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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xxx의 xxx 입니다.

 

페이퍼를 쓰려는데 위와 같은 멘트를 버릇처럼 적다 말았다. 일을 얼마나 했다고 이렇게 버릇이 들어버렸는지 우습다. 페이스북에 그렇게 자기 회사 욕을 하는 친구가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러니 이제 'New'에 그 친구의 글이 떠도 의식적으로 외면해버리고 만다. 그 이유가 뭔지 아니까 나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소지가 있는 글은 지양하고자 하지만 마음이 어두우니 어쩔 수 없다. 소일거리로 서재를 돌아다니다가 내 글을 읽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미리 사과한다. 미안~

 

얼마 전 나는 '빅피처'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더글라스 케네디? 서점을 한 번 돌아본 사람이라면 이 사람의 이름을 모를리가 없을 정도로 이 사람은 유명하다. 어찌나 광고를 때려댔는지 신간체크 아예 안하는 나도 '빅피처'라는 제목을 듣고 기괴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서있는 표지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노출되었던 책이다. 출근길에 읽기 위해 가방에 넣어왔는데, 마침 친구가 너 '빅피처 읽었어?'라고 카톡이 올 정도로 한국 어디에서나, 누구에게서나 발견할 수 있는 책이었다.

 

빅피처가 뭘까? 'Big Picture'다. 빅 픽쳐도 아니고 빅피처가 뭐지,, 어쩐지 빅퓨처나 빅피쉬로 각인되어있는 제목이다. 게다가 더글라스와 케네디라니.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함 이름과 성의 조합.

 

그렇게 별 기대 없이 책을 집어 들었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재밌었다. 울기도 했다.

 

그만 쓰고 싶어진다. 난 책얘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니라 내얘길 하고 싶었는데 자꾸 책얘길 하게 된다. 내 얘길 하고 싶었는데 이게 할 수가 없으니까 책얘기로 새고,  책얘길 하기 싫으니까 아예 페이퍼를 쓰는 것 자체가 싫어지는 내마음. 너는 아니?

 

주인공이 회사 창문 너머로 뛰어내리고 싶을 때 나 역시도 그러고 싶었다. 부쩍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주인공이 지긋지긋한 삶에서 벗어나는 순간 다시 그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할 때 난 내가 삶을 지겨워하고 있단 걸 깨닫고 울었다. 지금 벗어나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이 삶을 벗어나도 또다른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걸 주인공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울었다. '기다림'의 즐거움이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나는 계속 살아갈 것이다. 고기를 먹은 후 죄책감을 느끼면서, 과거를 사랑하면서, 재미없을 게 뻔한 미래를 그래도 기다리면서, 죽음을 생각하는 나 자신을 인지하면서, 친구에게 가끔은 이렇게 내가 너의 삶의 낙이 되어 주겠다고 말하면서,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우러러보면서, 내가 성취해낸 것을 무시하면서, 그럼에도 내게 주어진 것엔 감사하면서, 술에 취해야 웃을 수 있는 나 자신을 너무 비난하지 않으며 살아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술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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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1-31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회사 근처에 정말 맛있는 순대국집이 있어요. 어제도 회사동료랑 거기서 술을 마셨거든요. 깍두기도 맛있어요. 이제 순대국집 언니는 나를 알아요. 어제도 갔더니 지난번에 처음처럼 드셨는데 그거 드릴까요, 고기랑 순대 섞어서 드시죠? 라고 먼저 말해주더라구요. 소주 한 병은 순대국과 소주 한 병은 깍두기와 먹었어요. 알딸딸 해졌죠. 그 뒤엔 맥주를 한 병 시켜서 또 깍두기랑 먹었는데-깍두기를 네 번쯤 리필한 것 같아요-, 맥주랑 먹는 깍두기는 별로였어요. 깍두기는 역시 소주여야 하는 것 같아요.

그 순대국집으로 뽀를 초대할게요. 나랑 거기서 뜨거운 순대국을 놓고, 깍두기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셔요. 나는 취하고 또 미쳐서 깔깔대고 수다를 많이 떨게요. 왜냐하면 나는 뽀의 절친이고 베프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2-02-01 11:20   좋아요 0 | URL
미쳐서 깔깔대는거 좋다 ㅋㅋㅋㅋ
근데 그 순대국집엔 락방님 초대해야 갈 수 있는건가요?

소주 싫어잉.. 하지마 막걸리는 배가 부르고. 난 뭘 마셔야 할까요??
어젠 10시 넘어 집에 갔더니 엄마가 보쌈을 주셨음 ㅋㅋ 집에서 손수 만든ㅋㅋ 어쩐일인지 살찐다고 잔소리도 안하고! ㅋㅋ
절친베프 ㅋㅋㅋㅋㅋㅋㅋ

버벌 2012-02-12 03:48   좋아요 0 | URL
저.. 순대국집이 어디에요? 우움.. 초대 안해주셔도 돼요.
그냥 어딘지만 알려줘요. 알아서 갈테니까. ㅡㅡ;;

(한참 후에 댓글보고 순대국집에 급 흥분한 저에요 ㅋㅋ)

다락방 2012-03-29 16:55   좋아요 0 | URL
버벌님은 강남에 오면 연락해요. 내가 데리고 갈게요. ㅎㅎㅎㅎㅎ

pb 2012-01-31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이고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어제 만취한 주제에(어제 싸질러놓은 글 새벽에 벌떡 일어나 수습하고;;)
오늘 눈 와서 집에 갇혀 또 술을ㅋㅋㅋㅋㅋ개취하는중입니닷

Forgettable. 2012-02-01 11:21   좋아요 0 | URL
나 어제도 댓글 달았는데 또 없어짐ㅋㅋㅋ
하지만 피비님 글은 사라지는게 제맛이죠. 왜냠 머라 댓글 달았는지 나도 기억 안나니까??!!! ㅋㅋㅋㅋㅋㅋ
사라질 걸 알고 헛소리 지껄여두니까?ㅋㅋ

비로그인 2012-02-05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얘기를 하고 싶은데 책 얘기로 새고, 근데 그 얘기도 제대로 못하겠고... 그 마음, 알 것 같아요.
삶을 지겨워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우셨다니... 저는 코난을 보며 비슷한 감정을 느꼈네요.
쉬는 동안 방치해두었던 머리를 소년처럼(코난처럼?) 싹둑 자를 생각이에요.
머리를 가볍게~ 짜르고 소년처럼 방긋방긋거리고 싶어요!

Forgettable. 2012-02-05 20:39   좋아요 0 | URL
제가 만화를 보고있으면 가끔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 가끔 만화에서 인생을 배우죠. 하하
코난처럼 싹둑!
저는 지금 머릴 기르고 있는 단계라 참 부러운 말이네요! 저도 자르고 싶은 욕구 충만!!+_+
이제 곧 개강하시겠군요.

화이팅!! 저도 새로운 시작을 위해 화이팅! ^^
 

[셜록홈즈2]를 기다린지 근 2년이 지났다. 함께 [셜록홈즈]를 보고 2에서는 '브래드 피트가 모리아티래!!!'라며 루머를 갖고 함께 흥분하던 나의 친구와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최근 [셜록홈즈2]의 개봉 소식에 난 봐야지, 봐야지, 를 반복했지만 결국 보지 않았다. 안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되었다. 함께 보자고 약속했던 사람이 이제 없어서만은 아니다. 

 

그에 반해 영화 [밀레니엄]을 같이 보기로 한 사람과는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내게 [밀레니엄] 1부에서 3부까지 무려 6권을 한꺼번에 서프라이즈로 보내주었고, 난 나의 우울한 시절을 [밀레니엄]에 빠져서 보낼 수 있었다. 이런 하드코어는 싫다고 징징거리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독서였다. 지루한 설명이나 심히 하드코어한 부분은 적절하게 속독 or 패스해줬고, 오래간만에 해리포터를 보는 긴장감으로 독서할 수 있었다.

 

사실 영화를 보며 가장 흥분했던 건 데이빗 핀처에게 미안하지만 영화와는 좀 상관없이 마지막 장면에서 에*님의 페이퍼가 겹쳐졌던 부분이다. 영화를 함께 봤던 사람의 흥분 또한 고스란히 느껴져 웃을 수밖에 없었다. 영화를 본 소감으로는 "또 한번 데이빗 핀처에게 미안하지만 오프닝의 강렬함 빼고는 남는게 없는 영화" 라는 것이다. 난 데이빗 핀처의 열렬한 팬인데 이제 그것을 과거형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죽은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남은 것이 하나둘 사라져가는 기분도 짜증나지만, 좋아했던 감독의 몰락을 바라보는 것도 못지않게 허무하다. 슬픈 일이다. 새롭게 좋아하는 감독을 찾는 일이 힘든 일이라 그렇다.

 

영화의 모든 점수는 리즈베트에게 주는 것에 동의하고, 그분과 난 와인을 마셨다. 편의점 투어로 싼 와인을 득템한 뒤 스테이크랑 맛있게 먹었다. 취하진 않은 줄 알았는데 배가 너무 부르고 몸이 뜨거워지며 집에 가고싶어졌다. 그분과 만나면 항상 많이 먹지만, 그렇다고 한참을 걸어도 소화가 되지 않아 집으로 향한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니 소화가 되었고, 그분과 나는 각자의 집에서 2차로 술을 또 마셨다. [빅피처]를 또 선물 받았고 난 이제 빚을 갚을래야 갚을 수도 없게 되어 그냥 주면 넙죽 감사하게 받고 말아버린다. 몰라, 마음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 파산이다 이젠.

 

* 몸이 안좋다는 핑계로 할머니댁에 내려가지 않았지만 알콜로 학대하였기에 딱히 푹 쉬었다고 볼 수는 없는 연휴였다. 5일이나 쉬었지만 하루도 제대로 기억을 하는 날이 없다. 역시 만취 연휴가 진리.

 

* 할 얘기가 좀 있어서 쓰기 시작했는데, 결국 또 수다만 이렇게...... -_- 오늘 밤엔 안산으로 면접을 보러 간다. 두근두근. 은 아니고, 어떻게든 잘 좀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 언제 4만명이 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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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1-25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밤에 면접을 봐요? 어쨌든 화이팅!

Forgettable. 2012-01-30 17:51   좋아요 0 | URL
직종이 변경되다보니 ㅋㅋㅋ
이제 밤에 일할 거임

무해한모리군 2012-01-25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면접보러 가시는구나
잘 될거예욧!

Forgettable. 2012-01-30 17:52   좋아요 0 | URL
아 세상에 쉬운 일이 없더라구요 -_-;;
돈이 뭔지.. ㅠㅠ

카스피 2012-01-2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면접보러 가시는군요.화이팅 입니당^^

Forgettable. 2012-01-30 17:52   좋아요 0 | URL
오늘도 면접이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pb 2012-01-2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연휴 내내 술로만 지폈다는ㅋㅋ근데 정말 셜록2의 모리아티가 브래드 피트입니까? 흠..;

면접 화이팅입니다!

Forgettable. 2012-01-30 18:52   좋아요 0 | URL
캐스팅 불발로 다른 사람이 했다 하더라구요! ㅠ
면접은.. 보러 다니고는 있는데 보람없이 고생하고 차비만 날리는 기분;; 오늘도 술이나마셔야 겠어요

버벌 2012-01-28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면접 잘 보셨어요? ^^

Forgettable. 2012-01-30 18:59   좋아요 0 | URL
잘 되지 않은 면접 이야기로 댓글을 달다보니 페이퍼에 더이상 면접을 보러 간단 말을 쓰면 안되겠단 생각이 드네요. 잘 되면 올리겠어요 ㅎㅎ

lazydevil 2012-01-3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홈즈1을 보고 따븐하군...하며 함께 하품했던 내 친구도 볼수없는 사이가 되었죠.ㅎㅎ

Forgettable. 2012-01-31 14:28   좋아요 0 | URL
흠. 슬픈가요?
전 슬프진 않은데 아쉬운 마음이 아직까지도 남아있어요.

lazydevil 2012-01-31 14:42   좋아요 0 | URL
흠. 아쉬운가요?
전 아쉽진 않은데 슬픔이 아직~


덕분에 돌이켜보니, 어울리지않게 지난 일을 아쉬워하는 성격이 아닌가봐욯ㅎㅎ

lazydevil 2012-01-3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핀처의 재능은 젊음이었던 거 같아요. 그는 잘찍는 사람이지 이야기를 잘만드는 부류는 아닌가 싶기도. 그러고보니 놀란은 그 반대인 거 같네요. 갑자기 다크 나이트의 새 시리즈가 떠올라서요..ㅎㅎㅎ

Forgettable. 2012-01-31 14:37   좋아요 0 | URL
잘찍는 사람이란거 인정. [밀레니엄]의 오프닝 장면은 정말 끝내주더라구요.
그러고보니 [파이트클럽]부터 해서 원작, 혹은 실존 인물이 있는 작품만으로 가네요. 안전모드 ㅋㅋ
이젠 잘 찍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파이트클럽] 원작은 정말 영화랑 똑같더라구요 -_-;

놀란은 정말 놀람 ㅋㅋ 성장이 놀라운 감독이에요. 괜찮은 영화가 보고싶네요.
 

회사에서 일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과중하여 일단 그만두기로 했다. 하루에 한 번 이상씩 울컥,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몸이 많이 아프고, 피부 트러블도 심해진데다가 흰머리까지 난다. 욕하고 풀어버릴 정도면 감지덕지, 욕할 대상도 없고 회사 체계, 팀의 체계가 문제다 보니 옮기는 수밖에 없었다. 결정을 하고 몇 군데 이력서도 넣어보고, 치과간다고 뻥치고 면접도 보고 왔지만 결과는 여의치가 않았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궁금했는데 오늘 그 이유를 알았다. 

 

영어가 가능한 아르바이트를 뽑고 있어서 이력서를 보는 중인데, 하루만에 백통이 넘는 아르바이트 이력서가 날아왔다. 대학생이면서도 나보다 더 나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했다. 단지 아르바이트일 뿐인데도 말이다. (물론 내 급여보다 높은 아르바이트 일당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러다보니 미처 열어보지도 않고 버려지는 이력서가 수두룩하다. 첫 이미지가 좋지 않으면 굳이 이력서 열람까지 해보지도 않게 된다. 취업의 세계는 이런 것이구나. 가혹하다.

 

스트레스 탓인지, 주사가 진상이다. 친한 사람들에게 막말을 하고, 일부러 상처주는 말을 해댄다. "널 상처주겟어." 라며 독기를 품고 말하니 다음날 기억도 뭣도 없는 난 화가난 문자만 보고 무조건 사과 사과 사과 사과. 그래서 요즘은 술에 취하는 것도 두렵다. 하지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취하지 -_-;

 

며칠전 술자리에서 미셸 우엘벡의 책을 선물 받았다. 만난지 2시간만에 사케 900미리 4팩을 비우고 우리는 모두 함께 안드로메다로... 다음날 사상 최악의 숙취를 홀로 견디며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 냄새 때문에 미추어버리겠는 거다. 음, 사람냄새나는 따뜻한 동네, 뭐 이럴 때 사람냄새 말고 그냥 '인간내'라고 해야할까. 어제 먹은 고기 냄새, 아침에 머리 감은 샴푸 냄새, 향수 냄새, 땀에 쩐내, 담배 냄새 등등 안그래도 토할 것 같았는데 모든 인간들의 냄새가 내 코를 꿰뚫고 들어왔다. 토할 것 같았다. 정말 짜증나는 상황에서 자주 내뱉는 '아, 토할 것 같아.' 의 그 토가 아니라 진짜 토. 웩. 사케, 너란 놈..

 

그래서 미셸 우엘벡의 선물을 받았는데 익히 우울한 책이란 걸 알고 있어서 쉽사리 손을 댈 수가 없다. 일단 밀레니엄 3권부터 끝내고 싶긴 한데, 3권에서 미카엘이 '또' 사랑에 빠지고 섹스를 하는 바람에 조금 짜증이 났다. 대체 얼마나 멋있기에 40넘은 아저씨한테 온갖 매력녀들이 다 들러붙는걸까? 작가가 하루키처럼 여성에 대한 로망을 책으로 푸는건가 싶기도 하고. 1권을 막 마쳤을 때는 스티그 라르손이 죽은게 그렇게 원통하더니, 지금와서 보니 10권을 낼 때까지 살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다 읽었을까 싶기도 하다.

 

여튼 미셸 우엘벡의 책은 기분이 좀 나아진다면 빠른 시일내에 읽고 싶다. 설 연휴에는 세수도 하지 않고 책이나 읽으며 퍼질러 누워 있고 싶지만 이미 약속이 생겨버려서 취한채로 보내버릴 것 같다. 취하면 무한도전도 눈에 안들어오는데 책이라고 들어올까. 어젠 분명 밀레니엄 3권을 읽으며 미카엘과 근육녀의 사랑에 어처구니 없어하고 있었는데 눈떠보니 눈감고 자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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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1-19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권 근육녀와의 사랑은 진짜 어처구니. 대박 어처구니. 진실한 사랑 운운할 때 진짜 돌아버릴 뻔 했음. 우리 설 연휴에 둘이 모텔잡고 들어갈까요? 그래서 세수도 하지 않은채로 누워서 책이나 읽다가 술 먹고 늦게 일어나서 배 벅벅 긁으며 책 읽다가 밤에 또 술먹고...그렇게 연휴를 다 보내볼까요?

Forgettable. 2012-01-19 17:30   좋아요 0 | URL
아침엔 지하철에서 여자들이 나한테 기대더니.. 왜 또 여자가 나보고 모텔에 가재.....
전 남자가 좋아요. 훈훈한 어린이 남자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 배 긁지 않습니다. 흥

근데 밀레니엄같은 책 또 없나요? 아웅 뭔가 스펙타클한 이야기가 필요해요.

Forgettable. 2012-01-19 17:33   좋아요 0 | URL
근데 왠 모텔? 모텔 안가는거 아니었어요?

다락방 2012-01-19 17:49   좋아요 0 | URL
왜 모텔을 물고 늘어져요. 그냥 농담으로 웃고 넘기면 되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배 안긁어요? 난 배 긁는데. 엉덩이도 긁고. 슬램덩크 보면 강백호가 맨날 양 손 바지 안에 집어넣잖아. 게으른 일요일에는 원래 그런 포즈로 살아야 되는거 아닌가? 그러니까 연휴에도 그렇게...세수도 안하고 머리도 안감고 냄새 풍기면서....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설 연휴에는 누구랑 술 약속 있어요, 뽀? 대답해봐요, 응? 응?

Forgettable. 2012-01-19 18:04   좋아요 0 | URL
난 진짜 가자는 줄 알고. 진짜 가야하나? 어떻게 거절하지? 난 남자랑 뒹굴고 싶은데. 연휴내내 락방님이랑 함께 모텔에서 뒹굴어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 다했자낭ㅋㅋㅋㅋㅋ

설 연휴엔.. 남자랑, 락방님이랑, 남자랑, 남자랑, 남자랑...
술 약속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

난 근데 바지 속 팬티 안에 손 넣고 있는 남자 시렁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2-01-19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9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9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25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pb 2012-01-19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아 근데 코님은 어제 사진 준다더니 왜 안보냈지? 실종상태임ㅋㅋㅋ

스티그가 하루키마냥 성욕을 작품으로 풀고있네요. 헐헐헐. 생긴게 다니엘 크레이그라면 인정! 저도 설 연휴 내내 집에서 영화와 책에 묻혀 살듯 싶기도. 아님 찐한 연애나 한바탕 뒹굴다 올 수도 있고 뭐 그래욤ㅋㅋ

아. 담엔 그냥 스카치 마셔요. 콜라타서. 진짜 사케나 막걸리 먹은 다음 날은 토해서 돌아버리겠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Forgettable. 2012-01-25 11:45   좋아요 0 | URL
아직까지 실종이네요. 정말 멘붕일까?????? 돌아와요 코 ㅠㅠㅠ

찐한 연애 뒹굴다 오셨습니까? 스카치랑 뒹군거 아니고? ㅋㅋㅋㅋ
전 데킬라에 킬됐네요. 아오 연휴가 어케 지나갔는지 기억이 안나 ㅠㅠㅠㅠㅠㅠㅠㅠ 5일인데 ㅠㅠㅠㅠ
그래도 기억도 없고 숙취도 없고 양주가 깔끔하긴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연휴때 쌓인 병 버리시며 문자왔음. 알콜중독자 딸 한심하다고..
(병처리 어케 하세요??)

Arch 2012-01-20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종종 회사는 '봐라 이렇게 여기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라고 겁주고, 뉴스에선 '봐라 이렇게 취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식으로 겁을 주는 것 같아요. 나한텐 '니 나이에 아직도 알바할래'가 있고. 젠장

2. 밀레니엄의 근육녀라... 그냥 전 안 볼래요. 별셋은 못주겠는데요^^

3. 예전 글을 보는데 와, 이건 직장이 나를 갉아먹은건지 내가 늙어서 재미없어진건지 싶어졌어요. 뭔가 반짝반짝 했던 것 같은데.

4. 역시 연휴엔 뒹굴어야하는군요! 전 뭔가 찌르르 올라오는게 요새 쑝 사라져서.

5. 이렇게 댓글 쓰는거 재미있어요. 혼자 막 정리하고.

Forgettable. 2012-01-25 10:49   좋아요 0 | URL
1. 하지만 그렇게 겁을 주는 것보다 실상 취업이 더 어렵다는게 절망스러운;; 아.. 취업하기 싫어요. 넘 힘드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 전 개인적으로 3부는 좀 억지스러운 면모가 있어서.. 근육녀도 좀 그랬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랑 만나든 그 때마다 진심으로 사랑하나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무심하게 떠나버리는 건 짜증나지만. 그래도 다니엘 크레이그라면 그럴만 하다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

3. 직장이 갉아먹었다에 1표.

4. 전 연휴에 술술술.. ^^^^^^^ 기억이 없어욤ㅋㅋ

5. 그쵸. 할말 많은거 딱 정리해서 써주니 ㅋㅋ 읽고 답댓글하는 저도 편해용~ 아치.. 우리 언제보죠?

Arch 2012-01-25 17:33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나 요새 완전 후리한데^^
 

어제 난 백년만에 소개팅을 했다. 주선자는 남자가 구려도 욕을 하지 말고, 대신 괜찮으면 고마워하라는 이기적인 부탁을 했다. 신기하게도 남자는 주선자를 닮아 있었다. 주선자는 나를 예뻐라하는 언닌데, 남자를 닮았다고 해서 미안하지만 정말로 눈매가 닮았다. 자길 닮아서 이 남자를 좋아하는건가? 란 생각을 잠시 했다.

 

곱창을 먹었다. 맛있었다. 맛집이라고 했다. 난 소맥을 마셨다. 남자는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소주를 마셨다. 난 조언이랍시고 원래 여자랑 처음 만나면 곱창집엘 오는게 아니라고 했다. 남자는 나니까 온거라고 했다. 기분이 좋았다. 난 소맥을 계속 마셨다. 이자까야로 자리를 옮겼다. 복튀김과 낫또오믈렛을 시켰다. 따뜻하고 좋았다. 주선자가 취하지 말라고 했다며 술을 자제하던 남자는 내가 취하는 기미가 보이자 안심했는지 소맥을 함께 마시기 시작했다. 많은 이야기를 했다.

 

분위기는 무르익어 어느덧 나는 고민상담을 하고 있었다. 술집 안은 조용했지만 나와 남자의 말들이 무척 시끄러웠다. 그래서 난 내 말도, 남자의 말도 들을 수 없었다. 연애를 하지 않아도 친한 오빠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가 말을 했던가 모르겠다.

 

요즘 부쩍 우울해하는 난 남자가 부추기자 약간 울기까지 했던 것 같다. 배려심이 많은 남자는 아니었다. 유머감각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자만심이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취하니 귀여워 보이긴 했다. 정치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회의감을 얘기했다가 대단히 혼났다. 우리나라를 바꾸려하는 의지가 꼭 있어야만 하는걸까? 그냥 외국나가 살면 안되나? 비슷한 발언을 했다가 멍청한 여자 취급을 받았다. 난 딴 건 몰라도 멍청한 취급 받는 걸 너무 싫어한다. 하지만 남자는 '난 잘났는데.. 이런 생각 하죠?' 라며 비아냥거려서 기분이 나빴다. 멍청한 취급도 싫지만 내 자만을 비웃는 것도 싫었다. 지도 오만한 주제에.

 

점점 취해가며 기분이 좋다가, 나쁘다가 했다. 스트레스가 많아서인지 요즘은 술마시면 감정이 컨트롤이 안되는데 그 기복도 굉장히 심하다. 남자의 빈정거리는 눈빛에 점차 내 자신이 병신같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남자의 눈빛이 빈정거렸던 것은 나의 느낌이었을까, 아니면 남자의 진심이었을까? 남자의 마지막 한마디, 성격은 좋네요. 에서 '은'이란 조사타령을 했던가? 그 이후로 눈 떠보니 4개 역이나 지나쳐버린 지하철 안이었다.  

 

난 주선자에게 왕자병쉐키. 란 문자를 보냈나보다. 그러곤 바로 아니라고 정정을 했더라. 아침에 문자를 보고 웃었다. 소개팅에서 개만취를 해버리다니. 술때문에 연애를 못하는 거라고 페북에 올린 적이 있었는데 맞다. 다 술 때문이다. 나 때문이 아니라 술이 문제야.

 

가방을 챙기는데 가방에 남자가 헤어질 때 준 핫팩이 들어있었다. 봉지를 뜯지 않아도 마음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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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1-05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는 어제 이런일이 있었구나...

Forgettable. 2012-01-05 17:16   좋아요 0 | URL
재미있었어요 ㅋㅋ 언제나 그렇듯 술이 있는 자리엔 즐거움이!

무스탕 2012-01-0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추웠는데 지나간 4개 역을 다시 돌아오려니 짜증났겠어요. ㅎㅎㅎ

2012-01-05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그 2012-01-0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이런 이런.... 결혼해서 좋은 점은 SATC에서의 대사처럼. 누군가를 찾지않아도 된다는거죠. ㅋㅋ
(유부녀로써의 한마디 였습니다.) 하지만 가끔 누군가를 만나서 어색한 시간을 보내거나.. 남편 아닌 남자를 만나는 상상도 합니다. 물론 상상만. ㅋㅋㅋ 우리신랑 처음만난날 제가 무척 취한(^^;;;;) 날 이었어요. 인연은 모르는겁니다. ^^

Forgettable. 2012-01-06 11:42   좋아요 0 | URL
ㅋㅋ 섹스앤더시티를 SATC라고 부르는지 첨 알았어요!!!!!
전 뭐.. 처음 누구 만나도 거의 취해버리니까 어색한 시간은 몇분이나 될라나 ㅋㅋ 전 누군가를 항상 찾고 또 만나고 있는데 이걸 포기할 수가 없어서 결혼을 할 수가 없어요 ㅠㅠ
누군가를 찾지 않아도 되는 삶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부럽기도 하네요 ㅎ

Mephistopheles 2012-01-0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에프터는요????

Forgettable. 2012-01-06 11:43   좋아요 0 | URL
누가 꽐라녀에게 애프터를 신청하겠냐며 ㅋㅋㅋㅋㅋ
애프터란 말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ㅎㅎ

순오기 2012-01-06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래글 연애의 추억도 좋았지만, 난 현재진행형이 더 좋아요~~~~~ 아자아자!!
새해엔 술 때문에 연애가 안된다 하지 말고, 술보다 연애에 퐁당 빠지시기를.....^^
핫팩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자라면 왕자병이라도 괜찮지 않을까요?ㅋㅋ

Forgettable. 2012-01-06 11:46   좋아요 0 | URL
ㅋㅋㅋ 술취한 저까지 좋아할 수 있어야 해여. 제가 미소녀라면 그런 남자가 널렸겠지만 미소녀가 아니기때문에 ㅠㅠ 술 너무 좋아하는거 다들 감당 못해하더라구요 -_-;;;
술을 끊어야 하남?? ㅋㅋㅋㅋ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순오기님!!

LAYLA 2012-01-0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뭐야 잘난척 하는 남자 밥맛우웩이죠. 진짜 그렇게 괜찮은 남자가 왜 소개팅을 나오냐고요 흥 ㅋㅋㅋㅋ 훈녀는 넘쳐나노 훈남은 귀한 사회현실이 이런 비극을 만들어내는군요

Forgettable. 2012-01-09 09:43   좋아요 0 | URL
요즘들어 느끼지만 훈녀는 왜케 많습니까?
게다가 훈남은 너무 없어서 훈남 보면 정말 말그대로 눈이 '번쩍'(..)
월요일이에요.. 졸려요... 잉여롭고싶습니다. 아흑. 그럼 연애 안해도 행복한데 ㅠㅠ

코카콜라 2012-01-11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야 너 아무래도 알콜 중독에 의한 정동 장애가 의심 된다
아무래도 안되겠어.. 이러다 조울증 올수도 있어

Forgettable. 2012-01-11 11:10   좋아요 0 | URL
왜 코카콜라지?
너 왜 나 알콜중독에 조울증인거 몰라? ㅋㅋㅋㅋ 이미 성격화 된것 같은데 -_-;;

코카콜라 2012-01-11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요즘 코카콜라에 푹 빠졌어 ㅋㅋ
술좀 적당히 마시구 다녀~!!!

pb 2012-01-13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이 정도면 양호하죠
복튀김 궁금하네요. 한 번도 안 먹어봐서.

저도 멍청이 취급당하는 것 질색. 소개팅이고 뭐고 그 자리에서 쌍욕이 먼저 나왔을 듯ㅋㅋㅋㅋ

전 어떤 소개팅남이 만취라 거의 끌고가다시피 해서 모텔에 옮겨놓고 집에 왔는데
다음날 주선자에게 개 욕먹었음;

"그냥 택시태워 보냈다가 강도당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잖아!"라고 항변해봤자
안 조신녀(?!)로 찍혔다면서-_- 참. 내가 무슨 짓을 한 것도 아닌데 ㅋㅋㅋㅋ

Forgettable. 2012-01-16 13:05   좋아요 0 | URL
ㅋㅋㅋ 모텔에 갖다 넣어놨다니 님도 진짜 대박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거 갖고 안조신녀라니 그 친구도 좀 그러네요~~ 진짜 술취한 사람 감당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ㅠㅠ
복튀김 있다가 드셔보실래요? ㅋㅋㅋ 동명인데!

일하기 싫어 죽겠음 ㅠㅠ
전 취하면 횡설수설해서 더 멍청이가 되기 때문에.. 당시엔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요. 흑흑

다락방 2012-01-16 16:21   좋아요 0 | URL
아 뽀..뭔가 바람둥이 같아.
복튀김 있다가 드셔보실래요?
이거...멘트 치는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유혹하려는 느낌 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2-01-16 17:08   좋아요 0 | URL
글도 없는 내 서재에 들락거리는 락방을 위해 글을 하나 쓰려고 했지만..
영 안써지네요. ㅋㅋㅋ

전 인생이 유혹입니다. 전 모든이를 유혹해요. 상대방이 유혹 당하든 말든 상관없이.
누군가를 유혹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지요.

다락방 2012-01-1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는 바람둥이 빵꾸똥꾸!
 

그를 처음 봤을 때 나는 다른이와의 관계를 막 시작하려 하던 참이었다. 그는 내 친구의 친구였는데, 전여자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져 심적 상황이 안좋다고 들었고, 우리의 술파티에 잠시만 들렀다가 간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반대로 그는 기분이 좋아보였고, 자리를 일찍 뜰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정신적으로 많이 약해진 상태라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말과는 달리, 그닥 강권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술까지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몰랐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다같이 취해가기 시작할 무렵 난 그의 강한 눈빛을 언뜻 느꼈다. 그는 어느새 내 옆자리로 와 있었고, 얼핏 들으면 다같이 놀자는 것이었지만 또 얼핏 들으면 데이트 신청 같기도 한 말을 해서 난 그가 날 바라보는 눈빛과 나를 향한 초조한 미소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다. 어쩐지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모습 저편에서 당당함이 느껴졌고 그날 새벽, 나는 직감했다. 내가 시작하려고 했던 다른이와의 관계는 이미 끝났다는 것을. 

 

다음날 약속했던 대로 권총 사격장에 가자고 전화가 왔다. 난 전날 숙취가 가시지 않아 쉬고싶다고 얘기했고 숙취가 좀 가신 그 다음날 그는 그의 트럭을 끌고 나를 태우러 내가 사는 아파트 앞으로 왔다. 운전을 하며 그는 내내 담배를 피워댔고 그의 손은 약간씩 떨리고 있었다. 펍에 도착하자마자 우린 또다시 맥주잔을 비워대기 시작했고, 펍 안에 있던 그의 동생과 친구들을 소개시켜주며 그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귀빈 대하듯 정중히 대했다. 그는 신세계와도 같았다. 체크무늬 남방에 가디건, 멜빵과 청바지. 파티를 할 땐 정장, 베레모, 빡빡 민 헤어스타일, 청바지에 청자켓 패션을 당연시하고, Oi 뮤직에 열광하고, 광적으로 싸우고, 백인우월주의를 혐오하는 마초 중의 마초 스킨헤드였다. 

 

그런 사람이 내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는 건 뭐랄까, 설렌다기 보다는 흥분된다고 해야 하나. 내 평생 애인으로 삼을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해봤던 사람이 눈이 하트가 되어 날 바라보며 웃는데, 머리가 멍해지며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것만 같았다. 담배를 피우러 펍 밖으로 나와서, 추워하는 내 어깨를 감싸며 그는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평소처럼, 만난지 이틀만에 개뿔 사랑타령이야, 하면서 비웃으려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진심은 무거운 것인줄만 알았는데 그보다도 가벼울 수가 없어서 들뜬 마음이 불안할 뿐이었다. 가벼워서 무거운 마음이 눈발과 함께 흩날렸고 그 때 나는 그 순간이 행복이란 걸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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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12-28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요 뽀.
이런 글을 써주다니. ㅠㅠ
추천추천.

뭔가 뽀의 가치가 더 빛난다. 흑흑. 멋져요!

Forgettable. 2011-12-28 17:0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역시 락방님은 이런 글을 좋아할 줄 알았지 ㅋㅋㅋㅋㅋ

내가 한가해서 신난 사람은 어쩐지 락방님인듯?!

다락방 2011-12-28 17:14   좋아요 0 | URL
네네네네. 나는 평생 뽀가 한가했으면 좋겠습니다!!!!!

Forgettable. 2011-12-29 11:39   좋아요 0 | URL
저두 제가 한가했으면 좋겠어요 ㅋㅋ 아웅 피곤해

세라비 2011-12-2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정말... 읽으면서 두근두근!ㅠㅜ

죽을때까지 계속 써주게나! 즐퇴근

Forgettable. 2011-12-29 11:40   좋아요 0 | URL
앗 그정도? ㅋㅋㅋㅋㅋ
죽을때까지라고 하니.. 아라비안나이트의 여자가 죽기 싫어서 자꾸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냈다는 일화가 생각나네 ㅋㅋ

라로 2011-12-2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뭐야요? 이거 2부 있는 거죠???기대기대,,ㅎㅎㅎ

Forgettable. 2011-12-29 11:41   좋아요 0 | URL
2부는.. 또 찬 겨울바람에 마음이 들뜨면 ㅋㅋ 게다가 그날 한가하기까지 해야하고요 ㅋㅋ
아웅 일하기 싫어요!

조선인 2011-12-29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제가 더 설레잖아요.

Forgettable. 2011-12-29 11:42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오랜만 *^^*
마로랑 해람이는 잘도 크네요!! ㅋㅋ

설렜던 날들이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

Arch 2011-12-2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히~) 연애 하기 전의 설렘 같은게 언제적이었던지(먼 산 " ")

Forgettable. 2011-12-29 14:48   좋아요 0 | URL
아이참, (히~) 연애 하기 전의 설렘 같은게 언제적이었던지(먼 산 " ") 3333333333333

글은 이따위로 써놓았지만 현실은!!!!!!!!!!!!!!!!!!!!!!!

레와 2011-12-2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히~) 연애 하기 전의 설렘 같은게 언제적이었던지_2222 ㅠ_ㅠ




추천을 아니 누를 수 없잖아요, 아흥 말랑말랑해졌어요. ^^

Forgettable. 2011-12-29 14:50   좋아요 0 | URL
본의아니게 제가 알라딘 미녀들을 여럿 설레게 했구만요, ㅋㅋㅋㅋ
레와님 안녕? ㅋㅋㅋㅋㅋㅋ 반가워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는사람같기 ㅋㅋ

무스탕 2011-12-29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어머~~~~ >ㅇ<
그래서요, 그래서 그 다음엔 어떻게 된거에요. 궁금해 미치고 팔짝 뛰겠잖아욧-!!
얼른 퇴근해서 집에가셔서 한가해지셔서 다음 글을 쓰세욧-!!
^^*

Forgettable. 2012-01-02 17:02   좋아요 0 | URL
그 다음까지 쓰게되면.....
제가 알라딘 뭇 여성들을 여럿 잠못자게 할듯하여 박수칠 때 떠나려구요 ㅋㅋㅋㅋㅋㅋ

아웅 고양이 너무 귀엽네요 >.<

pb 2011-12-30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박이로군요 ㅋㅋㅋㅋ아 님 글솜씨 보면 할리퀸로맨스 저리가라 할 정도!

Forgettable. 2012-01-02 17:0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이 아닌것은 분명하나 기분은 좋네요!!!! ㅋㅋㅋㅋ 무려 할리퀸!!
전향할까요 이쪽으로??? ㅋㅋ

lazydevil 2011-12-30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겟님이 한가니까 좋네요. 신나는 글도 만날 수 있구요...
암튼 포겟님의 넘치는 에너지가 부러워요. 비실비실~~ㅜㅜ

Forgettable. 2012-01-02 17:05   좋아요 0 | URL
마지막 댓글이 감기걸리셨다는 댓글이었는데 아직도 ㅠㅠㅠㅠ
몸이 넘 약하신듯 해요! ㅠ

저야말로 지금 감기땜에 완전 골골 ㅠㅠ
웬만함 병원 안가는데 약받으러 병원 다녀왔네요. 흑 ㅠ

2012-01-01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2 17:10   URL
비밀 댓글입니다.