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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무척이나 한가하다. 연초 인사조정이 있어 팀을 옮기기 때문에 인수인계서 작성 외에는 별다른 일이 없다. 하지만 인도에서 모든 혼과 에너지를 소진하고 나선,  퇴근 후 술을 마시러 다니기엔 마음이 무척 게을러져 있어서 집에서 혼자 간단히 마시고 만다. 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면 얼굴이 금새 빨개지는데 집에 따뜻해서인지 술 조금에도 쉬이 취하고 쉬이 깨진 않아 좋다.

 

어제도 그런 날 중 하나였는데, [뿌리 깊은 나무]를 시청하며 얼굴을 잘라낸 새우를 잔뜩 넣은 올리브오일 스파게티와 함께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세종과 정기준의 대담이 약간 지루해져서 취중에 지인의 블로그에 댓글을 달며 노는데 그녀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오는 것이 아닌가?! 조만간 술을 먹자며 번호를 교환한지 어언 6개월은 지난듯 한데, 이러다가 결국 못보지 않겠냐며 지금 당장 보자는 제안에 난 흔쾌히 승낙을 하고 집을 나섰다.

 

원래 한 번 들어오면 잘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데, 나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러다 결국 못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예감도 있었고, 씻거나 옷을 갈아 입지 않고 퇴근 후 귀가한 상태 그대로여서 별 채비 없이 그냥 나가도 됐었고, 술이 약간 모자라기도 했었고, 약속 장소가 동네급(?)이어서이기도 했었고, 등등 많지만 무엇보다도 난 미소녀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언제 어느때, 전국 어디라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미 취한듯 했고, 그녀의 블로그를 통해 그녀의 술버릇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추운 길을 나서며 걱정이 앞섰다. 바람맞으면 어떡하지....? 술마시고 불러낸 사람 바람 맞추기는 그녀의 특기 중 하나였고 나는 그 희생양 중 하나가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시 흔들렸지만, 오히려 그녀는 내가 잘 오고 있는지 나의 위치를 10분마다 체크하며 나를 안심시켰다.

 

집에서 키를 잃어버리는 술버릇은 언제 고치실런지, 그녀는 이번에도 키를 찾느라고 조금 늦긴 하셨지만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미소녀를 만날 수 있었다. 우유냄새가 나는 듯한 피부에서 빛이 나는 듯 했다. 둏구나..  풀서비스로 제공한다고 하더니 정말 보자마자 내게 선물을 내밀었다. 급만남인데, 소소한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농담삼아 편지도 있냐 물었더니 정말로 있었다. 나의 닉네임이 의미심장하다는 쪽지.... 그 외의 글은 사랑 고백 한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문장 한줄.

 

우린 동동주집에 가서 백세주와 소주를 시켜 들이 부어 섞고는 한치를 시켰다. 그녀는 오십세주 한잔에 오십병을 들이킨 것 마냥 급속도로 취해갔고, 난 남이 취하면 못취하는 성미라 그나마 취했던 술도 점점 깨어갔다 -_-; 가끔 멀쩡한 정신으로 취한 사람을 볼 때 (이런 경험은 지금껏 딱 2번 있는데, 내가 매번 먼저 취해버리기 때문) 놀라는 건 취한 사람의 눈이 빛나기 때문이다. 눈에 별이 총총 이런 느낌이 아니라 눈알 전체가 빛을 발하는 느낌이랄까..

 

뭐 여튼, 그녀의 대표적인 술버릇 중 하나가 필름불태우기란 걸 알기 때문에 난 누구에게도 쉽게 할 수 없었던 내 얘길 거리낌 없이 했고, 영광스럽게도 그녀는 들어주기도 하고, 말인지 당나귄지 모를 말도 주절주절 하기도 했다. 재미가 없다고 내게 화를 내기도 했고, 먼길을 와줘서 고맙다고도 했고, 드디어 만나서 너무 좋다고도 했고, 어쩐지 약간 슬퍼하기도 했다.

 

흘러가는 말, 말, 말들.

단연코 나보다 어리다고 생각해서 늙은 언니를 오라고 했다고 막 그랬는데, 알고봤더니 나보다 언니래서 대단히 놀랐지만 여전히 난 그녀를 어린이 취급했다. 택시비 왜 안주냐고 했더니, 준다 했다고 진짜 달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 처음 봤다며 화를 냈다. 우리의 화제가 재미없다며 섹스 좋아하냐고 물어서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몸도 잘 가누지 못하면서 기어이 날 지하철 타는 데까지 데려다 주고 그녀는 사라졌다. 집으로 혼자 오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그녀가 편지와 함께 준 하루키의 [잡문집]이 가방도 없는 내 손에 들려 있었으니까. 는 아니고 오십세주가 뒤늦게 올라와 만취해버려서 집에오는 길 필름 폭발했기 때문에.

 

미소녀들은 마음 놓고 잘도 취한다. 왜냐면 미소녀가 취해서 꼬장을 부린다 해도 그 모습을 미워할 사람은 없으니까. 취해서 내게 꼬장을 부려도, 횡포를 부려도, 나는 그녀들과의 만남이 즐겁다. 다음엔 맨정신에 만나서 같이 취해요.

 

(이 글을 불태워진 그녀의 필름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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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2011-12-27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필름은 님 얼굴외에 하나도 기억나는게 없는데
기분은 완전 업업업!되어있었어요:D
다시 한 번 감사~

Forgettable. 2011-12-27 23:3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즐겁게 남아있어 다행이군요 ㅋㅋㅋㅋㅋ 저도 롤러코스터 탄 기분이었어요!! >_<

타자치는 스누피 2011-12-28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 옆에 있었던 듯 생생한 묘사와 서술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미소녀들은 비슷한 데가 많은 모양입니다.
겪어 본 사람만이 아는;;; 환상특급 같은 스릴과 서스팬스!!

Forgettable. 2011-12-28 09:1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정말 겪어 본 사람만 아는 ㅋㅋㅋㅋ
그나저나 스누피오빠님이시네요.. 바운티가 먹고싶어진다능 `-`)

세라비 2011-12-28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 듯한...미소녀 좋지!

아. 나도 술친구가 많았으면 좋겠구나.

Forgettable. 2011-12-28 16:2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술친구는 딱 몇명만 있으면 됨 ㅋㅋ
그마저도 없으면 나처럼 티비나 모니터랑 술 마심 되지요!

무해한모리군 2011-12-28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끼 잡문집은 그냥저냥이였는데 이 글은 좋네요 ^^
안녕.

Forgettable. 2011-12-29 11:43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전 하루키의 에세이가 좋다고 해서 약간 다를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ㅋㅋㅋㅋㅋ 수상소감 부분에서 딱 막히네요 ㅋㅋㅋㅋㅋㅋ

아이는 잘 크고 있나요?
안녕 이라고 하지 말아요. 쓸쓸하다.
 

이제 행복감에 찬 그는 인도인이 받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 시시콜콜 늘어놓지 않았다. 그는 아름다운 달빛 아래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그리고 다시금 아름다운 사원을 보면서 그 누구 못지않게 이 땅의 주인이 된 기분을 느꼈다. 무기력한 힌두교인들이 앞서 이 땅을 소유했고 냉담한 영국인들이 그 뒤를 이었다한들 무슨 상관이랴?

 

인도에 가는 길에 집어 든 책은 요즘 한창 붙붙어 읽고 있는 [밀레니엄]이 아니라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이었다. 물론 [밀레니엄]을 읽었다면 기나긴 비행시간이 후딱 지나가서 좋기야 했겠지만(한편으로는 너무 지겨워서 왜 안갖고 왔나 후회도 되지만) 넓은 호텔 방에서 혼자 자야 하는데 밤잠 설쳤을 것이 틀림 없다.

 

인도로 가며 [인도로 가는 길]을 읽고 있는 것은 어쩐지 오글거리기도 한다. 그래서 책 제목을 약간 감추기도 했는데, 뭐 이런 낭만적인 나라로 가는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위에 아지즈가 이슬람 사원에서의 스쳐지나가는 만남만으로도 우울한 기분을 회복했다면, 나는 좋아하는 나라로 가지만 ㅄ같은 팀장과 함께 가는 출장이라 그저 우울하기만 할 뿐이다. 공항가는 길이 이렇게 설레지 않았던 적이 없다.

 

도착하면 3시간 자고 바로 일에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만 타면 자려고 커피도 못마시고, 홍콩 공항의 인스턴트 음식점에서 노트북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쇼핑도, 공항투어도, 다 지겨울 뿐.

 

이렇게 현실에 좌절하며 내가 꿈꿨던 삶은 다시금 멀어지는 듯 하다. 인도에서 기대치않은 스파크가 튀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하지 않는다. 요즘 사는게 너무 거지같다. 아냐, 이렇게 쓰고 또 생각해보면 회사 이외의 생활은 그리 거지같지도 않다. 회사도 나쁘지 않아. 단지 팀장이 거지같을뿐.... 대체 좋은 상사란 존재하는가?

 

이제 또 비행기 타러 가야 한다. 나의 인도로 가는 길이 평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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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1-12-13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당

Forgettable. 2011-12-13 20:59   좋아요 0 | URL
와보면.. 전혀.....=_=
도착해서 인도냄새 맡으니 약간 설레긴 했어요 ㅋㅋ

다락방 2011-12-13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의 인도로 가는길이 평탄하길.

Forgettable. 2011-12-13 20:59   좋아요 0 | URL
난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할라고 수영복도 갖고왔는데 ㅋㅋㅋㅋㅋㅋ
시간이.. 시간이 없어요. 혼자 맥주 한잔 할 시간 조차도.. ㅠㅠ

Mephistopheles 2011-12-13 22:12   좋아요 0 | URL
호텔 수영장이라니요. 반쯤 탄 시체가 둥둥 떠내려오는 갠지스 강에서 몸도 담궈보고 그러셔야....

Forgettable. 2011-12-23 10:03   좋아요 0 | URL
아휴.. 예전에 강에서 항아리에 그런 황톳물 뜨는 여자애를 본적이 있는데 ㅠㅠ 참 마음이 그렇더라구요.

잉크냄새 2011-12-1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부럽네요.
인도는 아직도 못가본 곳이 너무 많은데...다시 가고 싶네요.

Forgettable. 2011-12-13 21:00   좋아요 0 | URL
그쵸? 여긴 완전 다른느낌이에요.
저도 다시 가고 싶어요, 지금은 와있는게 아니에요 ㅠㅠㅠ

2011-12-13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1-12-13 21:00   좋아요 0 | URL
뻘글이 이것이로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정말.. 너무.... 눈물이 날 정도로 바빠 ㅠㅠㅠㅠㅠ

pb 2011-12-13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왓!! 인도로 출장이라니
대체 어떤 숙소에 머무르실지가 가장 궁금+_+
(게스트하우스 말고 인도의 다른 숙박시설이 상상이 안 가서 ㅠㅠㅠㅠㅠ그나저나 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 ㅋㅋㅋㅋ이맘때 갔다 얼어죽을뻔한 기억이 아직도 ㅠㅠㅠㅠㅠㅠ)

Forgettable. 2011-12-13 21:0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 인도에서 한달 생활비로 썼던 돈 정도를 어제 하룻밤에 숙박비로 더 썼다는??
그냥..... 뭐랄까... 다른 나라였다면 그냥 저냥 괜찮네~ 했을텐데
미친 경적소리와 먼지가 새벽 3시에도 떠다니는 인도이기 때문에 우와~ 우와~~~~ 했어요 ㅋㅋㅋ
얼른 쓰고 호텔 수영장 구경가봐야지.... 수영하고 싶었는데 ㅠㅠ

저도 4년전인가 이맘 때 왔었죠. ㅋㅋㅋ 피비님이랑 한번 얘기 했었던듯!!!!!

pb 2011-12-2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으아 ㅋㅋㅋㅋㅋ부럽네요
그럼 숙소는 일단 좀 괜찮은 곳 머무르신 것 같네요^^ 돌아오시면 이번엔 제발 한 번 봅시다(코님은 왜 또 잠수모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챠...) 델리라면 마스크는 필수!ㅋㅋㅋ(코딱지만 생각한다면..식겁ㅋㅋ)

여튼 건강히 돌아오세요~

Forgettable. 2011-12-22 17: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벌써 왔습네다. 영혼을 인도에 두고와서 그러지...
신년회 한번 하지요?
코님은 또 시골간게 아닐까요? 대학원 입학전.. ㅎㅎㅎ

전 아무것도 없는 도시 뱅갈로 갔는데, 인도에서 파란 하늘 첨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짜이사마시고 완전 환호!!!!!>.<
호텔부페보다 훨 맛나더라구요!!!!!
 

일을 시작한 지 곧 한달이 되어간다. 애초에도 활활 타오르지 않았던 신입사원의 열정은 이미 사그라든지 오래, 나는 이미 출퇴근 지하철과 잔업에 쪄든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작년에 써둔 글을 본다. 미래가 불투명했기에 쓸 수 있었던 글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런 글을 쓸 수 있었던 날 꽤나 괜찮게 생각했었기에 요즘은 당췌 글을 쓰기가 힘들다. 

쑤퉁의 책을 한 권 읽었다.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이 넘쳐나지만, 막상 쓸 수가 없다. 나의 감상은 그의 글에 비하면 발톱의 때만도 못한 듯 해서 거르고 거르고 하다보면 남는 게 한 단어 조차도 없다. 언젠가 날을 잡고 써보리라 다짐하곤, 정말로 날을 잡에 컴퓨터 앞에 앉지만 쓸 말이 없다. 이상한 일이다. 

노력한 것에 비해 그 성과가 덜한 것을 첫째로 꼽자면 다이어트가 아닐까 싶다. 한동안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노력을 쏟던 난 포기하고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주를 최소로 먹자는 신념 아래 술을 마시다 보니 평소보다 쉽고 빠르게 취한다. 게다가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었던 꽐라의 모습을 이젠 어느 누구에나 보여주고 있다. 그래봤자 남들도 다 취했을 때고 나 역시도 별다르게 기억하고 있지 않으니 쪽팔리진 않는다. 설사 쪽팔린다 하더라도 나만 당당하면 되니까. 

ㅋㅋ 며칠 전엔 가카를 알현할 기회가 있었는데, 전날 술먹고 알람을 못들어서 대단한 지각을 하고 말았다. 평소엔 술 마셔도 잘만 일어나서 비록 취중 업무수행이라도 말끔히 하곤 했는데.. 가카님.. 나의 마음이 이 정도야.. 당신한테. 이쪽 일이 평소에 아무리 잘해도 중요한 행사에서 실수 한 번으로 평판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인데, 하물며 그 분이 오시는 행사에 지각을 하다니 진짜 미치겠다. 술, 너란 놈.  

사람은 참 영리해서 심지어 어린 여직원들의 텃세에도 적응한다. 못 할 것만 같았던 직장 생활에도, 술이 안깨거나 잠이 안깬 평일의 아침 6시에도, 책이나 영화가 전무한 날들에도, 다 적응하더라. 다시 불투명한 미래를 꿈꾸며,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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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2011-10-31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첨엔 꽐라의 모습을 부끄러워 다음날 미칠 지경이다가
이젠 안 꽐라의 모습을 보이는게 더 이상해지는 경지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만 당당하면 된다는 이야기 대공감!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1-11-01 15:2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부럽나요??
다들 애정남 봤다고 얘기할 때보다도 못한 반응이던데 ㅋㅋㅋㅋㅋㅋㅋ

안꽐라 이상한 거 맞습니다. 오히려 안꽐라의 모습이 전 더 부끄러워요 ㅋㅋㅋ
술마셨을때 더 당당 ㅋㅋ 술당당ㅋㅋ

LAYLA 2011-10-3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 취업했었군요! 맞아요 잉여롭지 않은 삶은 인간답지 못해요..

Forgettable. 2011-11-01 15:28   좋아요 0 | URL
잉여인간이야말로 가장 인간스러운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랄라님 축하해요 +_+

2011-11-01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2 0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3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 2011-11-02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이 링크를 안걸어 드릴수가 없군요. http://www.youtube.com/watch?v=858uS_Z8yeI

Forgettable. 2011-11-03 09: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이분 허리 스프링 성능이 대단한데염ㅋㅋ 오늘 아침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벌써 2번째 지각...ㅠ

2011-11-06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불안하고 알 수 없을때, 당장은 무척 힘이 들지만 시간이 흐른 후 돌이키고 나면 그때가 아름답게 느껴지는게 참 신기하면서도 약오르더라구요-_- 긴 세월 후 잊혀지지까진 않더라도 어차피 그럴듯하게 채색되어 기억될텐데, 지금 당장은 왜 이렇게 아프고 쓰린 건지 ㅠ

그나저나 여직원들의 텃세, 여자들의 세계는 무서웠어요; 친구가 어쩌다 학원에서 따돌림 비슷하게 당한다는데 받은 문자 하나를 보여주더라구요. 험한 어투도 아니었는데 읽는 제가 다 안색이 파래질 지경이었음; 제가 그런 문자 받으면 못 견딜 것 같아요. 아무튼 텃세나 따돌림은 왠지 그 사람이 뛰어나서 시기하거나 못 마땅해서 시작되는 것 같더라구요. 힘 내시고 그나저나 피비님이랑 다들 언제 보죠?; 시간이 갈수록 시험은 다가오고 시간이 더 안 나네요;;;

Forgettable. 2011-11-14 09:34   좋아요 0 | URL
오~ 가끔 전 이런 코님의 문장에 놀라곤 해요.
좋아서 계속 읽어보게 되네요 ㅋㅋ

여직원들의 텃세는.. 이제 괜찮아졌어요. 저의 발랄하고 유쾌한(?) 성격으로 ㅋㅋㅋㅋㅋ 다 제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라기 보단 잠과 술이 덜깨서 지껄인 헛소리로 빈틈을 마구 보였더니 절 좀 편하게 대하더군요. 백치미를 선보였다고나 할까 ㅎㅎㅎ 원래 여성들의 텃세는 정말 질투에서 비롯되는 건가봐요~
안색이 파래질 정도였다니. 풉 ㅋㅋㅋㅋ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갑니다. ^^ 기말고사가 끝나면 볼수있을까요 우리?...

버벌 2011-11-15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글을 읽은 것은 예전인데 다시 와서 웃고가요. 저는 지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아침까지 푸욱~ 잠을 자 본적이 없거든요. 언제나 긴장하고 잠을 자서인지 (다음날 새벽출근시에요) 아침에 눈이 떨려서 커피만 몇잔을 마시는지 몰라요. ㅡㅡ;;; 다이어트는... 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왜 웃을까요?ㅋㅋㅋ

Forgettable. 2011-12-01 14:3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정말요? 저는 정말이지.. 아침잠도 많고 저녁잠도 많고 낮잠도 많아서.......;;;;;;
긴장하고 자도 가끔 나가야 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곤 하지요.. 하하
동생이 허리나가겠다고 -_-;;;;
다이어트는 전 이미 포기했습니다. ㅋㅋ

2011-11-15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1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oasis 2011-11-3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ㅉㅉㅉ 이제 한달여 남짓 남앗는데 벌써 술바보? 연말에는 길에 누워서 다니겠네 ㅋㅋ

Forgettable. 2011-12-01 09:16   좋아요 0 | URL
누구야?
 

  

아, 시원하고 좋다. 

면접을 몇번 봐봤지만, 기억에 남는 건 가장 가고싶었던 회사의 면접을 어이없는 실수로 망쳐버리고는 1주일동안 도돌이표를 돌려댔던 경험이다. 그 정도 급의 실수를 하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인데, 4년이 지난 오늘 또 비슷한 경험을 하는 참사를 맞이했다.  

그렇게 벙찌게 면접을 끝내곤, 점심도 못 먹은 터라 힘이 쪽 빠져서는 터덜터덜 지하철로 향했다. 이젠 될 대로 되란 심정으로 멍하게 지하철에 앉아 있는데, 한 무리의 젊은 남자아이들이 탔다. 연예인 준비를 하는 애들인지, 모델들인지, 몸매가 쫙 빠져서는 옷도 예쁘게 입고 무리 지어 있으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한산한 오후의 지하철 한 켠에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살짝살짝 춤을 추는 아이도 있었는데, 마침 내 아이팟에서도 일렉트로닉 클럽음악이 나오고 있어서 박자가 맞아 꼭 내가 듣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서로 다른 엠피쓰리로 서로 다른 이어폰을 꼽고 눈길도 한 번 마주치지 않았지만, 그 아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나와 함께 같은 음악을 듣고 있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귀엽다, 좋다, 행복했다, 이런 심정이 아니었다. 꿈과 이상에 부풀어 있던 시절은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쪼글쪼글하게 현실에 찌들어 지하철 한 켠에 바닥으로 흘러내릴 것처럼 앉아있던 난 그들의 젊음과 매력이 부러웠다. 귓가를 울리는 클럽음악이 어쩐지 부끄럽기도 했다. 살면서 단 한번도 어린 시절을 그리워했던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그 ‘어림’에 질투를 느끼며 나도 이제 늙어가나, 하고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라고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내 피부 톤이 한 톤 어두워진걸 보지도 않고 느낄 정도로 어둠의 자식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일은 또 내일의 어두움이 기다리고 있겠지.
이런 나날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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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1-09-2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에요.. 어둠 말구요..흐흑
같이 힘내요~^^ 불끈.

Forgettable. 2011-09-23 10:46   좋아요 0 | URL
태양이.. 뜨긴 떴네요. 햇살 맞이하고 비타민 충족좀 하러 등산 다녀와야겠어요!!
꼬마요정님도 화이팅! ^^

다락방 2011-09-23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졸려 죽겠는데 밤 열시반에 치킨을 먹고 잤더니 오늘 아침에 눈이 퉁퉁 부었어요. 오늘은 오늘의 음식들이 찾아왔어요. 밥 먹고 사무실 와서 또 빵 먹고 있어요.

뽀.............

Forgettable. 2011-09-23 10:47   좋아요 0 | URL
지금 내가 가장 먹고싶은것은 라면과 치킨입니다.
그래서 닭가슴살을 먹으려고 해요. 아침엔 계란을 먹었구요.

근데 치킨먹어도 눈이 붓는구나?! 혹시 라식의 부작용???

엄마가 독서금지를 해서.. 컴터 앞에만 앉아있는 나날이에요. 산에 가야지.

Mephistopheles 2011-09-2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젊은 날의 패기와 열정은 사라졌지만....연륜과 잔머리로 그걸 커버하려고 발악하는 40대가 댓글 남기고 갑니다.

Forgettable. 2011-09-23 10:48   좋아요 0 | URL
호호 언제나 메피님은 '여기 나도 있다.'라고 말씀하시며 위안해주시지만....
메피님은 제 동경의 대상인걸요. ㅠㅠ 나보다 잘난사람의 위안은 위안이 아닌지라....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9-2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애들이 있어 삶은 그래도 아름답고나..
뽀님도 예쁘고.. 아 이 무슨 맥락에 맞지않는 소린지 --''
 

   
 

세이메이는 술병을 들어 두 개의 잔에 술을 따랐다. 
"오늘은 술을 마시러 온 것이 아니란 말일세."
"허나 술을 거절하러 온 것도 아니지 않은가?"
"자네는 말주변이 좋군."
"이 술은 더 좋을 걸세."
세이메이는 이미 잔을 손에 들고 있다.
히로마사는 등을 곧게 편 채 잔을 손에 들었다.
"그럼."
"음."
서로 말을 주고받고, 두 사람은 잔의 술을 비웠다.

 
   

이런 말을 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술을, 취하기 위해 마신다. 그리고 술자리가 좋아서 모임에 가는게 아니라 술이 좋아서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 내게 세이메이같은 친구의 말은 가슴이 막 설렌다. 이 글귀를 보자마자 나도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친구에게 써먹겠다고 다짐 ^^  

요즘 소주를 먹기가 좀 힘들어져서 이 얘길 아는 분에게 했더니 그분이 그러신다. 사람이 평생 마실 술의 양이 정해져 있는데, 그것이 주종에 따라 다르다, 내가 마실 소주의 양은 한계점이 다다른 듯 하니 맥주나 와인, 양주로 주종을 바꿔보아라.. 라고 하셨는데 그말이 진리다. 그날은 둘이서 와인을 세병 마셨는데 취하기만 할 뿐 속이 괜찮았다. 오오! +_+ 항상 위염을 앓으며 취하기도 전에 속부터 안좋아지는 내게 이 술은 금상첨화. 속쓰림 없이 술에 취할 수 있다. 하하, 양주와 나의 궁합은 캐나다에서 이미 내가 평생 마실 양주의 반이상을 마셨기 때문에 알고 있었고..

소주보다 비싸긴 하지만 집에서 마시면 그럭저럭 감당할 수 있는 와인과 양주라곤 하지만, 사실 돈 더주고 나가서 마신 적이 더 많다. 그래서 언제나 카드값은 눈물나지만. 그러나 맛있는 술 앞에서 반짝거리는 내 눈망울은 어찌하나. 아사히의 엔젤링을 쓰다듬으며 씩 웃으면 변태라고 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함께 웃고 있는 친구도 있다. 뭐 친구 반응이야 어떻든 상관은 없다, 내 앞엔 술이 있으니. 

하지만 당분간 술을 자제해야 한다. 밤낮없이 흥청망청 술에 취해 시간을 마구잡이로 보낸지도 어언 4개월째. 이젠 정말로 취업에 사력을 다해 매진하고 캐나다에서도  찌지않았던 살도 좀 빼야겠다. 카드빚 관리도 좀 하고. 하지만 끊을 순 없으니 1주일에 한 번의 기쁨을 남겨두는 건 나의 쾌락론에 대한 예의. 당분간은 메그레도, 필립 말로도, 세이메이도 안녕이다. 책 속에서 날 유혹하며 술마시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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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9-19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추천 안할거에요. 흥!

Forgettable. 2011-09-20 09:53   좋아요 0 | URL
ㅋㅋ 좀만 기다리면 금방 복귀한다니까?

poptrash 2011-09-1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데서 흰 당나귀 응앙응앙 우는 오늘 밤도 술잔이 바람에 스치우네요

Forgettable. 2011-09-20 09:56   좋아요 0 | URL
잎새에 이는 바람같은 요런 댓글에도 나는 괴롭습니다........

웽스북스 2011-09-20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왔지' 라는 정없는 응답을 준비해두는 저는
금주 4일차! :)

Forgettable. 2011-09-20 09:5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술친구가 하나둘 줄어서 외로우시겠어요 ㅋ
전 오늘로 3일차에요!! 홧팅 ㅋ

다락방 2011-09-20 11:11   좋아요 0 | URL
둘다 안놀아. 흥!!

Forgettable. 2011-09-21 12:27   좋아요 0 | URL
뻥치시네 ㅋㅋ

lazydevil 2011-09-2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절한 처방. <800만 가지 죽는 방법>, 로렌스 블록
필립 말로우보다, 매튜 스커더 쪽으로 선회해보세요.
필사적으로 술을 끊으려는 스커더의 노력, 정말 눈물 겨워요.

Forgettable. 2011-09-21 12:23   좋아요 0 | URL
하하.. 눈물이 왜 자꾸 나는지 ㅠㅠㅠㅠㅠ
알콜섭취를 하지 않으니 우울감 증폭률이 대단하네요. 흑흑

lazydevil 2011-09-22 01:09   좋아요 0 | URL
진짜루 매튜 스커더와 똑같은 증상을...
알콜중독자 탐정 매튜는 너무 술마시고 싶어서...
근데 술을 끊고 싶어서... 엉엉 울어요~~^^

전 오늘 치맥으로 간단히... 냉장고에 남은 막걸리도 마저 비우고 잘까 고민중...ㅋㅋ

Forgettable. 2011-09-22 21:02   좋아요 0 | URL
힝.. 오늘 5일째인데 벌써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아까 정말로 울뻔했다는;;
치맥! 제가 지금 제일 먹고싶은게 치킨인데 말이죠. 바베큐~~ ㅋㅋ 아오 맛있겠다 ㅋㅋㅋ
닭대신 계란먹고 오늘밤도 버텨볼랍니다.ㅠㅠ

복돌이 2011-09-2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 이제 곧 한국가니까 좀 쉬어두는것도 나쁘지 않지 흐흐흐....

Forgettable. 2011-09-21 12: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나름 첫 댓글인데 이런 술 얘기에 댓글이라니 ㅋㅋㅋ 당신답구료.
미쿡안가? 바로 한국와? 얼른와~~~~ 나 몸관리 해둘게!!

2011-09-21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1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1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2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