람 말이 너무 없어서, 결혼 초에는 부인이 말을 하고 싶어서 글쎄 인형이랑 대화했대요. 너무하지 않습니까?

숨은아이 2005-09-2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하하, 이거 말고 또 무엇이 그럴 것 같지 않았나요.

라주미힌 2005-09-2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기네요 ㅎㅎㅎㅎ 인형과의 대화라.. 나한테 연락하징.. ㅡ..ㅡ;

숨은아이 2005-09-2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ㅎㅎ 그래도 이 책, 가지고 있은 지 3년 만에 읽었답니다. 삐질.
라주미힌님/진작 전화번호 갈쳐주시징. ^^

릴케 현상 2005-09-26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샀어요 아직 읽진 않았지만

어룸 2005-09-2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많다'라니..!! ㅋㅋ홍명보가 더 좋아져버렸어요^^

숨은아이 2005-09-26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호오, 산책님 역시 "그럴 것 같지 않"은데... 호호호.
투풀님/또 이런 것도 있어요. 

좌우명 /一心, 즐겁게 살자.

그렇게 무표정한 얼굴로 "즐겁게 살자"! 푸하하! 

어룸 2005-09-26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일심도 웃겨요!! 그거 깍두기오빠들 문신 단골 단어잖아요!! ㅋㅋㅋㅋ

숨은아이 2005-09-26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풀님/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ㅋㅋㅋ 아 귀여워라.

릴케 현상 2005-09-26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사줬다고 할 수 있지만 여튼...

숨은아이 2005-09-2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아아.
 

toofool
저런저런!! 나쁜 알라딘!! 저는 괜찮은데 숨은아이님이 너무 미안해하시는것 같아서(특히 심금을 울리는 '☞☜'때문에...^^) 제가 다 몸둘바를 모르겠사와요!! 음, 월요일쯤 오겠네요? ㅎㅎ전 천천히 받아도 상관없으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셔요, 예? ^^



어제 투풀님께 "심금을 울리는"이란 말을 들었는데,
오늘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 바로 "심금을 울리다"는 표현의 유래가 나온다. ^^

스로오나라는 부처님 제자는 열심히 고행하며 수행했으나 깨달음의 길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부처님이 거문고의 비유로 설법하셨다.
"스로오나야, 거문고를 쳐본 일이 있느냐?"
"예."
"거문고의 줄이 팽팽해야 소리가 곱더냐?"
"아닙니다."
"그렇다. 스로오나야, 거문고의 줄은 지나치게 팽팽하지도, 늘어지지도 않아야
고운 소리가 난다. 그렇듯 수행이 너무 강하면 들뜨게 되고 너무 약하면 게을러진다.
수행은 알맞게 해야 몸과 마음이 어울려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니라."

이 이야기에서 마음의 거문고인 심금(心琴)을 울린다는 말이 나왔다 한다.
그러니까 심금을 울린다는 건, 깨달음을 줄 만큼, 마음의 현을 자라랑 울릴 만큼
와 닿았다는 뜻인 셈이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클리오 2005-09-24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행을 '알맞게' 하라니, 그런 어려운 말이... --;

플레져 2005-09-24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군요...

물만두 2005-09-24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숨은아이 2005-09-24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언제나 "알맞게" 하는 게 어렵죠. ^^
플레져님/이것도 불교에서 온 말인 줄 몰랐어요.
만두 언니/마음을 자라랑...

stella.K 2005-09-24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김훈의 현의 노래가 읽고 싶어지는군요. ㅋㅋ.

어룸 2005-09-24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저렇게 아름다운 표현이었군요!! 으음...제 마음의 거문고를 제대로 울려주셨으니 저 표현을 적재적소 잘 썼던거군요?!! 이히힛~ ^^ (그렇다고해줘요잉~>ㅂ<)

숨은아이 2005-09-2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아, 그렇게 되나요? ^^
스텔라님/전 예전에 본, "현 위의 인생"이란 영화가 생각나요. 호호
투풀님/아앗, 정말 제대로 울렸단 말입니까? 영광이어요!
 



옛날에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돼지 오줌통을 공 삼아 축구를 했듯이,
브라질의 가난한 아이들은 양말 뭉치로 공을 찼구나.
얼마나 세게 찼으면 글쎄 양말 뭉치 공이 가로등을 다 깼을까?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썼다.

축구 황제 펠레 - 운동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
우현옥 (지은이), 박지훈(그림) | 은행나무, 2002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고싶다 2005-09-23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생뚱맞게 공을 차다가 신발이 벗겨져 양말로 찼던 기억이...

숨은아이 2005-09-23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들러님/발 아프셨겠어요. ^^

릴케 현상 2005-09-2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 2005-09-2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릴케 현상 2005-09-23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숨은아이 2005-09-23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
 



그냥 '가볍게' 읽을 정도의 내용과 분량이다. '가볍게'라고 해서 그냥 읽고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경제라는 단어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는, 어렵지 않게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다.

책을 팔기 위해서는 책 광고글이 눈에 띄어야 하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정희를 찬양하면서도 노조의 힘이 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어쩌고 저쩌고 하는 광고글은, 물론 그 때문에 잘 팔렸을지는 모르나,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왜곡할 만하여, 심히 불쾌하다.

이 책이 나오게 한 장본인들이 서문과 에필로그에서 밝힌 바대로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 우리 경제의 모습이 어떠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과 논쟁거리를 던져주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시장과 시장의 자유가 대안일 수 없으며 지금 우리가 착목해야 할 것은 신자유주의의 본질과 그것을 격파해야 하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를 하고자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박정희 시대의 경제를 살펴본 것이고, 예를 들어 박정희에 대한 무조건적 안티로서 박정희만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상황에서 '반시장주의'(그러나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반시장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한 것이다(박정희와 관련한 언급과 그리고 그 언급과  관련된 몇몇 발언들이 아래에서 추측한 논쟁의 이유가 된 것 같다). 

사실 위 내용이 어디선가 뜬금없이 처음으로 나온 주장이나 내용은 아니다. 그래서 새롭다고 해야 할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주장이나 내용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 쉽게 읽어내릴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정리된 책이라는 것이 이 책이 읽혀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말을, 각시로부터, 그리고 같은 사무실 사람들로부터 들었다. 각시는 인터넷 서재에서 그 소식을 접한 것 같은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사무실 사람 중 한명은 이 책이 박사모와 노사모들의 논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말을 전해 주었다.

그런 이유는 처음 듣는 거다. 난, 책값을 후려쳐서 싸게 판 게 이유(인터넷에서는 발매 당시에 할인권 1000원, 마일리지와 할인가격을 합치면 반값에 살 수 있었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앞서 말한 대로 이 책은 한국경제에 대해 여러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들에 대해 정리한 책에 불과하다.

따라서,  박사모와 노사모가 논쟁 -  추측컨대 그 논쟁은 이 책이 박정희에 대한 평가, 즉 박정희의 반시장주의에 주목해야 한다 또는 착취 구조 속에서도 경제발전이 있었다 또는 박정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 정도는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는 등의 평가에 대해 박사모가 '그것 봐라...박정희가 잘했다잖아...' 어쩌고 저쩌고 했을 테고, 그에 대해 노사모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취지를 들어 반박하거나 이 책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거나 하는 논쟁일 것 같다. 경험상 그 논쟁의 질을 따지면 박사모보다는 노사모가 낫지 않을 듯 싶다 - 할만한 책이 아니다. 내 추측이 빗나갔길 바라지만, 만약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논쟁이라면 하나마나한 논쟁이고 어떤 결론도 나지 않을 무의미한 논쟁이다. 

그리고 이 책은 뚜렷하고 구체적인 어떤 전술을 밝힌 책은 아니나, 어느 정도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이 되어 있다. 논쟁이 되려면 그 나아갈 방향이 과연 한국의 현실에서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다른 방향은 없을까 하는 것이어야지 위에서 추측한 것 같은 논쟁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서문과 에필로그만을 읽어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책을 나오게 한 장본인들이 말하고 싶어한 것만큼만 꼭 그 정도만큼만 읽힌다면 이 책은 누구에게나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 그 이상의 것들은 모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몫이 될 것이다. 다만, 이 책에서 아쉽게 느끼는 것은, 이 책이 진보적인 학자들이나 노동조합에 대한 지적 그 자체에는 동의하나, 상대방을 자신들의 주장과 대비되는 범위에 속하는 사람들만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들이 박정희 안티 테제로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그려진 것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그 말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어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아이 2005-09-23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가 쪽지창으로 대충 의견을 말한 걸 글로 옮기면 어쩌냐고 항의하더니 서둘러 다시 썼다.

瑚璉 2005-09-23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서 말한 대로 이 책은 한국경제에 대해 여러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들에 대해 정리한 책에 불과하다."

음, 바깥분의 의견이 저와는 퍽 다르시군요. 저는 이 책이 저런 부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꽤냐 유익하다고 보는데 말이지요. 저로서는 어느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논의되어야 할 주제와 그에 대한 의견, 그리고 그 의견을 구체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는 논거를 제공해주는 것이 인쇄물이 해 줄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라고 봅니다.

숨은아이 2005-09-2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정무진님/그 말은 이 책이 유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책을 나오게 한 장본인들이 말하고 싶어한 것만큼만 꼭 그 정도만큼만 읽힌다면 이 책은 누구에게나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는 게 결론이지요. 다만 그 이상으로 의미 부여가 되고 비생산적인 논쟁의 중심이 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